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는19일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4주기를 맞는 가운데, 뉴욕 시장과 전 국무부 관리들을 중심으로 뉴욕 주유엔 북한대표부 앞 거리 이름을 ‘오토 웜비어길’로 개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9일 미국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위치한 뉴욕시 거리에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인터뷰에서 “이곳(뉴욕)은 억압에 맞서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이끌어온 곳”이라며 “북한보다 더 억압적인 정권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이 북한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매일 겪는 억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폭스 뉴스는 웜비어의 부모도 이러한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조 보렐리 뉴욕 시의원이 지난 2019년 발의한 조례안은 뉴욕시 맨해튼 주유엔 북한대표부 건물 앞쪽 43가와 44가를 따라 이어진 거리를 ‘오토 웜비어길’로 개칭하고 도로명 간판을 세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례안은 51명으로 구성된 시의회 검토와 표결을 거친 뒤 빌 드블라지오 시장의 서명을 통해 공식 발효됩니다. 다만 보렐리 의원은 조례안의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11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주립대학교(UVA) 학생이었던 웜비어는 2016년 뉴욕 투자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예정이었지만 그해 1월 북한 관광 중 체포됐습니다. 이후 억류 17개월 만인 이듬해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으나 귀환 엿새 만에 사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에 “뉴욕시의 해당 거리를 웜비어를 기려 명명하는 것은 적합하다”며 “이는 미국이 어떠한 반응도 없이 잔혹한 독재자를 참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과 세계에 상기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과 같은 극악무도한 행위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책임을) 직면할 때까지 우리는 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웜비어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그의 가족과 긴밀히 일했던 사람으로써 거리에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붙이려는 결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은 웜비어를 기리도록 하며 이 거리를 걷는 모든 사람들에게 북한 정권의 만행과 인간에 대한 잔혹성을 지속해서 상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거리 이름을 통해 웜비어를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 (법안의 중요성은) 웜비어를 기리는 데 있습니다. 또 (해당 거리가) 주유엔 북한 대표부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북한을 비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로베르타 코언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정권이 젊은 미국 여행객에게 행한 만행을 주유엔 북한 대표부에 매일 상기시킬 것”이라며 뉴욕 시장의 발언에 환영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 거리 이름은 북한이 웜비어 가족과 미국, 전 세계에 대한 사과와 진솔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최근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의 확약이 없다면 북한에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없다는 점도 매일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