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지지율 95%의 비밀? 누구도 상처 주지 않는 경청과 설득의 정치》

나는 ‘설득’이란 말을 들으면 성부터 난다. 우리네는 왜 유달리 설득을 강조할까? 하는 생각도 해 봤는데 행동력 없는 자의 도피처가 아닌가. 여기기에 이르게 되더라.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산다. 달리 말하자면 제 잘 난 맛에 사는 것이다. 아까운 일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상대를 어떻게 내 뜻대로 움직이게 설득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게 가능하다면 설득시키는 사람이 사기꾼이거나 설득당하는 사람이 바보이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수사법(修辭法)과 레토릭(rhetoric)을 가르친 로마는 왜 설득이 아닌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했단 말인가? 언어 예절이 바른 서양에 왜 결투문화가 있었단 말인가? 그들은 대체로 도덕적이지만 행동력 또한 넘친다. 조선조 500년 동안 방문을 닫아걸고 앉아서 공자왈 맹자왈 한 것도 모자라 여전히 설득. 설득한단 말인가. 도덕 논쟁으로 나라를 망쳐 먹고도 설득. 설득한단 말인가. 당파 싸움에서 이긴 쪽은 ‘도덕’을 먼저 차지한 쪽이었다. 이런 후과가 설득을 강조하는 풍조일 것이다.

사람은 착해야 한다는 말처럼 거룩하면서도 하기 쉬운 말은 없다. 그러나 착하게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설득’ 역시 그럴 것이다. 평화롭게 설득을 내세우면 누가 관심을 갖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의지력⸱행동력⸱투쟁력을 앗아가는 것임을 알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