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차명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제기되자 임명된 지 나흘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오 수석은 검찰 출신으로, 2016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끝으로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오 수석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역임한 ‘특수통’이었다. 2012∼2015년 검사장 재직 시절 오 수석이 부인 홍모 씨가 보유한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을 자신의 친구 A 씨에게 명의 신탁하는 방식으로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홍 씨는 경기 화성시 동탄면에 위치한 토지와 그 땅에 지어진 주택을 1996년, 1998년 차례로 매입했다고 한다. 이후 2005년 A 씨에게 ‘홍 씨가 요구할 경우 부동산 소유권을 다시 돌려준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명의를 넘겼다.

하지만 오 수석의 검찰 퇴직 후 A 씨가 부동산 소유권을 돌려주지 않자 양측이 법정 다툼을 벌였고 법원은 홍 씨가 부동산 명의신탁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부동산은 현재는 오 수석의 아들 소유다. 오 수석은 대구지검장이던 2015년 마지막 재산 신고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등 재산 14억2039만 원과 채무 14억1000만 원 등 순재산 1039만 원을 신고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일하던 2007년 친구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5억 원의 차명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나왔다. 이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할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고위직이 낙마하는 첫 사례가 된다.

윤석열 정부를 검찰정권이라 비판하던 이재명 대통령이 특수부 검사 출신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하면 그를 통하여 검찰을 장악할 것이란 생각이 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검찰도 알아서 오 수석을 통하여 대통령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싶어하게 된다. 민정수석을 검사로 임명하면 권력과 수사 사이에 구조적 유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民情의 고유업무가 말 그대로 국민들의 생각을 파악, 대통령의 정책수행을 돕는 것이라면 사람 잡아 넣는 것이 전문인 검사 출신은 부적절하다.

군 장성 출신을 경호처장으로 임명하는 것도 민간인의 군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조장하게 된다. 육군중장 출신인 김용현 경호처장이 경호 이외의 일(청와대 이전 등)에도 관여하고 국방장관이 되어선 고교동문들을 중심으로 작당, 비상계엄령을 일으킨 점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출신을 경호처장에 임명했다. 경호처장 자리는 경찰서장이 맡으면 충분하다. 국군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