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5일 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이 미국 언론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이날 하원 법사위원회에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작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언론에 화제가 된 장면은 기자회견이 끝나는 시점에 나왔다. 펠로시 의장이 기자회견을 끝내고 단상에서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한 기자가 “하원의장님, 대통령을 싫어합니까(hate)?”라고 소리쳤다. 그는 폭스뉴스 워싱턴 주재기자 출신인 제임스 로센이었다. 그는 현재 싱클래어 방송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밖으로 나가다 이 질문을 듣고는 다시 돌아서서 질문을 한 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어느 누구도 싫어하지 않는다. 나는 가톨릭 가문에서 자랐고 우리는 어느 누구도, 전세계 어느 누구도 싫어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니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하지 말아라”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가톨릭으로서 당신이 나를 칭하는 문장에 ‘싫어한다’는 단어가 사용된 것에 분개한다”며 “나는 대통령을 위해 항상 기도한다.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나에게 까불지 말아라(날 건드리지 마, don’t mess with me)”라고 했다. ‘hate’와 같은 단어를 감히 자신에게 쓰지 말라는 설명이다.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펠로시 의장은 다시 단상으로 향해 탄핵 절차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는 총기범죄를 우려하는 우리 아이들을 돕는데 있어 대통령이 겁쟁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드리머(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대상자)들을 그가 돕지 않는 것 역시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기후변화 사태도 부정하고 있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탄핵은 미국의 헌법과 관련된 것이고 대통령이 취임 선서에 담긴 내용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이와 관련해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이와 관련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헌법을 개정해 탄핵 조항을 삭제해야 할 것이다. 이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에게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끝나자 트위터를 통해 펠로시를 또 한 번 비판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가 또 한 번 신경 쇠약 증세를 일으켰다. (중략) 그녀는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녀를 믿지 않는다. 조금도 믿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