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은 황영웅
울산제일일보 게재/2023.04.13

지금 대한민국 연예계의 가장 핫한 이슈는 몇 해 전 돌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지 싶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뽕짝’이라고 천시되던 노래가 어느 순간 ‘노래의 왕관’을 쓰고 있는 현실이 그런 느낌을 준다.

MBN과 손잡은 서혜진 PD는 ‘불타는 트롯맨’이라는 치열한 경연 프로그램으로 열풍을 몰고 왔다. 수준급 가수들이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때로는 솔로로, 때로는 듀엣으로, 또 때로는 팀워크를 이뤄 같이 부르는 진국 같은 트로트의 맛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때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이 울산 출신 황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불타는 트롯맨’의 마지막 결승전에는 끝내 진출하지 못하고 만다.

친구 한 사람의 제보가 도중하차의 불씨를 지폈다. 20대 때 황영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 발단이었다. 뒷얘기를 간추리면 실상은 이렇게 전개된다.

울산에서 나고 자란 황영웅이 22살이 되던 해의 일이다. 어느 날 그는 울산 남구의 어느 술집에서 한 친구의 생일잔치를 겸해 열린 술자리에 다른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게 되었고, 말다툼 끝에 그 친구를 다치게 했다. 검찰은 황영웅을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했고, 그는 합의금 300만원을 주고 친구와 합의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은 그렇게 덮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도록 만든다. 이때부터 황영웅에게는 ‘학교폭력 가해자’ 프레임이 씌워졌고, ‘불타는 트롯맨’ 결승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천상중학교와 울산자연과학고를 졸업한 황영웅은 울산의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와 또 다른 업체 몇 군데에서 6년간 생산직으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직장생활을 해나갔다. 그러면서도 가수의 꿈만은 버리지 않았다. 큰마음을 먹은 황영웅은 마침내 ‘선암호수 가요제’의 문을 두드렸고, 2021년에는 울산옹기축제 ‘옹기가요제’에서, 2021년에는 울산 ‘고복수 가요제’에서 대상을 두 번씩이나 거머쥐었다.

황영웅은 노래를 부르면서 아팠던 과거의 생채기가 자신도 모르게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노래에 빠져들수록 가수의 길을 걷겠노라 결심하게 된다. 때마침 황영웅이 도전했던 경연 프로그램의 주제는 ‘불타는 트롯맨’이었고, 이는 황영웅 자신의 이름표로 다가왔다.

‘불타는 트롯맨’으로 변신한 그에게 팬들은 ‘황영웅’이란 미지의 신세계로 블랙홀처럼 빠져들고 만다. 황영웅의 노래로 우울했던 마음이 밝아지고, 고달팠던 인생의 아픔들이 씻은 듯 사라진다고 고백하는 팬들이 늘기 시작했다. 한 중년 여성은 그에게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걱정에 바람 잘 날 없었던 여자의 일생을 봄눈 녹이듯 어루만져주는 가수”라며 뜨거운 팬심을 내보이기도 했다.

가수 황영웅의 노래는 놀라운 치유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한 청년의 절규를 가슴으로 껴안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간절한 바람이다.

지난 3월 31일 황영웅은 새로 몸담은 소속사를 통해 “친구들과 화해하고 싶다. 치기 어린 시절의 작은 잘못까지 사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크든 작든 한 번쯤 죄짓지 않고 살아갈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필자는 그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언론매체에 이렇게 되묻고 싶다, “어제까지 무명이었던 한 가수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황영웅이 친구들과 진심으로 화해하고 가수라는 필생의 꿈을 멋지게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웃을 더욱 잘 섬기고 기부하는 삶을 통해 훗날 환하게 웃는 멋진 남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