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이 일을 낼 것이다>

그저께(11.8)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다.《축의금 논란·부동산 규제에도 중도층 민심 움직이지 않는다》그리고 조갑제닷컴엔 나경원의 우국충정이 담긴 글,《나라가 무너진다. 범죄자 대통령 때문에》도 있었다.

조선일보가 또 ‘중도층’이란 말을 했는데 과연 중도층이란 게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저렇게 말한 조선일보는 중도층일까? 세상엔 오른쪽 왼쪽이 있을 뿐 중도란 없다. 있다면 타매하여마지 않아야 할 기회주의자가 그들이다. 기회주의자도 본적(本籍)이 있으므로 중도가 아니다. 다만 자기 이익을 노리느라 잠시 중간에 있을 뿐이다.

어쨌든 왜 민심이 움직이지 않을까? 배부르고 등 따습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검찰을 해체한다든지, 자기 재판을 중지한다든지, 내란 정당 해산을 도모한다든지 하는 것은 그들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으며 자기 이익을 해치지 않으니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곤 해외여행이나 다니며 삶을 즐긴다. 변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를 이재명이 알 것이다.

사람이 천태만상이듯 국가도 매한가지다. 운동선수로서는 성공한 사람이 은퇴 후 지도자로서는 실패한 경우가 많고 그 반대인 경우도 허다하다. 국가도 그렇다. 가난하니까 발분하여 팔소매를 떨치고 일어섰다가 작은 성취에 만족, 주저앉은 우리나라가 있는가 하면,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가지 않고 일로매진, 완전 성공한 미국도 있다. 반면에 애당초 풍족한 바람에 안일과 나태에 빠져 제풀에 꺾이는 나라도 있다. 게다가 지도자의 성향도 한몫 거든다.

물수리 같은 박정희도 빈국(貧國)의 군인이 아니었다면 혁명할 마음을 먹었을 리가 없다. 그가 집권하고 했던 일로써 알 수 있다. 이재명도 국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알기에 마음 턱 놓고서, 국가기관을 해체하고, 대장동 재판 항소를 막고, 군 장성을 일시에 수십 명 몰아내는 거사 아닌 거사를 할 것이다. (물수리=물수리는 한 번 서 있으면 좀처럼 자리를 옮기지 않으므로 예부터 강직한 사람을 상징하는 말이라고 함)

그러나 세상사 이법이 다 그러하듯, 이재명의 다수 폭정(多數暴政)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그때가 언제쯤일까? 경우에 따라 아침저녁 사이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대체로 지금의 2030이 국가의 허리가 됐을 때가 그때일 것이다. 정치는 강상지변(綱常之變)을 재촉하고 사회는 어목혼주(魚目混珠)하지만 그들은 민주주의에 투철하다. 그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이 일신의 영화를 다 누린 후에 그런 일이 터질 것이다. 더딘 만큼 후과가 클 것은 자명하다. (어묵혼주=고기 눈알과 구슬이 섞이듯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여 있음)

사람은 조금 모자라게 살아야 긴장하고 살며 정신도 맑다. 배가 부르면 놀고 싶고, 놀면 쾌락을 찾게 된다. 무엇이 아쉬워 변화를 추구하며 움직이겠나. “사람은 처한 위치에 따라 기상이 달라지고, 의식(衣食)에 따라 몸이 달라진다(거이기양이체 居移氣養移體)” -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