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점점 드러나는 달시의 고매한 인품

다음날 산책 중에 엘리자베스는 달시를 만나서 편지를 받는다. 편지에서 달시는 빙글리가 제인과 결혼하는 것을 막은 이유로 첫째, 베네트 부인과 키티와 리디아 및 매리와 심지어 베네트 씨까지 예의가 너무 없어서 이런 사람들과 아끼는 친구가 인척이 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으며,

둘째, 자신의 면밀한 관찰에 의하면 제인이 빙글리를 사랑하는 것 같지가 않더라는 것이다. 제인이 빙글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첫 번째 이유에도 불구하고 빙글리와 제인이 연결되는 것을 막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위컴은 본인이 성직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그 대신 법률을 공부하기를 원하면서 聖職錄(성직록)을 포기한 代價(대가)로 돈을 요구하여 달시 부친이 남겨준 1000파운드보다 세 배나 많은 3000파운드를 주었지만 위컴은 이 돈을 모두 蕩盡(탕진)하고 다시 성직록을 요구해서 거절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위컴은 돈을 목적으로 달시의 어린 동생 조지아나를 유혹하여 사랑의 도피행각(elope)까지 하려고 하였다는 것이다.

달시의 편지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으면서 엘리자베스는 달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녀는 달시가 “지금까지 한 번도 비원칙적이거나 부당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그와 가까운 사람들이 그가 非信仰的(비신앙적) 이거나 不道德的(부도덕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녀는 달시와 위컴을 생각할 때마다 “자신이 눈이 멀었고 편파적이었으며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부조리했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으로부터 사랑을 거절당한 달시에 대해 憐憫(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의 인격을 존경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청혼을 거부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음날 달시와 핏츠윌리암 대령은 로징즈를 떠난다. 엘리자베스도 헌스포드를 떠나 런던으로 가서 제인을 만나서 함께 허트포드셔의 롱번으로 돌아온다. 6주 만에 보는 리디아와 키티는 여전히 장교들 꽁무니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위컴과 메어리 킹은 헤어져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제인에게 달시의 편지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빙글리가 제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는 위컴에 대해서는 그의 소속 部隊(부대)와 함께 곧 떠나갈 것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기로 한다.

메리턴의 軍部隊(군부대)는 브라이턴(Brighton)으로 이동하게 된다. 키티와 리디아는 물론 엘리자베스와 제인을 제외한 롱번의 거의 모든 처녀들이 크게 落膽(낙담)한다. 베네트 부인은 키티와 리디아와 함께 브라이턴으로 이사갈 것을 주장한다. 엘리자베스는 창피함을 느낀다. 그녀는 베네트 부인과 여동생들을 예의가 없고 경박하다고 비판한 달시를 용서할 마음이 생긴다.

리디아는 연대장 포스터(Forster)의 부인의 초청으로 브라이턴으로 가게 되어 意氣揚揚(의기양양)해 진다. 베네트 부인도 환희에 사로잡힌다. 키티는 분함과 부러움으로 속을 앓는다. 엘리자베스는 아버지에게 리디아를 보내지 말라고 간청하지만 베네트씨는 포스터 대령은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집안의 일에 무심한 아버지를 내심으로 비난한다. 엘리자베스는 그 동안 위컴과도 자주 만났지만 전처럼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위컴은 오히려 그녀에게 ‘불쾌함의 원천’이 된다.

여름에 예정된 외삼촌 가더너 가족과의 호수지방여행을 생각하면서 엘리자베스는 집안일 때문에 우울해진 마음을 달랜다. 그러나 외삼촌의 사업관계로 호수지방 여행은 취소되고 그 대신 호수지방 아래에 있는 더비셔의 명승지를 巡訪(순방)하면서 3주간 지내기로 한다.

엘리자베스 일행의 순방지역은 달시의 펌벌리 저택이 있는 곳이다. 가디너 부인은 펌벌리 境內(경내)에 있는 숲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중의 하나라며 펌벌리를 방문할 것을 주장한다. 엘리자베스는 달시를 만나는 것이 어색할 것 같아서 펌벌리 방문을 주저한다.

그러나 가정부를 통해서 펌벌리에 달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펌벌리로 간다. 숲과 시내로 둘러싸인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펌벌리 하우스(Pemberley House)를 遠景(원경)으로 보면서 엘리자베스는 펌벌리의 마님이 된다는 것은 대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정부인 레이놀즈부인(Mrs. Reynolds)으로부터 엘리자베스는 “저는 주인님으로부터 단 한마디의 싫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인님이 네 살 때부터 그를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부인은 달시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欽慕(흠모)하고 있었다.

달시가 예정보다 하루 당겨 친구들과 함께 펌벌리에 도착한다. 엘리자베스는 “의도적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서 불시에 펌벌리를 방문한 것”처럼 보일까 싶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났다.


# 8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달시의 공손함과 너그러움

그러나 고위귀족이면서도 달시는 엘리자베스 뿐 아니라 평민 계급의 商人(상인)인 가디너씨를 친절하고도 정중하게 대한다. 그는 심지어 엘리자베스에게 자기의 여동생과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엘리자베스와 가디너 부부는 달시의 ‘공손하고 정중한 태도’(civility)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다음날 엘리자베스 일행이 머물고 있는 램턴(Lambton)의 호텔(inn)에 달시가 여동생인 조지아나와 빙글리와 함께 나타난다. 조지아나는 대단히 수줍은 아가씨였다. 달시는 엘리자베스 일행을 만찬에 초대한다. 엘리자베스는 빙글리가 제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엘리자베스는 위컴이 더비셔를 떠날 때 갚지 않고 남겨 놓은 많은 빚을 달시가 모두 辨濟(변제)하였다는 것도 알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에게 불쾌한 일을 당하고도 자신에게 겸손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달시에게 놀라움과 함께 고마움을 느낀다.

제인으로부터 위컴이 리디아를 유혹하여 도피하였다는 편지가 도착한다. 엘리자베스는 놀래서 다리가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엘리자베스는 그녀를 찾아온 달시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엘리자베스는 ‘가족의 수치’로 인해 모든 것이 침몰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 잡힌다.

달시는 엘리자베스를 위로하면서 “제가 그(위컴)의 본성을 알았을 때 내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았더라면… 끔찍한 실수였습니다. 저는 내가 너무 나서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 것이 끔찍한 과오였습니다. 너무나 끔찍한 과오입니다”라며 떠나간다.

외삼촌 가디너 씨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먼저 램턴을 떠나 런던으로 향한다. 베네트 씨도 런던에서 위컴과 리디아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베네트집 사람들은 런던에서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며 걱정과 悲歎(비탄)의 나날을 보낸다. 리디아를 찾아내지 못한 베네트 씨는 가디너 씨의 권고로 롱번으로 돌아온다.

런던으로부터 가디너 씨는 百方(백방)으로 수소문하여 리디아와 위컴을 찾아냈으며, 위컴은 도박으로 거액의 빚을 지자 자포자기 상태에서 자신에게 열렬하게 접근해 오는 리디아와 사랑의 도피를 하게 되었고, 가디너 씨는 위컴의 빚을 처리해주고 결혼지참금을 붙여서 리디아와 위컴을 결혼시키게 되었다는 소식이 온다.

위컴은 북부지역에 있는 部隊(부대)로 부임하기 전에 리디아와 롱번을 방문한다. 리디아는 부끄러운 기색은 전혀 없이 意氣揚揚(의기양양)하다. 위컴도 당당하게 행동한다. 베네트 부인은 신바람이 나서 온 이웃에 다니며 리디아의 결혼을 자랑한다. 엘리자베스는 리디아가 결혼하게 된 것을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하면서도 수치심에서 우울해 진다.

엘리자베스는 리디아로부터 달시가 결혼식에 참석하였으며 달시의 참석은 極秘(극비)로 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는다. 엘리자베스는 가디너 부인에게 진상을 알려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가디너 부인은 달시가 위컴의 행방을 찾아내었으며 가디너 씨와 數日(수일)동안 논쟁을 벌린 끝에 가디너 씨를 설득하여 위컴의 빚과 리디아의 지참금을 달시 자신이 부담하기로 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달시는 처음에는 리디아를 곧장 롱번으로 돌려보내려고 하였으나 리디아가 완강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결혼만이 리디아를 위하고 베네트 집안의 수치를 면하는 최선의 方策(방책)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리디아와 위컴을 결혼시켰다는 것이다.

편지에는 달시가 위컴의 정규군 장교임관 비용까지 부담하였다는 내용도 있었다. 달시는 자신이 위컴의 사악한 면을 널리 알렸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惡(악)을 교정하려고 나서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굴욕까지 참아가면서 이름조차 들먹이기 싫은 사람(위컴)의 행방을 搜所聞(수소문)해서 그를 “몇 번이나 만나고 설득하고 심지어 뇌물까지 주어가면서” 리디아의 문제를 해결해준 달시에게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녀는 달시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암시를 받게 되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위컴과 리디아가 任地(임지)로 떠난 후 허전해 하는 베네트 부인에게 즐거운 소식이 전해진다. 빙글리가 네더필드에 온다는 것이다. 제인의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그녀는 “나는 그를 아주 무관심하게 대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나와 그를 계속 관련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이 참기 힘들어요”라고 말하지만 내심으로는 빙글리에 대한 관심을 지울 수는 없다.

빙글리가 달시와 함께 롱번을 방문한다. 제인을 다시 만나본 빙글리는 제인을 여전히 아름답고 기품 있는 숙녀라고 생각한다. 엘리자베스는 무뚝뚝하고 무심한 듯이 보이는 달시를 원망하게 된다.

그 뒤 베네트 부인이 마련한 저녁만찬에서도 달시는 엘리자베스에게 별다른 말이 없다. 엘리자베스는 “달시는 한 여인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남자가 아닌가? 내가 그에게 다시 사랑을 기대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야…”라며 마음을 정리한다.

며칠 뒤에 빙글리가 혼자서 롱번을 방문한다. 달시는 업무관계로 런던에 갔다는 것이다. 베네트 부인은 제인과 빙글리 둘만이 있도록 조치한다. 제인과 빙글리는 서로 사랑을 고백한다.

빙글리는 제인이 런던에 있다는 것을 몰랐으며, 제인이 무심한 듯이 보여 수줍은 성격의자신도 적극적으로 나오지 못하였다고 고백한다. 제인은 엘리자베스에게 빙글리와 맺어지게 되어서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행복해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