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를 북한 금강산에 유치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유엔 대북제재는 지속 중이며 미국은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의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을 만나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언급하고 한국정부는 남북, 미북 간 대화 협력의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중명 회장이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를 금강산에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하겠다고 제안하자 “금강산 비경 아래 세계골프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설렌다”며 “정부 차원에서 긴밀히 소통하면서 적극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이인영 장관이 세계골프선수권대회의 금강산 유치 계획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남북 간 협력을 지원하고 동맹인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는 미국의 대북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The United States supports inter-Korean cooperation, and close coordination with our ROK ally will be central to U.S. strategy on North Korea.)

그러면서 유엔대북제재는 지속 중이고 미국은 유엔 및 북한 주변국들과의 외교 등을 통해 이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United Nations sanctions on DPRK remain in place, and we will continue to enforce them, including through diplomacy at the United Nations and with the DPRK’s neighbors.)

이와 관련해 미국 신안보센터의 제이슨 바틀렛 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으로부터 면제를 받지 않고 제재대상인 북한 개인 혹은 기업체와 합작투자(joint venture)나 경제협력관계(economic partnership)를 추진하면 유엔과 미국 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틀렛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 결의 2375는 북한이 합작투자로부터 나오는 외화(currency)를 불법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할 것을 우려해 북한과의 합작투자 혹은 경제협력관계 결성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 역시 이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틀렛 연구원:골프대회나 합작관광사업 등을 통해 얻어지는 자금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유엔 안보리와 미국으로부터 적합한 제재면제를 받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대북제재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톤 변호사도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달러화로 이뤄지는 북한과의 금융거래는 미 재무부의 허가(license)가 필요한데 현재 북한이 비핵화와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내줄 법적, 정치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닐 와츠(Neil Watts)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골프는 가난한 사람들의 스포츠가 아니기에 골프용품은 사치품으로 간주돼 세계골프대회를 유치하며 골프용품이 북한에 반입되는 것은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정작 북한이 세계골프대회 남북공동 유치 등 남북협력재개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몇달 동안 북한은 한국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일관해왔고 이것이 바뀌었다는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아틀란티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한미정상회담 후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사일 사거리 제한 폐지를 강력히 비판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