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미-한 연합 군사훈련의 전면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연합훈련 축소로 훼손된 준비태세를 회복하고 강화하기 위해 연합사령부 지휘부와 육해공군이 모두 참가하는 높은 수위의 훈련이 즉각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북 억지에 실패할 경우 휴전선 이북에서 북한의 위협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있는 연합군 전력을 갖추기 위해선 훈련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지낸 벨 전 사령관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버웰 벨 전 사령과) 북한의 목표는 언제나 미-한 동맹을 갈라놓고 두 나라가 갈등을 겪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미-한 연합훈련 실시를 막아 두 나라의 준비태세를 떨어뜨리고 북한의 도발이나 공격에 취약하도록 만들려는 것이죠. 이제 미-한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할 때가 분명합니다. 양국 육·해·공군, 해병대와 연합사령부의 고위급 군 지휘 체계의 훈련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 정도 급에서 훈련해야 최대의 준비태세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북한을 억지하고, 억지가 실패했을 때 격퇴시키기 위해선 그런 훈련을 재개할 시점에 다다른 겁니다.

기자) 미-한 훈련 축소로 연합군 전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로 받아들여도 됩니까?

버웰 벨 전 사령관) 그렇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아는 바로는 2년 전까지 미-한 연합훈련은 양국 군 연합 준비태세를 극대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필요할 경우 북한을 가장 크게 손상시킬 수 있는 역량을 말하는 겁니다. 따라서 이런 준비태세와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연합사령부 지휘부와 양국 육해공군이 참가하는 높은 수위의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합니다. 한국과 미국이 내려야 할 중요한 결정입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협력하지 않고 중국의 완강한 태도가 이를 부추기고 있는 만큼, 미-한 연합 지휘참모급과 각 군 단위의 훈련 재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준비태세의 현상 유지도 어렵다고 보시는 건가요?

버웰 벨 전 사령관) 연합훈련을 하지 않은 채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미 충분히 오래 지속됐고 그동안 준비태세가 어느 정도 떨어진 것은 확실합니다. 저는 북한과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유능한 지휘관들이 그곳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훈련을 재개한다면 그들의 준비태세는 훨씬 강력해질 겁니다.

기자) 연합훈련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경우 북한의 도발 수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버웰 벨 전 사령관) 북한은 현재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이는 연합훈련을 유예한데 따른 긍정적 결과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연합훈련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이런 종류의 실험으로 돌아갈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연합훈련을 실시하지 않고는 준비태세를 절대 보장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매우 우려해야 합니다.

기자)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표적 공습하면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의 현실성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핵 위협이 극대화될 경우 북한 지도부에도 적용 가능한 작전이라고 판단하시는지, 또 미-한 연합군이 실제로 그런 훈련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버웰 벨 전 사령관) 현재 미-한 군사 계획에 대해선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쟁 수행시 겨냥하는 핵심 표적은 (적국의) 지휘통제부이며, 어느 나라든 지휘통제부는 그 나라의 지도자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전쟁에서 지휘통제기구는 적법한 군사 공격 목표가 됩니다. 그리고 군사 공격 목표에 지도부가 포함되는 만큼, 지도자의 생명은 물론 위험해질 겁니다. 이는 어떤 군사작전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전쟁 수행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전면전 발발시 북한군 지휘통제 역량은 미국과 한국의 적법한 공격 목표입니다.

기자) 미국과 북한은 정전협정 체제로 사실상 전쟁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도 그런 작전이 적법하다고 볼 여지는 없습니까?

버웰 벨 전 사령관) 전면전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계획이 훈련에 포함되느냐고 묻는다면, 거기에 대해선 알지 못하고 언급할 수 없다고 답하겠습니다. 세계적으로 그런 상황은 불만을 일으키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기자) ‘오늘 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미군 고위 관리들의 발언이 자주 소개됩니다. 최근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같은 말을 했고요. 군사적으로 어떤 구체적 시나리오로 이해하면 됩니까?

버웰 벨 전 사령관) 미-한 동맹군은 매우 치명적이고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군사력을 장거리까지 투사할 수 있고,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치밀히 계획된 효과적인 전쟁 계획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오늘밤 동맹의 대응을 유발할 어떤 행동을 한다면 휴전선 이북에서 북한의 위협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대응으로 이어질 겁니다. 미-한 동맹은 오늘밤 싸울 준비가 돼 있고 오늘밤 싸울 것이며 북한군을 무력화시킬 엄청난 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누구든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전략적 오판을 하는 것입니다.

기자) 미-한 국방당국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미 공개적으로 밝히신 대로 전작권 전환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시죠?

버웰 벨 전 사령관) 예. 잘 아시는 대로 저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한 전작권 전환에 반대합니다.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무대 안에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북한이 공존하는 한 전작권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을 유예해야한다는 겁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계속 요구하는데 대한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버웰 벨 전 사령관) 외교관들의 협상에 맡겨둘 일이지만,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주한미군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분담하는 것은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봅니다. 미국이야말로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조약을 맺고 있는 유일한 외부 국가입니다. 이 조약은 매우 중요합니다. 방위비 분담은 더 큰 것을 위한 작은 희생이며 여기에 대한 논쟁이 없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기자) 미-한 동맹을 고려해 남북관계 수위를 조절해오던 한국이 최근 남북 경제 협력 필요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보다 활발한 남북협력이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협상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보십니까?

버웰 벨) 한국 정부의 정치적, 외교적 결정에 대해선 의견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미-한 동맹이 한국의 안보에 필수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기 바랍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서쪽엔 중국이, 북쪽엔 북한과 러시아가, 그리고 동쪽엔 이제 우호국이 된 일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언제나 한국 안보에 도전이 돼 왔고, 미국과 한국은 오랫동안 역내 안정을 다져왔습니다. 이런 안정이 계속되려면 두 나라 동맹이 강화되고 유지되며 중심점이 돼야 합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미-한 연합훈련 전면 재개 필요성과 전력 유지 방안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