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결의에 의한 대북 제재엔 찬성 - 김대중의 대북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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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붕괴 조장해선 안돼』
  
  ― 북한 사회의 변화를 전망하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金日成이 죽은 후 金正日 시대가 짧게 끝나고, 다음에 군사정권이 들어서서 그들에 의해 중국식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다수 의견으로 존재합니다. 다른 하나는 金日成이 죽고 곧 혼란기로 들어가 무자비한 살육과 보복이 이루어지고, 그 길로 붕괴할 것이라는 소수 의견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 과정에서 쿠데타나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金이사장께서 생각하시는 3단계 통일방안은 북한의 대혼란에는 잘 안 맞고, 북한이란 사회가 점진적으로 평화롭게 변화한다는 전제를 상정하고 구상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사회에 대혼란이 올 수도 있고, 자기들 나름대로 세력을 형성해서 안정되게 변화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누구도 모릅니다. 현재 북한 사회에 金日成 체제를 뒤엎고 무슨 일을 도모할 만한 반대세력이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金正日이 통치능력이 없어 군부가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군부 외에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이 북한 체제를 흔들 만큼 강력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한편 군부가 정권을 잡았을 때 우리 민족을 위해서나 통일을 위해 유리한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북한 내부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하는 건 좋지만 우리가 그런 상황을 조장하거나 노려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강경세력을 강화시켜 주고 그들에게 군사 도발의 명분을 주게 됩니다. 예멘 사태는 이질적인 체제가 성급하게 통일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독일도 성급한 통일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흡수통일보다는 단계적 통일로 나가야 합니다』
  
  독일과 예멘의 통일방식
  
  ― 흡수통일이란 용어는 독일식 통일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독일식 통일은 서독에서 하고 싶어 한 게 아니라 동독이 무너져버렸기 때문에 서독이 흡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독일과 예멘의 경우를 한반도에 원용하셨는데, 저는 똑같은 두 가지 사태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독일을 다녀왔습니다만 어느 누구도 통일 그 자체를 후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부작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그 부작용을 신속하게 극복하고 있고 경제도 올해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프랑스나 다른 나라에 비해서 특별히 경제성장이 떨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부작용은 물론 있지만 그것은 불가피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멘의 통일방식은 오히려 연합제 공화국식 통일이었다고 보여지는데, 저는 연합제식의 통일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예멘이 보여준 것 아니냐, 말하자면 양쪽의 군대를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면서 적당하게 얽어맨 결과 이런 부작용이 일어난 게 아니냐, 그래서 연합제 통일방식의 문제가 오히려 예멘의 교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독일에서 통일을 후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급격한 통일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 충격이 컸고 부작용이 컸던 것은 다 인정합니다. 독일이 그러한 급격하고 부적절한 통일방식에도 불구하고 지금 파탄을 면하고 수습되어 가는 것은 서독의 튼튼한 민주주의 체제, 강력한 경제적 실력, 그리고 모든 것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예멘은 말은 연합식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연방식의 통합이었던 것입니다. 북과 남에서 각기 정부통령이 나오고 군대도 외교도 단일화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런 무리한 통합이 파탄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주장하는 연합제는 약 10년간 외교 국방 內政 전부가 따로 분리된 두개의 독립국가를 유지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예멘의 경우와는 전혀 다릅니다』
  
  흡수통일 반대론은 이기적
  
  ― 그러면 지금 북한 상황이 급변하고 있으니까 통일방안을 이렇게 하면 어떻습니까. 통일방안도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는 모델을 천명하고, 거기에 도달하는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는 선에서 놔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연합제나 연방제와 같이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고, 또 구체적으로 들어간 것을 수정하지 않고 고집할 경우 현실과 괴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저는 평화공존·평화교류·평화통일의 원칙 하에 3단계에 걸쳐서 통일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 주장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민족통일 방안에 대한 국민적이고 자유로운 논의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국민적 검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통일의 논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흡수통일 반대론을 주장하는 분들 이야기나 金이사장님의 통일방안에서도 일관되게 남쪽이 통일 부담을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안아야 되다고 주장하시는데요….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잘못하면 통일에 대해 남한 국민이 손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아주 이기적인 사고가 팽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일 그 자체를 경계하고 사람의 마음을 이기적으로 돌려놓는 정책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남북연합은 결코 이기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이고 평화가 보장되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한의 경제를 파탄시키는 부담을 자초해도 안됩니다. 우리의 경제 사정만 허용하면 남북연합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북한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 저는 정부의 통일방안이나 金이사장의 통일방안,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통일방안 중에 제일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통점이란 남북한이 급격하게 뒤섞여서는 안된다, 급격하게 섞이지 않는 방안으로서 연합제나 연방제나 여러 의견들이 제기되는데 그것은 그 정도로 해두고 이제부터는 오히려 북한의 사태가 급변할 때, 예를 들어 金日成이 죽고 金正日 시대에 대혼란이 발생해 무자비한 살육이 벌어지고 중앙집권적 궈력이 힘을 못쓰고 내전상태로 들어갈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각론 부분에 대해서 논의가 진해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북한이 급변하는 사태에 대해서는 적어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생각하는 집권자나 책임 있는 지도자는 마음속으로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야 할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다는 건 남북통일 분위기를 깰 뿐만 아니라 현재로선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봅니다』
  
  『위기 사라질 때까지 與野 지도층간의 상설협의기구 바람직』
  
  ― 갑자기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니까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남북한과 미국의 3者가 어떤 행동을 해야 좋을지 한 말씀 해주시죠.
  
  『미국은 북한과 국교를 수립해서 핵을 포기시키고, 서방 대사관이 대거 북한에 들어가 북한과 무릎을 맞대고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을 논의해야 합니다. 북한이 안심하고 문을 열면서 세계 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생존권을 보장해 주는, 클린턴 대통령이 말한 대로 외교 경제 안보를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아까 말한 외교안보연구원의 건의사항이기도 합니다.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외교 경제 안보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金泳三 대통령이 金日成 주석을 만나 비핵화선언의 준수와 남북간의 확고한 평화체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합의를 봐야 합니다』
  
  ― 그건 우리 쪽의 이야기고, 북한 쪽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북한은 당연히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협력해야 하며, 남한에 대해 어떠한 침략도 안한다는 보장을 해야 합니다. 그 담보로 비무장지대 확대나 공격무기 제거, 공격배치 해제를 통해 기습공격을 못하게 하고 전쟁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도 팀스피리트 훈련중지 등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남한쪽에서 기습할 리는 만무하고, 그럴 계획도 없습니다. 유일한 가능성은 북한이 기습공격을 하느냐 안 하느냐인데, 북한이 기습공격을 하도록 유발하는 요인이 남한 체제 안에 있는 것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이 쳐들어가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오판을 못하도록 남한내의 주사파를 무력화시켜야 하고, 정치인들도 북한 핵문제에 이견이 있었던 것을(물론 자유롭게 토의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위기가 닥쳐 왔을 때는 어느 한 쪽으로 모아 가는 단계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치 남한에 國論 분열이 있는 것처럼(실제로 있다 해도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보이면 오판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자중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을까요.
  
  『남한의 주사파나 친북 세력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립되어 있습니다. 주사파들은 통일을 위한다면서 오히려 통일을 저해하는 세력이라고 봅니다. 국민들은 이들의 주장을 단호히 배제하고 지지하지 않습니다. 오직 그들은 통일을 원치 않는 세력에게 구실만 주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우리가 전쟁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미국 내에서는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핵을 해결해야 한다는 강경론자들이 상당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야당도 이런 입장을 경계하는 겁니다. 여야가 핵문제나 통일문제의 토의를 통해 전쟁 위기를 제거하면서 북한 핵 투명성을 달성하는 부분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여야의 최고위 지도층에 의한, 위기국면이 사라질 때까지의 상설적인 협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야합의에 의한 난국타개 방안이 되면 정국안정과 국민적 협력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UN 外의 제재는 반대』
  
  ― 미국의 무력사용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의미하는데, 미국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선제공격을 주장합니까.
  
  『국방장관이 선제공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그 선제공격은 전쟁을 하자는 듯이 아니라 트리폴리를 공격했던 식의 제한적 폭격을 의미하는 것 아닙니까.
  
  『폭격을 하면 저쪽에서 응전할테고 그러면 전쟁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은 리비아와 다릅니다. 바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즉각적인 응전이 가능한 것입니다』
  
  ― 저 쪽에서 승산이 있을 때 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그건 우리가 모르죠. 승산이 있다고 믿을 수도 있고 없어도 너 죽고 나죽자고 달려들 수도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쫓기고 몰리는 처지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이번에 미국에 가서도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을 통해 한국의 입장에서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첫째 주한미군은 장기간 주둔해야 한다. 남한에 군사적 진공상태가 생기면 한반도가 중국이나 일본 세력의 각축장이 될 우려가 있다.
  
  둘째 한국 정부가 동북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을 실현시켜 남북한·미·일·중·러 6者가 동북아 안보협력체제를 맺어 지역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는 한국과 경제협력의 파트너가 되어 아시아 태평양시대에 공동으로 진출하자.
  
  넷째는 미국에서 전쟁 선호적인 의견이 나올 때마나 한국 국민이 우려하고 분노하는데,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을 펼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전쟁은 억지되어야 합니다. 지금 경제봉쇄 이야기를 하는데, 중국이 북한에서 필요한 물자의 7할이상을 대주고 있으므로 경제봉쇄는 UN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중국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지정학적 입장에 의한 군사적·경제적 이해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공통성 때문에 그런 일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오직 北美 수교문제를 확고히 보장해주어 중국의 명분을 세워줄 때만 북한의 핵포기를 설득하게 하고 경제제재에 동참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유엔에서 중국의 지지를 받으면 경제제재에 들어가고, 그렇지 못하면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봉쇄는 결국 무력을 사용한 해상봉쇄, 공중봉쇄로까지 가서 전쟁에 직결되는 위기상황이 조성됩니다. 만일 전쟁에 돌입하면 남북한은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남한도 수 십만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수 십년 걸려야만 회복할 수 있는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외교해주고, 核투명성 보장받고, 평화공존·평화교류를 해 나가면 자연히 우리가 승리하게 되어 있는데 왜 이런 방법을 택해야 합니까. 무력대결은 북한의 여러 분야 중 가장 비교우위가 높습니다. 반면 한국은 비교우위가 낮은 편입니다. 왜 나약한 데를 가지고 상대방의 강한 데를 부딪치는 일을 해야 합니까. 손자병법에서도 이것은 下之下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이 반대를 안하고 기권한 상태에서 경제제재를 결의한다면 그때는 찬성하십니까.
  
  『그럴 경우 해도 되죠』
  
  ― 유엔 결의가 잘 안될 경우 韓·美·日 세 나라의 경제제재에는 반대하십니까.
  
  『유엔에서 명백한 북한의 잘못을 제재하지 못하고 유엔 밖에서 제재한다는 것은 체면과 명분상 안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한국과 미국은 경제제재를 할 때는 큰 영향력이 없습니다. 문제는 일본입니다. 일본이 유엔 결의도 없고 중국도 참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경제제재를 떠맡겠느냐 하는 점은 지극히 의문스럽습니다』
  
  ― 카터 전 대통령의 訪北문제를 사전에 서로 논의한 적이 있습니까.
  
  『지난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핵문제 일괄타결 방법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이를 지지했습니다. 클린턴 정부에도 그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의 초대를 받아놓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訪北에 대해 여러 논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화통화에서는 주로 亞太평화재단의 운영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 訪北문제는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 중 나온 질문에 대답하면서 북한에 보내는 클린턴 대통령의 개인 使者로 카터 전 대통령이 좋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만약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그전에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 카터 전 대통령이 金日成을 만나고 남쪽에 와서 金泳三 대통령을 만나는 삼각활동을 통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클린턴 대통령과 金泳三 대통령의 생각을 똑바로 金日成에게 전하고 金日成의 생각을 두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이 최대의 성과라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金日成이 카터를 맨 손으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카터 대통령 재임 시절 주한미군 철군 선언을 했다가 나중에 미군 안에서 반대도 있고 해서 취소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나 정부에 여러 가지 괴로움도 주었고, 그분의 직무 능력, 특히 안보능력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보는 눈도 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 애정이 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인상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카터는 인권을 최고로 내세웠는데, 朴正熙 시절의 인권탄압에 대해서 혐오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계가 악화됐죠. 나는 카터가 그 당시 주한미군 철수를 내세운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미국 대사관에다가 「이 점을 분명히 카터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옛 총독부 철거 신중해야』
  
  ― 金泳三 대통령과 만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는데, 왜 안됐습니까.
  
  『그건 말하고 싶지 않은데…. 두번 그런 기회가 사라졌는데 그건 우리 쪽이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만 얘기하겠습니다』
  
  ― 金德龍 의원은 동교동 쪽에서 반대한 걸로 이야기했는데요.
  
  『그건 잘못된 겁니다』
  
  ― 그러면 金이사장께서 먼저 만나자고 제의했습니까.
  
  『제의는 저 쪽에서 왔습니다』
  
  ― 앞으로 청와대에서 제의가 오면 만나실 생각입니까.
  
  『지금 핵문제 등으로 국가와 민족의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제 의견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만나자는 제의가 오면 국민을 위해서라도 제 의견을 대통령에게 말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 혹시 만나시게 되면 어떤 의견을 나누실 계획이십니까. 정부 의견과 접점이 있어야 대화가 가능할텐데요.
  
  『북한 핵은 절대 안된다는 것도 접점 아닙니까. 정부도 핵을 포기하면 북한이 미국과 수교해도 좋다고 하고 있습니다. 전쟁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으로는 안 간다는 의견 아닙니까』
  
  ―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질문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였는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계에 복귀하느니 안 하느니 하는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金이사장께서는 정당 활동에 개입을 안하고 선거에 출마를 안 한다는 말씀으로 정치를 안 하겠다는 정의를 내리셨는데요. 이 방침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변화가 없습니까.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 답변을 안 하겠습니다』
  
  ― 한자혼용이냐 한글전용이냐 문제로 우리 사회에 의견이 분분한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국한문 혼용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8월15일에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려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아는데요. 그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건 대통령이 결정한 문제라서 공식적인 논평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입장을 밝힌다면 그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 반대하십니까. 치욕의 역사도 역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십니까.
  
  『나는 신중론이라고만 밝히겠습니다』
  
  ― 장시간 자세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金大中 이사장과의 인터뷰가 끝난 다음날인 6월13일 밤, 북한은 IAEA 탈퇴를 선언하고 모든 사찰을 거부하겠다고 발표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북한 核문제의 이런 중대한 변화를 두고 金이사장에게 금후의 전망과 사태의 파국을 막을 代案을 추가로 물었다.
  
  金이사장은 이에 대해 『북한의 그 같은 행동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의 진의는 모든 것을 미국과의 대화로서 풀겠다는 하나의 배수진을 친 것이 분명하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 긴밀히 협의해서 차라리 이 기회에 북한과 일괄타결을 단행함으로써 사태를 해결하는 계기를 삼기를 바란다』고 답해 왔다.
  
  <정리 曺中植·崔洪烈 月刊朝鮮기자>
출처 : 월조
[ 2003-07-11, 17: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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