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0일 화요일 오전에 서해의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남북 간 해상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 해군 함정이 경고 방송을 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내려오기 때문에 경고 사격을 했습니다. 북한 함정도 대응 사격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우리 함정이 북한 함정에 대해 집중 사격을 했습니다.

수천 발의 포탄을 발사했습니다. 아마 북한 경비정은 크게 부서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퇴각을 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일어난 서해 충돌입니다. 1999년, 2002년 그리고 2009년 북한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물론 김정일의 지시를 받아서 하는 의도적인 도발입니다. 북한 김정일은 간첩을 한 명 남쪽으로 보낼 때에도 반드시 자기가 결제를 한다고 합니다. 남북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충돌의 원인은 바로 김정일의 야욕입니다.

우리 선박과 북한 선박 사이에는 기술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 경비정은 사격을 할 때 수동식으로 조준을 하지만, 한국 경비정이 갖고 있는 함포는 조준을 할 때 자동으로 하게 되어 있고 자동적으로 발사가 되기 때문에 아주 명중률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비정을 우리 해군이 격침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은 남북 간의 긴장이 생기는 것을 우리 군이 경계하고 있다고 하는 좋은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 중에는 왜 격침을 시키지 않았는가, 이번에 단단히 혼을 내주어야 하는데 하며 아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남북 간의 무력 충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1953년 7월27일 휴전이 성립된 다음에 발생한 남북 간 분쟁, 특히 북한이 게릴라를 보내서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를 습격하거나 후방에 무장 공비를 상륙시키고 간첩을 보내는 방식으로 일어난 충돌에서 우리 군이 사망한 숫자만 해도 4700명에 달합니다. 지금 미국이 이라크에서 교전을 하고 가운데 사망한 군인 숫자가 4700명입니다. 따라서 남북 간은 아직도 전쟁 중이라고 하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방송을 하고 있는 저의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시내는 아주 평온합니다. 저는 덕수궁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큰 건물의 17층에서 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덕수궁은 조선조의 마지막 궁전이었습니다. 고종이 여기에서 살았습니다. 덕수궁 주변에는 미국 대사관, 러시아 대사관, 그리고 영국 대사관 등 대사관 건물들이 많습니다.

숲의 풍경도 좋고 지금은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복판은 세종로라고 불립니다. 남북 간의 도로가 뻗어 있고, 그 한 가운데에 은행나무가 있었습니다. 늦가을이 되면 은행나무에서 노란 잎이 떨어져 자동차가 달릴 때에는 그 은행잎이 눈처럼 날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서울시가 그곳에 광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나무를 뽑아 다른 곳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그리고 시멘트로 된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시민들이 아주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아까운 은행나무를 왜 뽑았느냐고. 한국 사람들은 한 시민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 하는 그런 마음의 연장으로 생물, 특히 식물과 동물을 매우 사랑합니다. 은행나무를 마치 자신들의 몸처럼 아깝게 생각하면서 지금 뽑혀져 버린 은행나무가 어디에 가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이 한 인간의 생명도 소중히 하는 체제이다 보니 자연의 소중함도 따라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해외여행을 많이 합니다. 파리에 가보면 특이한 지하철 이름이 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라는 역입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으로 참전해 독일에게 점령당한 프랑스를 구해준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이 프랑스는 약간 反美적입니다. 그리고 자존심이 아주 강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를 도와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지하철역을 두고 있습니다. 또 1~2차 세계대전 때 싸웠던 미국의 유명한 장군들을 기리는 동상과 그 사람의 이름을 딴 공원 거리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6·25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했던 맥아더 동상이 인천에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는 워커힐이라는 호텔이 있습니다. 이 워커힐 호텔은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던 미8군 사령관 워커힐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또 트루먼 대통령의 동상도 판문점 부근에 있습니다. 그러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을 서울 시내에 크게 만들고 거리 이름도 트루먼路라고 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외국 사람을 기리는 동상이나 이름이나 명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김일성 김정일만 기리며, 특히 김일성 동상이 수만 개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것은 고마움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북한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은 소련 군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을 무찔러서 해방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일성은 그런 사실을 숨기고 자신이 북한 지역을 해방했다고 여러 북한 동포들을 속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김일성이 북한에 들어온 것은 9월 초순입니다. 즉 1945년 해방된 해의 9월 초순입니다. 소련군이 이미 38도선까지 확보한 다음에 데려온 것이 9월 초순에 평양에 나타난 김일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은 뻔한 역사적 진실을 감추고 자신이 북한 지역을 해방했다고 사기를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것은 거짓말을 계속 반복해서 하면 속아 넘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나중에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수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북한은 거짓 위에 선 나라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최근에 미국 포린 어페어즈라는 아주 유명한 정책전문 잡지에 란코프라는 교수가 재미있는 글을 썼습니다. 이 란코프라는 사람은 서울에 있는 러시아 출신의 학자입니다. 한국말을 아주 잘하며 북한 사람들의 입장을 잘 이해합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러시아에서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그 논문에서 북한을 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것이 간단하다고 말합니다. 왜 간단한가 하면 북한은 거짓을 딛고 서 있는 공화국이기 때문에 그 거짓을 진실로 무너뜨려 버리면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여러분들이 어떻게 진실을 알도록 할 것이냐 하는 데 대해서 란코프 교수는 어쨌든 북한과 접촉을 해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개성공단에서는 매일 4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수백 명의 한국 사람들과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혹시 만나보면 아시겠습니다만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사람들은 남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4만 명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40만 명에게 퍼뜨리고, 다시 40만 명이 400만 명에게 퍼뜨리고. 이런 식으로 진실이 퍼져 나가도록 하는 것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길이라고 란코프 교수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을 외부 세계로 많이 초청하도록 해야 된다며 라디오와 전단을 보내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서 어떻게 하든지 북한 사람들이 외부 세계를 알도록 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북한 사람들과 일단 접촉을 하도록 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 이러한 접촉을 통해서 진실을 북한 쪽으로 들이밀면 북한 사람들은 변할 것이며, 북한 사람들이 변하면 체제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바로 20년 전에 유럽에서 동구 공산권이 무너진 것도 그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 북한이 변하므로 진실을 통해서 북한 체제를 바꾸자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진실이라는 것은 여러 사람들이 말은 많이 합니다만 정의를 내리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진실이라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 것입니다. 진실이라는 것은 진실된 사실이라는 말의 준말입니다. 진실된 사실을 이야기를 하되 그것을 진실되게 이야기해야 하며, 사실을 추구하되 성실하게 해야 되고, 그리고 진실되게 하려면 우선 사람들 마음에 평상심이 있어야 하며, 평균이 있어서는 안 되고 너그러워야 하고, 증오가 있어서는 안 되며, 미움이 있어서는 안 되고, 마음에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성경에 보면 사랑이 있어야 사물을 온전하게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실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진실이라는 말을 별로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실이라는 말이 가장 두렵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남쪽에는 해인사란 절이 있습니다. 8만 대장경이 거기에 들어 있습니다. 8만 대장경은 13세기에 몽골이 쳐들어 왔을 때 고려 사람들이 불경을 목판에 새겨서 만든 세계적 문화재입니다. 부처의 힘을 빌어서 몽골 군대를 물리치게 해 달라는 염원이 담긴 불경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보존하고 있는 것이 경상남도 가야산 기슭에 있는 해인사입니다. 내일 아주 재미있는 추모제가 열립니다. 김영환 대령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공군 대령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6·25전쟁 중에 해인사 주변에 공산 게릴라들이 많고 특히 해인사에 들어가 있는 빨치산들도 있어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서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경찰이 명령했는데 김영환 대령이 비행기를 몰고 가 보니까 이 해인사에 숨어 있는 공비들을 폭격하면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8만 대장경이 부서질 것 같아서 폭격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절에 들어가 있는 공비들을 끌어내어 폭격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해인사도 지켜냈고, 8만 대장경도 지금까지 보존이 되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제정이 되었습니다. 이 김영환 대령은 전사했습니다. 그분을 기리는 모임이 내일 행사에서 있다고 합니다.

전쟁 중에도 우리 군은 문화재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역사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적군이 밉지만 적군을 미워하는 마음보다는 문화재를 아끼는 사랑이 더 앞섰습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인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 근원인 것입니다. 역사가 없으면 오늘 우리는 한국인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일성 김정일은 역사를 파괴했습니다.

왜냐하면 역사를 가르치면 북한 동포 여러분들이 김일성 김정일 대신 을지문덕이라든지 김유신이라든지 이순신이라든지 세종대왕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을 더 존경하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질투심 때문에 김일성 김정일은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역사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그런 교육을 받고 처음 서울에 와서 며칠 지내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히즈 스토리를 가르치고, 즉 김일성의 스토리를 가르치고, 남한에서는 히스토리를 가르치더라, 즉 남한에서는 역사를 가르치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에서 가르친 히즈 스토리가 완전히 사기라는 것을 북한 동포 여러분들이 알게 될 때 여러분들에게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