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인간중심 철학은 주체사상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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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 지구, 우주를 관통하는 철학
  
  기자(趙甲濟)는 지난 2월 북한에 납치되었다가 탈출한 영화감독 申相玉(신상옥)씨와 북한 노동당 비서로 있다가 탈출한 黃長燁(황장엽)씨의 對談(대담)을 주선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가 黃씨에게 「주체사상」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대답을 대신하여 「인간중심 철학의 몇 가지 문제」란 책을 기자에게 건네주었다. 이 책은 그가 북한에 있을 때인 1993년 10월에 써두었던 것을 한국에 온 다음 재정리한 것이다.
  
  黃長燁씨는 자신의 사상이 인간과 사회뿐 아니라 인간과 우주를 관통하는 거대한 원리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黃씨는 인간이란 존재를 우주 전체의 進化(진화)과정 속에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라고 말하고 있?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이란 경이로운 존재를 지구상에 등장시키기까지 소요되었던 장구한 시간과 생물의 진화과정을 설명하면서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것을 실감 있게 설명한다.
  
  지구가 탄생한 것은 45억~46억년 전이지만 생명유기체가 발생한 것은 30억년 전이다. 어떤 학자는 생명체가 발생할 확률을 이렇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10억의 10억 배의 별들에서 10억의 10억 배의 연한에 걸쳐 10억의 10억 배 횟수의 실험을 진행하여도 생명체가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할 정도이다」
  이런 생명체가 진화를 거듭해서 고등동물이 되고 드디어 걸어다닐 수 있는 인간의 조상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불과 1천만 년 전이다.
  
  인간은 宇宙의 주인이다
  
  인간은 사회를 구성하여 여러 인간의 힘을 조직하고 자신의 몸 바깥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자기의 몸처럼 쓸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점에서 다른 동물들과 결정적으로 분리되었다. 이렇게 되어 인간은 자연을 改造(개조)할 수 있게 되었고 人智(인지)의 발달에 따라서는 앞으로 지구와 우주의 운명까지도 바꾸어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黃長燁씨는 宇宙(우주) 진화역사상 이토록 귀중한 産物(산물)인 인간은 자신의 운명의 주인일 뿐 아니라 세계의 주인, 우주의 주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3백만년간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의 성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50억년 동안 인간의 창조력이 발달하면 태양이 死滅(사멸)하더라도 인간은 멸망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黃長燁씨는 자신의 이런 인간중심 사상은 종래의 人本主義(인본주의)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종래의 인본주의는 인간 개인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바탕에서 인간을 개인적 관점에서만 보고 있다. 인간이 세계와 우주의 주인, 즉 세계와 우주의 운명의 주인이 되려면 고립된 개인으로 존재해선 안된다. 인간과 인간이 민주주의적으로 또 사랑에 의하여 결합된 진정한 「사회적 집단의 생명체」로 존재할 때만 인간은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생명은 유한하고 약하지만 민주와 사랑의 원칙에 의하여 결합된 사회집단, 즉 가족, 사회, 민족, 국가, 인류는 자연과 지구, 우주까지도 改造할 수 있는 힘을 내면서 영원히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힘을 黃씨는 「사회적 생명력」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또한 물질과 물질이 결합되어 보다 발전된 새로운 물질을 형성하는 것처럼 인간의 생명과 생명이 결합되어 고립된 개인의 생명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보다 유력한 생명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예컨대 사람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남성과 여성이 결합되어야 한다. 또 아무리 비상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혼자서는 수천만 공수를 들여도 비행기를 생산할 수 없지만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일정한 수의 사람들이 협력하면 비행기와 같은 비상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수단도 만들어낼 수 있다.
  
  고립된 개인으로서는 세계의 주인,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없지만 사람들이 큰 규모로 결합되면 세계의 주인,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고립된 개인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큰 규모의 사회적 집단인 민족이나 인류의 생명은 무한할 수 있다. 인간은 생명과 생명이 결합되어 보다 큰 생명을 지니게 될 때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결합되었던 생명이 분열되어 고립된 작은 생명을 지니게 될 때 고통과 불행을 느낀다. 사랑이 주는 기쁨과 행복은 생명과 생명이 결합되어 보다 큰 생명을 지니는 데서 오는 기쁨이며, 고독의 슬픔과 고통은 결합되었던 생명이 분열되어보다 작은 생명을 지니게 되는 데서 오는 고통인 것이다>
  
  黃長燁의 이론을 몸통으로 삼고 수령론을 덧붙여 주체사상으로 變造
  
  黃長燁씨는 이런 인간중심의 철학에 입각하여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한다(마르크스가 자신의 이론을 과학적 사회주의라고 높이면서 비판대상으로 삼은 공상적 사회주의를 黃長燁씨는 더 높이 평가한다). 黃씨는 마르크스 이론의 가장 큰 과오는 계급투쟁이 역사의 動力(동력)이라고 본 것이라고 지적한다. 黃씨는 「사회적 운동을 일으키고 떠밀고 나가는 주체는 특정계급이 아니라 인민대중이다」고 규정한다. 인민대중이란 「정상적인 사회적 인간의 집단으로서 사회발전을 위하여 긍정적으로 활동하는 모든 사회성원」이다.
  
  黃씨는 金日成-金正日 집단이 黃씨의 이론 가운데 「인민대중 주체설」을 「노동자 계급주체설」로 바꿔치기하고선 수령론과 접목시켜 자신의 이론을 왜곡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그의 인간중심 사상은 「인민대중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이다.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은 당이다. 당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은 수령이다.
  
  수령은 무오류이므로 절대적으로 그의 교시에 복종해야 한다」는 이른바 주체사상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다시 「수령이 있어야 당이 있고 당이 있어야 노동자가 있고 노동자가 있어야 인민대중이 있다. 따라서 수령이 인민대중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下向式(하향식)으로 顚倒(전도)되었다.
  
  黃長燁씨는 인간과 인간이 「민주와 사랑의 원칙」에 의해서 서로 결합하여 사회집단을 만들 때 이 사회적 생명체(민족, 인류 등)는 세계와 우주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정도의 힘을 내는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된다고 했다. 북한당국은 인간과 인간이 결합하는 원리인 「민주와 사랑의 원칙」을 「수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으로 代替(대체)했다. 수령과의 관계하에서만 모든 인민대중은 삶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식으로 조작하여 수령절대주의를 만들어내고 인민을 수령의 노예로 규정해버린 것이다.
  
  黃長燁씨는 북한사회를 봉건사회보다도 한 단계 더 낙후된 노예사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 이유가 이런 수령절대주의, 즉 수령을 신격화하고 인민을 노예화한 이른바 주체사상이란 敎理(교리)의 존재이다. 자신이 창안한 인간중심의 철학을 몸통으로 빌어가서는 거기에다가 수령론이란 머리를 갖다 붙인 것이 주체사상이란 미신이란 것이다.
  
  黃씨는 북한은 결국 사상으로 망할 것이라면서 수령 절대숭배주의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것이 북한체제를 붕괴시키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수령 절대주의는 수령 한 사람의 편의를 위해 전체 인민들을 욕보이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라고도 했다. 黃씨는 또 국가의 自主는 인민 각자가 自主일 때 가능한데 인민을 노예로 만들어놓고 나라가 主體니 自主니 하는 것은 사기라고 비판했다.
  
  <1999년 6월 월간조선>
출처 : 월조
[ 2003-07-14, 14:2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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