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별 짓 다하는 검찰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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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짓 다하는 검찰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캐스팅 보트」쥔 金鍾泌 자민련 총재
  
  ●『투표 여론 조사 결과 보도는 人性을 죽이는 사례』
  ● 『金대통령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는 첫 대통령이 돼야』
  ● 『전직 대통령 격하는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
  ● 『지금의 여소야대는 국민의 선택..인위적으로 바꾸면 안돼』
  ●『15代 大選때는, 당선되면 내각제 개헌한 뒤 물러나겠다고 공약할 것』
  
  <1996년 5월 월간조선>
  
   人性을 죽이는 방송 보도
  
  4월13일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만난 金鍾泌 자민련 총재는 아직 피곤이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나타나 그는 『이번에 93군데 9천킬로를 돌아다녔어요. 하루에 유세만 6-7회를 했어요. 봄바람에 이렇게 탔습니다. 목소리도 많이 쉬었駭쨉?좋아졌어요』라고 말했다. 늘 그렇듯이 배에서 끌어내는 그의 말에는 힘이 배어 있었다. 이날 특히 그의 톤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민련의 4·11 총선 결과에 고무돼 있다고 생각한 때문이었을까. 방송사의 투표여론조사 발표 해프닝을 화제로 인터뷰는 시작됐다.
  
  ―4월11일 오후 6시 투표 여론조사결과를 미리 보도한 방송을 보았을 때 떨리지 않았습니까.
  
  『떨린다기보다는 내 예상과 너무 틀려 「이 사람들이(방송) 마지막까지 조작할 건가」하고 속으로 화를 냈어요. 그런 터무니없는 일을 왜 해요. 개표라는 것이 하나하나 뚜껑을 열면서 희비(喜悲)도 좀 느끼고 해야 하는 것인데 미리 이렇다 저렇다 하면 사람 사는 맛이 없지 않아요. 나는 「저 사람들이 왜 그런 일을 하는가. 첨단화 됐다는 것을 과시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그 자체가 人性을 죽이는 것입니다. 미?알 필요도 없는 것인데 방송이 불필요한 일을 했어요. 집에서 보다가 「두고 보자. 이렇게 되는가」하고 8시쯤 당으로 나갔더니 모두 사기가 죽어 있어요.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국민의 선택이니까 지켜보자. 더 열어보자」고. 얼마 있으니 사방에서 거꾸러지잖아요. 그제서야 모두 만세 부르고 했지요』
  
   지역구 41석 예상, 욕심은 43석
  
  ―선거 전후의 방송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난번 관훈토론회에서 「지난 날 언론은 정치 속에서 존재했는데 이제 정치 자체를 지배하려다 보니 지나치다」고 했어요. 언론은 원래 정치를 견제해야 하는 것이지만 언론이 정치 속에 함몰해버려서는 곤란하지요』
  
  ―선거와 관련한 방송보도나 논평태도에 대해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할 생각입니까.
  
  『소망스러운 것은 큰 일을 치른 다음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반성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각 사회 기능 집단은 그들대로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게 필요하지요』
  
  ―이번 총선에서 몇 석을 얻으리라 예상했습니까.
  
  『黨에 가서 웃으면서 「이것 봐 내 예측은 41석이야. 壤부?것은 43석인데. 마지막 돌고 보니 2석이 위험해」라고 얘기했습니다. 2석 중 하나는 조부영(趙富英) 사무총장 지역구였어요』
  
  ―4·11총선에 영향을 미친 사건 중 하나인 검찰의 공천 헌금 수사와 언론보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음해할려고 그런 것입니다. 이필선씨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입니다. 증거가 있으면 저 사람들이 가만 두었겠어요. 그 사람이 기대했는데 전국구 할당을 해주지 않으니 화가 났으리라는 것은 이해해요. 하지만 증거도 없이 그런 소리하면 안됩니다. 다만 김영태라는 사람이 이름까지 말했다고 하는데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공천과 관계없는 사람들이에요. 이 때문에 선거에서 서너 사람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례없는 여당의 관권·금권선거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 관권선거는 거의 없었다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누가 그럽디까. 여당이 전례 없는 관권, 금권선거를 했습니다. 그게 모두 자민련에 집중됐어요. 자기표 먹는다고 괘씸하게 생각해서 그랬는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증거가 있습니까.
  
  『같은 짓을 했는데 우리가 고발하면 증거 찾을 때까지 가만있으라 하고, 저쪽에서 고발하면 그대로 데려갑니다. 조금만 문제 있으면 경찰이 데려가 협박, 공갈을 하고 이 사람들이 나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지요. 부여 같은 곳도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앞으로 어떻게 정치 문제화할 계획입니까.
  
  『유권자들이 돈을 받고도 말을 안 합니다. 증인으로 나설 사람이 없어요.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귀찮으니까 그래요. 돈을 주는 방법도 지능적이어서 잡아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증명하기가 어려워요. 다만 깨끗한 선거를 정착하기 위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따질 겁니다. 이번 선거의 이면에서는 가장 지능적으로 권력과 금력을 총동원한 것을 국민들이 속으로는 알지만 말은 안 합니다』
  
  ―선거하시면서 우리 국민의 정치수준이 어느 정도 된다고 느꼈습니까.
  
  『무슨 소리를 해도 선거는 그 나라의 수준을 말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 수준이 나오 것입니다』
  
   多黨이 兩黨보다 민주주의하는 데 낫다
  
  ―작년 인터뷰 때 정치라는 것은 3당 체제가 2당 체제보다 낫다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이번 총선 후의 체제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이 묘한 분할을 했어요. 묘한 배치를 했어요. 이것을 존중하면서 정계를 보세요. 多黨이 兩黨보다는 민주주의하는 데 낫습니다.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해서 인위적으로 힘을 가지고 이 체제를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잘 조화 시키는 게 중요해요. 의원내각제를 주장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분할이라고 봐요. 집권당의 타성을 가지고 절대다수를 고집하다 보면 선거 혼탁을 부르고 무리를 하게 됩니다. 집권당이 꼭 절대과반수를 차지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거가 끝난 다음날 아침에 대화정치를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말했던 것입니다』
  
  ―與小野大 상태에서 신한국당이 무소속을 영입해 인위적으로 과반수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얘기입니까.
  
  『그건 자연스럽지 않아요. 무소속이나 다른 당 사람들이 해체해 들어간다면 모릅니다. 어떤 힘을 가지고 부수거나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지금 국민이 왜 분할해 주었는지 잘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조절해 나가는 정치적 조화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해요』
  
  ―유권자가 만들어 준 황금분할식 구조를 유지하면서 정치를 하자는 뜻이군요.
  
  『그대로 해보자는 것입니다. 찬반이 엇갈리겠지만 결국 의원내각제로 가는데 좋은 과정을 엮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민련이 하려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대화를 통해서 하면 절대 무리가 안갑니다.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면서 야당도 이제 국정에 일정의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국민을 염두에 두면서 오손도손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생활입법을 하는 국회 운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결국 대통령에 달려 있습니다』
  
   국민들의 보수성향 증명된 것
  
  ―이번 선거에서 이념적으로는 국민들이 「보수」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념적인 스펙트럼으로 볼 때 외쪽에 있는 국민회의·민주당이 부진했고 오른쪽에 있는 신한국당·자민련은 약진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나도 그렇게 봐요. 그런 가운데 신한국당에 비교적 표가 더 간 것은 실질적 책임을 진 집권당이기도 하고 또 때마침 비무장지대 문제가 생기면서 때마침 비무장지대 문제가 생기면서 특히 서울사람들이 불안을 느낀 때문인 것은 사실입니다. 어쨌든 국민들의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與小野大를 만든 것은 집권당에 대한 견제심리도 동시에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집권당은 국민과 괴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금권, 관권이 총동원된 것 같아요. 비무장지대 문제가 가미되면서 막판에 가서 뒤집힌 것 같습니다. 국민입장에서는 「그래도 여당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오지 않겠는가」하고 생각했겠지요』
  
  ―자민련의 존립 근거는 확실한 보수로 불안한 중산층을 안심시키는 역할에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보수이념을 더 분명하게 표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돌아다니면서 보수 이념을 얘기해도 보도가 안돼요. 우리가 생각하는 보수가 이런 것이다 하고 활자로 만들어주면 모를까 말로 하면 잘 보도가 안됩니다』
  
  ―신한국당도 「보수」이념을 내세우는데 자민련은 신한국당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심하게 말한다면 신한국당은 뭘 지향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선거의 수단으로 가리기 않고 끌어 모은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개혁만 외치고 있어요. 개혁이 무엇을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언론인인 趙기자는 「개혁」을 어떻게 이해합니까』
  
  국민 불편하게 하는 것을 없애는 게 개혁
  
  ―「부패를 근절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되는데요.
  
  『그런 것은 개혁이 아닙니다. 5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있는 부정부패고 그 동안 계속 없애려고 했던 역사적 과제일 뿐입니다. 인간이 사는 사회에 어디에나 있는 것이고 완전히 없앨 수도 없어요. 건전한 사회가 허용하는 허용치가 있을 텐데 그 허용치를 넘었을 때 없애야 하는 것입니다』
  
  ―신한국당은 또 개혁 정책을 통해 21세기에 세계 중심국가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지요.
  
  『말로만 그러는 것인데 아직 멀었어요. 난 개혁은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봐요.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일체의 법제라든지 법령을 개폐하는 것, 또 불편을 주는 사회의 관행, 관습을 찾아내 우선순위에 따라 제거하는 일련의 조치가 개혁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편하게 살 때 부패하기 쉽습니다. 金대통령의 개혁이 역사에 기여하는 바는 그 동안 편하게 살면서 부패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을 바짝 차리도록 경각심을 주었다는 것이 아닐까요.
  
  『전혀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을 일거에 하려다보니 불안이 초래되는 것이지요. 지금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지만 임기 끝나고 어떤 반응이 올지 알 수 없습니다. 권력 속에서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과 권력 밖에서 보는 것 하고는 다릅니다. 대통령들이 내가 뭘 하겠다는 것을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음 대통령이 어느 정도 계승하고 토양화해 줄 수 있겠는가 하는 점도 생각하며 방법도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단절을 가져오고 단절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야당 공조에 의한 적절한 견제로 대화정치를 희망했던 金총재께서는 국민회의가 79석밖에 차지 못한 결과에 대해 실망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 없어요. 난 국민이 어떤 경과를 밟아서 결과를 내든 경건하게 받아 들여요. 주관섞인 해석을 안 합니다. 국민회의는 국민회의대로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국민들이 그런 정도로 뽑아 준 것입니다』
  
   내년 大選까지는 현행대로
  
  ―자민련이 97大選 前에 의원내각제를 관철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합니다.
  
  『내년 大選까지는 아무래도 현행대로 갈 것입니다. 선거기간 동안 「국민들이 내년에 진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임기중 의원내각제로 고쳐놓고 퇴임하겠다는 순수한 대통령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다녔습니다. 권력에 함몰된 대통령이 터무니없는 과욕을 부리고 있는데도 판단력이 마비가 됐는지 자신은 못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全斗煥, 盧泰愚씨와 같은 불행한 대통령을 낳았어요. 터무니없는 권력이 불행을 가져온 겁니다. 그런 불행은 대통령 중심제가 계속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봐요. 이제 우리나라도 법위에 올라 이래라 저래라 하는 대통령이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이런 나라의 지도력은 톱-다운(top-down : 하향식)이 돼야하고 그 바탕 위에 지도자의 세계관, 시국관, 사생관을 조화시켜야 합니다』
  
  ―15대 大選 前에 내각제 개헌은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대신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가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하고 물러나겠다는 공약을 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인데.
  
  『난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이면 참 좋겠어요』
  
  ―金총재가 그런 공약을 하고 大選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됩니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너무 성급하게 하지 마세요. 해방후 6명의 대통령이 불행한 종말을 맞았어요. 金대통령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진정으로 바라건대 金대통령부터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거지요』
  
  ―역대 대통령의 불행은 국민의 불행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이 사회의 모순을 그 여섯 사람이 대신 십자가를 진 대가로 국민이 잘 되고 국가가 발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지나친 얘기고…. 그 국민의 그 대통령이지요. 대통령에게 권력을 준 사람이 누굽니까. 대통령이 권력을 제대로 정당하게 행사하지도 않는데도 허용했어요. 국민이 하지 못하게 했으면 그렇지 않았을 거에요』
  
   대통령의 독단·전횡을 견제하자는 것이 내각제
  
  ―우리 국민들이 성숙된 민주주의 제도인 내각제를 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십니까.
  
  『난 그렇게 봐요. 이제 내각제가 된다고 봐요. 시행 초기에 조금 혼란이 있을지 모르지만 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봅니다』
  
  ―우리 정치는 유교 전통의 가부장적 문화 위에서 한 사람의 리더를 기대하고 그의 지도에 쫓아가는 특성이 있는데 과연 합의와 타협을 중시하는 내각제가 우리 민족성이나 역사적 전통에 맞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보다 더 봉건적인 전통을 갖고있는 일본도 소화해낸 제도입니다. 내각제 수상이라 해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권한 다 가지고 있는데 왜 안됩니까. 다만 틀리는 것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가 중심이 돼서 정치를 한다는 것이지요. 대통령이 독단, 전횡을 견제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은 건국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대통령제를 하고 있지만 권력분립이 철저해 대통령이 사법부에 간섭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에요. 대통령이 국회의원 한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돼 있어요. 국회나 사법부가 왜 필요합니까. 대통령을 견제하라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국회나 사법부가 제대로 견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에요』
  
  ―내각제를 한다면 선거제도도 바뀌어야 합니까.
  
  『내각제를 한다면 국회와 지방의회의 기능을 분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는 국사 논의하고 지역문제는 지방의회에서 다루는 거지요. 그렇게 하자면 중 대선거구로 하고 투표때 정당선택(기자注:정당이 후보자 명단을 일괄 발표하고 그것을 보고 그 정당 앞으로 투표하는 제도)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전국구도 대폭 늘리고요. 그런 면에서 나는 독일식이 좋다고 봐요. 그리고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할 수 있습니다. 전후 불란서에서 도입했던 총리 임기제 또는 집권 1년이내는 불신임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방식도 있으니 우리 실정에 맞추어 하면 됩니다』
  
  『大選 출마여부 내년 봄에 밝히겠다』
  
  ―선거후 정치질서를 보면 내각제 개헌을 하든 정계재편을 하든 여당이 주도권을 갖게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大選까지는 신한국당의 페이스에 야당이 따라가는 식이 되겠지요.
  
  『주도권이야 대통령이 거느리고 있는 다수당이 갖는 게 당연하지요. 과반수는 아니지만 제1당이고 집권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야당의 입장에서 권력을 견제하고 잘하는 것은 협력하고 당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반대하며 과욕부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에 맡기는 밖에 도리가 없어요』
  
  ―이번 선거 부정에 대해 국민회의와 연대해 고발할 계획이 있습니까.
  
  『국민회의는 그렇게 심하게 방해나 탄압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 고발은 취급해주지도 않았고 앞으로는 더할 겁니다. 국회에서 사실대로 따져서 반성하도록 할 것입니다』
  
  ―자민련의 힘으로 검찰권의 자의적인 행사를 견제하는 게 가능합니까.
  
  『선거기간 중에도 그렇고 지금도 검찰이 멋대로 하고 있어요. 검찰을 대통령이 수족처럼 부리는데 제어장치가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검찰이 별 짓을 다했는데 이걸 그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도 야당끼리 협조해서 바람직한 검찰로 태어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논의할 겁니다』
  
  ―입법이나 제도변화를 통해서 하겠다는 뜻입니까.
  
  『적어도 인식 면에서는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제도 문제는 야당끼리 논의해 봐야지요. 어쨌든 이번에 검찰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어요』
  
  ―全斗煥·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연말쯤 1심 선고가 나오고 그 이후 정치적 해결방안이 논의되지 않겠습니까.
  
  『법에 따라 처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법부에 맡기고 결과를 지켜볼 뿐입니다』
  
  ―두 대통령이 빨리 출옥하도록 나설 생각은 없습니까.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손대는 것 부터가 불행한 일이었어요. 법에 의해 처리할텐데…』
  
  ―내년 大選에 출마할 생각입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유보합시다. 내년 봄쯤 확실히 뜻을 밝히겠습니다』
  
   金泳三 대통령은 조용히 마무리해야
  
  ―金대통령은 이제 1년8개월 정도 임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金대통령의 정국운영과 관련 충고할 것이 없습니까.
  
  『새로운 것 해서, 한 건 올리겠다는 일은 안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民度나 국내외 상황으로 봐서 국민이 안심하고 자기 일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에 지장이 되는 일은 개혁이라는 이름을 걸고 일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 동안 하려고 했던 일 하고 있는 일들을 조용히 마무리해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끝내는 것이 중요해요. 여생을 편안히 지내는 첫 대통령이 되어 주길 바라고 그것도 국가를 위해서는 참 중요한 일입니다』
  
  ―앞으로 당직개편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언론과 유권자에게 신선하면서도 친숙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각제를 주장하는 당으로서 섀도우 캐비닛(shadow cabinet : 예비 내각)같은 형식을 취해 볼려고 합니다. 예비 장관 명단을 발표하는 것은 아니고 위원장들을 그렇게 임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국회에서 농수산 문제를 얘기할 때 당의 농수산 黨內위원장이 농수산 장관과 얘기하고 따지도록 한다는 것이지요. 또 창당하고 합당하느라고 위로 올려 놓은 불필요한 인원도 정리할 생각인데 한 두 주 생각 해보고 결정할 겁니다.』
  
  ―신한국당의 李漢東의원과 인간적으로 각별하다고 하던데요. 李漢東의원의 지역구에 자민련 후보를 내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李의원과 나쁜 사이는 아니지요.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사람이 없어서 그랬어요. 하겠다는 사람은 자격미달이고 그럴 바엔 내지 않는 것이 李漢東의원에게도 좋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했지요』
  
  ―朴泰俊 전 포철회장과는 연락이 있었습니까.
  
  『직접은 아니고 간접연락은 있었어요. 정치하고자 하는 의사가 전혀 없었어요. 그렇다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지요』
  
  ―민자당 대표로 있을 때 朴泰俊씨의 사법처리에 반대했다고 들었습니다. 朴씨가 한국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아직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종합제철소를 만들고 운영한 훌륭한 분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이나야마(기자住 : 일본 經團連 前회장)같은 역할을 했으면 해요』
  
  『애가 보고 싶다고 8개월만에 꺼내면 산모도 애기도 탈이 난다』
  
  ―金총재의 통일론은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환상적 통일론을 경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통일하면 큰일 난다 천천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마치 흡수통일도 반대하고 북한이 망하기를 기대하고 그냥 내버려 두자는 것으로 들립니다.
  
  『난 북쪽에 집적거리지 말고 더 변할 시간을 주자는 주장입니다. 다만 남북간 접촉기회 자체는 잃어버리지 말고 접촉할 때마다 신뢰와 동질성을 축적하는 노력을 계속하자는 겁니다. 북한이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풍화작용을 더 시켜야 합니다. 서독이 경제력 없이 동독을 안을 수 있었겠습니까. 환상을 버리자는 겁니다. 어느 날 통일이 올테니 그 때 어려움을 소화할 수 있도록 국력을 축적하자는 겁니다』
  
  ―어려움을 소화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어야 한다면 그 경제력은 언제쯤 갖출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선진국의 경우 개인소득 1만 불이 고빕니다. 1만 불이 2만 불 되는 3년 걸리고 2만 불이 3만불 되는데 4년 걸립니다. 우리도 이제 1만 불 고비를 넘었으니 매년 7.5-8%씩 경제성장하면 7년후 3만불이 됩니다. 그때는 북한 동포 2천2백만 명이 몰려와도 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통일에 대비하자고 얘기하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될려면 북한 당국과는 별개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도와 줄 것은 도와주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뒤에서 보호, 보장해주고 민간인들을 앞세우자는 게 내 의견입니다. 북한은 거부할 것이지만 경제인들을 계속 보내자는 것이니(우리의 통일방안이) 소극적인 것은 아니지요 이런 비유를 합니다. 아무리 애기가 보고 싶어도 산모 배속에서 열 달을 채워야 산모도 건강하고 애도 탈이 없습니다. 보고 싶다고 6개월만에 꺼내면 산모도 애기도 모두 탈이 납니다. 일에는 다 때가 있어요. 그 때가 올 때까지 준비나 철저히 하자는 겁니다. 서독이 통일방안 내건 게 어디 있었나요』
  
  『내각제 개헌 공약하면 협조할 수 있다』
  
  ―자민련의 탄생과정을 보면 金泳三 대통령에 대한 반발 여론과 충청도라는 지역 지지기반이 합쳐진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피조물과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자민련이 보수층을 대변해 정권을 견제할 능력을 갖자면 「주체적 이념」으로 탄탄하게 무장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념정당으로서의 자민련이 돼야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자민련이 추구하는 이념을 설명해주십시오.
  
  『인간이 어떤 생활을 영위하든 남는 것은 문화입니다. 우리 전통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국에 걸맞는 문화 창달을 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그 바탕은 나라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등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지켜 나가자는 겁니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같은 급진 개혁주의는 다 배척합니다. 세상에 급진이라는 것 있을 수 없어요. 日日新 又日新, 하루하루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이 두다리 뻗고 편안하게 살 수 있어요. 지금은 뒤죽박죽입니다. 인간적인 기본 도리를 지켜가는 토양 위에서 발전을 기획하는 것, 이것을 우리는 총칭 「보수」라고 합니다. 우릴 보고 수구, 반동이라고 하는데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반동이라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이 만들어낸 말 아닙니까』
  
  ―다음 대통령 선거때 내각제를 공약하고 나오는 다른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 있습니까.
  
  『내각제를 한다면 협력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협력의 방법은 그때 가서 생각해야지요』
  
  ―개인적으로 내각제가 우리의 가부장적 문화 전통과 안 맞다는 점과 우리의 국민수준으로 봐서 향후 10년정도 대통령제 하에서 국가 경제력을 효율적으로 더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과 후진국을 빼고 대통령제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핀란드, 오스트리아, 불란서는 2元집정제인데 내각책임제를 철저히 가미한 제도입니다. 사실 우리 헌법에도 내각책임제가 가미돼 있어요. 그러나 대통령이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의식구조상 안될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제도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가부장적 문화전통을 얘기하지만 내각제에서도 상징적인 대통령이 있습니다. 위기땐 그 대통령이 기능하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가부장적 성격을 살리면서 실질적으로 독재를 견제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與小野大는 내각제 연습의 기회』
  
  ―與小野大를 그대로 두고 대화 정치를 이끌어가면 내각제 연습이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야가 무소속 후보의 영입 경쟁을 자제해야 된다는 뜻입니까.
  
  『무소속 후보 본인들이야 정당을 선택할 수 있지요. 그런 사람 막을 수 없습니다 무소속은 국회에서 4분 발언밖에 안 주는데 어딘지 골라 들어가는 겨우는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3-4개 정당으로 이루어진 이 구조를 살려서 대화정치 해보자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인간간에 情도 있어야 대화도 이루어질 텐데요.
  
  『정이야 윗사람이 베푸는 것이지요. 윗사람이 베풀지 않는데 되겠어요. 좋은 일 궂은 일 있을 때 대통령이 야당총재들 불러서 얘기해주면 얼마나 좋습니까. 국민이 보기에도 얼마나 좋아요. 대통령 중심제는 청와대에서 혼자다 하라는 것이 아니잖아요』
  
  ―3金씨는 누가 뭐래도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인물들입니다. 한 시대를 사는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인생을 얘기할 기회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을텐데요.
  
  『그렇게 하려면 3인이 그런 생각을 갖고 그런 인간미와 여유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안될 것 같아요. 나는 얼마든지 좋아요. 노래부르고 칼국수집에 가는 것도 좋아요. 좋은 예가 서로 육사 동기생인 全斗煥, 盧泰愚씨 하는 것 보세요. 그게 권력 속에서 빚어지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아들을 죽이고 조카를 죽이는 일등, 별 짓 다하지 않습니까. 서양에서는 아버지까지 죽인 일도 있어요. 권력이 그런 것이라는 것은 이해가지만 안 그럴 수도 있는 건데…』
  
  『前職 대통령 격하 후진국에나 있는 일』
  
  ―現職 대통령이 前職 대통령을 격하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제는 우리 정치의 한 공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민이 그런 인식을 하고 있다면 불행한 것입니다. 후진국을 빼고는 그런 국민 없어요. 전직 대통령을 칭찬은 못할 망정 깎아 내리지는 않는 것입니다. 전직을 유린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본다면 이건 안됩니다. 그래서 대통령제가 한계에 왔다는 것입니다』
  
  ―金泳三 대통령 퇴임후 비슷한 경우가 왔을 때 또다시 응징하지 않고 편안히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金총재가 방패 역할을 할 각오가 돼 있습니까.
  
  『왜 전직을 쳐야 합니까. 국가를 위해 아들딸을 위해 이런 악순환은 끝내야 합니다. 그래서 金대통령에게 새로 일 시작하려 하지 말고 조용히 마무리하고 여생을 즐기는 최초의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기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金총재를 두고 결단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결단을 내릴 만한 결정적인 국면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보는데요.
  
  『결단을 내가 왜 안해요. 5·16에 내가 죽은 사람이요. 말도 안되는 소리. 죽음이라는 거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하는 말이에요』
  
  ―그 결정적인 국면이 다음 大選쯤 온다고 볼 수 있습니까.
  
  『살살 유도하지 마세요』
  
  ―사생관은 무엇입니까.
  
  『나는 덤으로 살고 있어요. 6·25때 동기생이 반이 죽었는데 살아남았고 5·16때도 목숨을 걸고 했는데 살았어요. 5·16전날 아들이 9개월째였는데 아내에게 유복자니까 잘 키우라고 하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죽음에 대해서는 겁이 없어요. 나는 그런 점에 대해서는 해탈했어요』
  
  이번 총선 유세때도 金총재는 헬리콥터가 구름 속에서 요동칠 때도 잠이나 잤다고 했다. 『비행기 타고 가다가 죽을 운이면 집구석에 있다가도 죽을 몸이다』는 배짱으로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金총재는 『결단, 결단하며 좋아들 하는데(내가) 결단한다고 지지해 줄 사람도 아니면서…』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1년 4개월 전 단신으로 민자당을 뛰쳐나와 거의 혼자의 힘으로 국회의 6분의 1인 50석 정당을 건설해 놓은 그에게 아직도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들리는 것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기대하는 결단의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리 金然極 月刊朝鮮 기자>
  
출처 : 월조
[ 2003-07-04, 14:0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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