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번기에 비료도 수입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1월 말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완전 봉쇄했으나 경제 타격이 심해지면서 4월에 들어 무역의 조기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이 국경무역 재개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폐렴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북한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단동, 장백 등의 통상구가 재개되는 것은 5월 말로 됐다. 이것도 (신종폐렴의) 상황에 따라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러시아에서 귀국한 사람에게서도 다수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어 북한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입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길림성에 사는 무역중개업자는 중국 세관 당국의 정보라며 4월 14일 아시아프레스에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농번기에 접어들면서 비료 등 영농자재 수입이 긴급히 필요하지만, 이 무역중개업자는 “무역회사가 비료나 농약을 북한에 보내려는 움직임은 현재 전혀 없다”라고 말한다.

북한 측은 전혀 반대로 북한 내에서는 무역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경 봉쇄 이후 중국에 의존해 온 물자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데다 국내 이동통제가 강화돼 물류가 마비되면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상인은 13일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고 상황이 안정됐기 때문에 4월 15일(김일성 생일)이 지나면 무역이 재개될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무역 상사에서는 중국에 수출할 한약재, 고사리, 두릅 등의 산나물을 사들이기 시작하는 등 무역 재개 준비에 바쁘다. 우리나라(북한)가 먹고 살아가는데 중국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뼈저리게 알았다. 이제 더 무역 중단이 장기화되면 끝이다.”

이 상인은 무역 재개 지연에 대한 정보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 ‘국가 밀수’도 아웃, 봉쇄 장기화는 큰 타격
밀수는 어떠한가? 중국인 무역 중개자에 의하면 북한측 상사로부터 국가 기관이 실행하는 ‘국가 밀수’의 제의가 많지만, “중국측의 경비가 삼엄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불가능할 것이다. 수량이나 품질 확인을 위해 국경에서 직접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두려워 하려는 업자가 없다”라고 한다.

북한 무역의 9할 이상은 중국이 차지한다. 5월 말까지 수출입이 중단되는 상태라면 북한의 일반 주민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은 틀림없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 (RFA)도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중 무역 재개가 5월 중순으로 됐다고 4월 13일에 보도했다. 최대 통상구인 요녕성 단동시에서는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차가 4월에 들어 자주 목격되고 있지만, RFA는 방역 지원물자 등 중요 물자를 반입하는 임시조치일 것이라고 전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4월 15일 5시에 정보를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