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양말에 묻은 흙이 한깅변에서 10m 정도 떨어진 강바닥의 토양과 유사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감정결과를 25일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손씨가 친구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한강공원 잔디밭과 인근 한강 속 등 일곱 곳에서 토양을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손씨의 屍身양말에 묻어있던 성분과 대조하기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손씨의) 양말에 부착된 토양은 강 입구부터 10m 떨어진 곳 강 바닥 토양과 유사하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그 근거로 편광 형상이 유사하다는 점과 알루미늄, 규소, 칼륨 등의 원소 조성비가 표준편차 범위 내에서 유사하다는 걸 들었다”라며 “육지 토양은 아니라는 소견이었다”라고 했다. 다만 국과수는 “수중 오염에 의한 결과일 수 있어 사건 정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회신내용에 담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가 술을 마셨던 한강은 초입부터 7.1m까지는 수심이 0.52m, 초입부터 14.3m 떨어진 곳은 수심이 1.7m로 조사됐다고 한다. 손씨 양말의 흙과 유사하다고 국과수가 회신한 토양이 채취된 곳은 앞서 복수의 목격자들이 누군가 한강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한 곳과 10여m 차이가 난다고 한다. 경찰은 친구 A씨의 옷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 네티즌의 123쪽 분량 ‘한강사건 보고서'에 대해 위법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이 보고서에 A씨를 의심하는 주장을 담았다.

한편 며칠 전,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와 관련한 추가 목격자 7명 한 명은 “남성이 수영을 하듯이 양팔을 휘저으면서 강 깊은 곳까지 들어가고 있었다”고 증언했었다. 추가 제보자인 일행 7명은 지난달 25일 현장 인근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 중 한 명은 오전 4시 40분쯤 수상택시 승강장 방향 강변에서 무릎까지 물에 잠겨 있는 사람의 형태를 최초로 목격해 일행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는 “‘술을 많이 마시고 수영을 하러 들어가나보다' 생각했고, 위험하지 않다고 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남성이 걸어가다가 물이 가슴팍까지 잠긴 어느 지점부터 강쪽 깊은 곳까지 들어가고 있었다”며 “평영 수영을 하듯이 양 팔을 휘저으며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했고 제3의 목격자는 “어떤 사람이 수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물 속에 남성이 들어간 모습을 보지 못한 나머지 일행 두 사람은 첨벙거리는 물소리와 “아” “어”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해당 남성이 들어가는 것은 봤지만) 나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낚시를 마치고는 당일 오전 5시쯤 철수를 했고, 오전 5시 12분쯤 차량을 통해 토끼굴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입수자가 손씨가 맞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손씨는 지난달 24일 밤 친구 A씨와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나 이튿날 새벽까지 잔디밭에서 술을 마신 후 실종됐었다. A씨는 25일 새벽 4시 30분쯤 ‘잠에서 깨보니 손씨가 없어 집에 간 줄 알고 혼자 집에 왔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