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한이 갈라져 있지만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한가위 추석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은 또 민족적 傳承(전승)은 같습니다. 같은 민족이라고 하면 같은 절기, 같은 명절, 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김정일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 민족성을 사회에서 다 죽여 버렸기 때문에 남북한 사람들이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남한 사람들은 역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반면 북한 사람들은 역사에 대해 참으로 무지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현희라고 하면 김정일의 지령을 받아서 대한항공기를 폭파한 사람입니다. 김현희 씨가 한 말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히즈 스토리를 가르치고, 즉 김일성에 대한 이야기를 가르치고 남한에서는 히스토리를 가르친다, 즉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남한에 오니까 우리 민족사가 이렇게 오래되었고 이렇게 찬란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정통성이 있는 국가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가위는 남한에서 가장 큰 명절로 대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가위가 되면 2~3일 전부터 민족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자동차를 타고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을 찾는 것이 하나의 의식처럼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미리 차표를 사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 기간에 경주로 휴가를 가려고 기차를 알아 봤더니 모두 미리 예약이 되어 있습니다. 아마 북한에서는 그런 예약 문화가 없겠지만 남한에서는 호텔이든 자동차든 음식점이든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됩니다.

예약을 하고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음식점에서 준비했던 음식이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때문에 예약이 변경되었음을 미리 꼭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 예약 문화는 아직 한국에서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민족 대이동, 집단적인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통해서 도시와 농촌의 사람과 정보가 서로 교류가 되는데 요사이에는 시골에 가도 서울과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이 똑같은 시간에 시골에도 전해집니다. 매스컴이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통이 발달해서 이제는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도 고속전철로 3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어제 저는 경상남도 창원이라는 곳에서 강연을 하고 돌아왔는데 오전에 출발해서 오후에 강연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 8시였습니다.

모두 6시간 기차를 탔습니다. 밀양에서 창원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기도 했습니다. 창원이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지도를 찾아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해안에 있는 마산 바로 옆에 있는 도시입니다.

창원은 원래는 시골이었지만 1970년대에 대도시로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김일성이 도와준 면이 있습니다. 김일성은 1968년 1월21일 추운 겨울밤에 박정희 대통령을 죽이기 위해서 특공대를 보냈습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남한에서는 예비군이 만들어지고 자주국방을 하자고 해서 우리가 쓰는 무기는 우리가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기 만드는 공장을 창원에 많이 짓게 되었습니다. 창원에는 기계공단이 들어섰습니다.

창원은 경상남도의 중심지, 즉 도청 소재지입니다. 창원은 인구가 50만인데 작년에 200억 달러를 수출했습니다. 북한은 2300만 인구를 가지고도 작년에 20억 달러만을 수출했습니다. 50만의 인구를 가진 창원이 2300만의 인구를 가진 북한의 수출액보다 10배 많은 액수를 달성했습니다. 그 이유는 창원에 모여 있는 공장들이 크기 때문이며, 또 세계의 일류 공업도시이기 때문입니다. 두산 중공업이라는 공장은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터빈이라든지 제네레터라든지 이런 것을 주로 만들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엄청난 공장들이 많습니다. 흔히 기계공업이라고 하면 일본이나 독일처럼 국민성이 정확하고 한 점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 산업이 바탕이 된 나라에서 생깁니다. 기계 공업을 발전시킨 나라는 보통 나라가 아닙니다. 한국은 이제 세계적인 기계공업 국가로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친절하고 예의도 잘 안 지키고 법도 잘 안 지키고 그리고 정확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계공업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사람들은 결심만 하면 우리도 일본, 독일 사람들 못지않은 정밀도와 정확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 능력은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 제도가, 지도자가 그런 좋은 능력을 발휘하도록 무대를 만들어 주어야 실현도 가능한 것입니다.

남한에서는 그런 무대를 만들어준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삼성을 만든 이병철 회장, 현대를 만든 정주영 회장 같은 사람들이 그런 무대를 만들어 놓았으며 또 이 무대는 매우 넓은 무대입니다. 한반도의 무대만이 아니라 온 세계에 대한민국 사람들이 놀고 뛰어다닐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즉 나라를 열어젖혔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으로 들어오고, 돈도 국경을 넘어왔다 갔다 하고, 정보도 왔다갔다 하는 개방체제 속으로 한국 사람들을 풀어 놓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원래 야성이 있습니다. 북방 초원에서 말을 달렸던 기질이 있습니다. 그 누구한테도 지기 싫어합니다. 이런 기질이 잘 결합이 되어 창원에서 꽃이 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한가위를 계기로 해서 고향을 찾는데 고향에는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향수가 매우 강합니다. 북한 동포인들 무슨 다른 마음이 있겠습니까? 고향이라고 생각하면 첫째는 부모님이 계시는 곳, 조상들이 오랫 동안 살았던 곳, 어릴 때 학교에 다녔던 곳, 친구들이 있는 곳 등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고향은 또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고향은 주로 시골이고 농촌입니다. 그러니까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요즘에는 전과 다르게 산골에서도 몇십 층 아파트가 논밭에 수직으로 서있는 이상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조금 꼴불견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해야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즉 수평적으로 늘어놓으면 산도 갉아먹고 들판도 아스팔트로 덮게 되는데 그런 식으로 수직적으로 모아 버리면 최적의 면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니까 자연이 보존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보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것입니다.

고향은 자연을 보존합니다. 부모님이 계시는 곳입니다. 고향은 한민족이 정통을 이어가는 곳입니다. 도시는 다 비슷비슷합니다. 그러나 고향에 가보면 ‘아, 이곳이 우리 민족이 2000년 이상 살았던 그곳이고 거기서 생긴 풍습이라든지 민족적인 특징이라든지 이런 것이 고스란히 남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고향은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 마음 정서를 보존하는 통조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가위만 되면 고향을 찾게 되고,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한테 효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고향에 남아 계시는 기성세대는 참 노력을 많이 한 분들입니다. 자식들은 다 도시로 나갔습니다. 도시로 나가서 학교에 다니고 학교를 졸업하니까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자식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사람들이 고향에 남아 있는 부모님들입니다. 부모님들의 희생 덕분에 그 자녀들, 즉 저도 제2세대에 속하지만 60대, 50대, 40대, 30대, 20대 이런 사람들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대학 진학률이라든지 모든 통계에서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곳입니다. 학교교육도 모자라 한국에서는 학교보다 더 큰 학원이 있습니다. 학교에 갔다 온 학생들은 또 학원에 갑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욕심이 너무 많아 100점 맞지 않으면 실망을 합니다. 99점을 맞아도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부모님들입니다.

이렇게 교육을 시킨 결과 우리는 경제 개발을 할 때 기술자가 없어서 고민한 적이 없게 되었습니다. 언제든지 인재를 쓸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크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자원이 있었습니다. 인재가 있었습니다. 대학교를 나와서 취직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공장에서 쓸 수가 있었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반면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교육만 시키고, 김일성과 김정일이 어느 날 어디에 가서 어느 좌석에 앉아서 무슨 말을 했다든지 이런 것만 달달 외우도록 했지 현대 산업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 여러분들한테는 조금 죄송하지만 여러분들은 통일이 되어 당장 산업시설에서 또는 회사에서 일을 하려면 재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남한에서는 실무적인 교육을 시켰습니다. 컴퓨터를 다루고 운전을 하고, 기계를 만지고, 또 무역 서류는 어떻게 만든다든지 하는 교육을 시켰는데 북한에서는 관념교육을 시켰습니다. 이념교육을 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을 바보로 만들었습니다. 역사교육을 시켜도 아무 것에도 쓸데없는 교육을 시켰습니다.

교육이 사람을 바보로 만들 수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의 교육만을 받으면 바보가 됩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실무교육을 배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한가위를 다 같이 즐기는 남북한 같은 동포들이지만 다른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통일을 하는 과정에서 이 다른 점에 대해 어떻게 하나로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이 많습니다. 그러나 통일의 기회가 오면 반드시 우리는 한 민족으로 합쳐야 합니다. 한 민족으로 합칠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들이 많습니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풍습을 가지고, 같은 한가위를 지내고, 같은 설 명절을 지냅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금방 친해집니다. 갈라져 60년을 살았지만 함께 산 기간이 신라 통일 이후로 계산하면 1300년이나 됩니다.

1300년 속에서 60년은 한 순간입니다. 이 한 순간도 금방 지금 지나가려고 합니다. 남북한에서 親(친)좌익세력들, 공산세력들은 지금 몰락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여러분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는 계속 살 수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김정일 한 사람 때문에 2300만이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다는 것은 바로 김정일의 몰락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발전하고 있는 나라가 동북아의 3개 나라입니다. 중국, 한국, 일본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을 합쳐 놓은 국가의 富(부), 즉 GDP라고 하기도 하는 국민총생산은 미국보다도 많고 유럽의 수십 개 나라를 합친 것보다도 많습니다.

지금 한국은 통일만 되면 불란서,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같은 나라를 제치고 독일 수준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독일은 세계적으로 세 번째 되는 경제 대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절대로 약소국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강대국가도 아닙니다.

강한 나라면서도 작은 나라를 강소국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강대국이 될 수 있습니다. 7000만 인구는 세계적으로 비교하면 매우 큰 나라입니다. 7000만 한민족, 더구나 똑똑하기 그지없는, 잘만 하면 모든 면에서 세계의 1등까지 갈 수 있는 아이큐 지능을 가지고 있고 패기만만한 이런 사람들이 한 덩어리가 되는 것, 이 통일을 우리는 절대로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이 통일을 막으려고 하는 자는 김정일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김정일 한 사람이 7000만을 이렇게 갈라놓고 있습니다. 한가위를 계기로 해서 여러분들이 부모님을 만난다든지 또는 아드님을, 따님을, 사위와 며느리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것이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한 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