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심제 고수 선언! -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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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와 자주는 뗄 수 없는 개념}
  
  ―金총재께서는 어떤 절대적인 가치를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들은 [민주]를 절대적 가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를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필요한데도 국가를 건설하고 독립을 지키고 자주노선을 걸어나간 사람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金총재께서는 자주와 민주 중 어느 것을 더 높은 가치라고 생각하십니까.
  
  {자주와 민주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공존하는 개념입니다. 개인도 자주성 있는 사람이 인권 등 모든 민주적 가치를 지칠 수 있듯이 국가도 민주주의가 없으면 자주성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張勉 정권 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외국 여러 나라에서 우리 정부를 존경했고 협력하려 했습니다.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정부가 대외적으로 자주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이죠}
  
  ―張勉씨가 민주주의를 하려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천하지는 못했고 5·16이 일어났을 때 수녀원으로 피탭求?등 행동이 자주적이지 않았습니다. 진정으로 민주화를 하려면 경제적·군사적 힘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이루려 했던 李承晩, 朴正熙대통령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주적 생각은 가졌지만 민주주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자주적인 힘을 가지지 못했죠. 張勉 정권은 그 짧은 기간 중에도 지자제 선거를 실시하고 노동운동에 자율권을 주는 등 민주화를 실천했습니다. 1961년 2월에는 4·19 이후의 혼란이 가라 앉고 안정기조를 되찾아 가는 상황이었는데 5·16은 명분 없는 쿠데타였습니다. 부정부패도 민주당 정권에서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것은 5·16 이후의 군사정권이 아무런 부정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朴正熙 정권의 5개년 계획은 張勉 정권이 만들어 놓은 것을 거의 그대로 썼던 것입니다}
  
  ―주자학도 우리의 현실에 맞춰 변용하지 않고 금과옥조로 생각함으로써 폐해가 생겼던 것처럼 민주주의도 무조건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문제가 생긴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데도 고집을 하고 적용을 하다가 군사 쿠데타를 당한 사람이 張勉이 아니냐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무엇을 지향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연 그 제도가 당시의 국민들에게 복지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실천력이 있었는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8개월의 짧은 시간을, 그것도 4·19라는 엄청난 격동 이후에 정권을 줘 놓고 우리가 민주주의 할 능력이 있었는가를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적어도 2년 정도는 시간을 줬어야죠. 張勉 정권만 보고 우리 민족의 능력을 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제도만이 서구에서 나온 것이지 민주주의의 원리까지 서구에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 우리 역사에서도 서구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민주주의의 이념과 원리가 나왔습니다.
  
  17세기 말에 서구에서 민주주의의 원리가 정립됐지만 그보다 훨씬 앞선 한 2천3백년 전에 맹자는, [천자는 하늘의 아들인데 하늘이 천자에게 善政을 하라고 맡겼다. 그러?선정을 안할 때는 백성들이 하늘을 대신해서 그 임금을 쫓아낼 권리가 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또 [백성이 첫째고, 나라가 둘째고, 임금이 셋째]라고도 했어요. 심지어 맹자는 [폭군은 백성이 죽이는 것도 정당하다]는 말까지 했지요. 그런 것이 민주주의 정신이죠. 우리나라에도 최수운이나 최시형선생이 말한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이나 사인여천(事人如天) 등은 바로 민주주의의 원리입니다.
  
  그리고 제도의 측면에서도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1∼2천년 전에 군현제(郡縣制)를 실시했는데 서구는 불과 2∼3백년 전에 이러한 제도를 시행했어요. 민주주의적인 이념과 전통을 훨씬 먼저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의 정신인 모든 중생이 평등하다는 것도 민주주의적인 정신을 대변하는데 이런 영향으로 지금 아시아에서도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가 50%를 넘고 있어요. 민주주의를 안하면 발전할 수 없고 성공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정보의 자율적인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정보화사회가 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앨빈 토플러가 예언한 대로 민주주의를 안하면 정보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이죠. 민주주의를 하지 않으면 첨단산업을 일으킬 창의력이 생겨나지 않아요.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컴퓨터 통신같은 것이 발달하면 직접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의견 취합이 신속하고 쉬워질테니까요. 형태는 바뀌어도 그 원리는 변함이 없고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21세기는 민주주의에서도 국가적인 측면보다는 개인이 중시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현직에 있는 대통령을 견제해야}
  
  ―金총재께서는 [金대통령이 퇴임한 후에는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데 결정적으로 도울 사람은 바로 나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全斗煥·盧泰愚 前 대통령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은 대부분 퇴임 후 불행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같이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나라에서는 잘못된 일이 있어도 임기 중에 처벌할 수가 없는데 사후에라도 처벌되는 것이 정의를 세우는 데 옳은 일 아닙니까. 퇴임 후에 언론이나 검찰에 의해 비판받고 처벌되는 것이 전통처럼 정착이 된다면 재임 기간 중의 대통령에게도 심리적 압박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까 金대통령에게도 굳이 퇴임 후에 안락하게 되길 바란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닙니까.
  
  {민주주의와 정치가 바로 되려면 대통령 재임 중에 잘못된 것은 시정이 돼야지 다 저질러버리고 퇴임한 후에는 사후 약방문격으로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金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지금 얘기하고 지금 밝혀서 시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러난 뒤에는 편히 살게 하자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권력을 가지고 있을때 위험한 것이지 놓고 나면 아무 힘이 없어집니다. 잘못하면 보복의 악순환이 될 수 있고 비겁한 짓이 될 수도 있어요.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니까 권력을 쥐고 있을 때 올바로 견제하고 비판하는 주인행세를 해야지 물러난 뒤에 하는 주인행세는 최선이 아닙니다.
  
  또 어린이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우러러보던 대통령이 자꾸 잡혀가고 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처벌은 권력을 가지고 나쁜 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목적이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목적은 아니지 않습니까. 권력을 쥐고 있을 때 견제하고 못하게 해야지 권력을 떠나 더 이상 나쁜 짓 할래야 할 수 없는 사람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정치발전의 측면에서 볼 때는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은 젊다}
  
  ―金총재께서 金대통령에 대해 애정어린 말씀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문제는 신뢰성입니다. 1989년12월에 1盧3金이 모여서 全斗煥 대통령과 5共 문제는 국회증언을 통해 끝낸다는 데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니까 그 문제가 다시 제기했고 5·18특별법 등을 통해서 이를 문제 삼는데 金총재께서도 앞장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金泳三 대통령에 대해서도 퇴임 이후 그런 약속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89년 당시 5共 청산할 때는 全斗煥씨가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을 완전히 뒤집고 심지어 내가 폭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무력개입을 했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5共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광주학살에 대해서도 사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문제삼지 않을 수 없도록 본인이 만든 것이죠. 나의 주장은 일관됩니다. 광주의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하고 정당한 배상을 하고 기념 사업을 하자는, 지금까지 계속 주장해온 내용이 主지 누구를 처벌하자는 것이 主가 아닙니다. 광주문제에 대한 정당한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지금 검찰은 광주를 유혈 진압한 것을 두고 내란목적의 살인이라고 보고 있는데 정확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정권 잡기위해서 다 한 짓이죠. 全斗煥씨가 너무 강변하고 있어요}
  
  ―내란을 목적으로 한 살인이냐, 아니면 정권을 잡는 것은 다른 스케줄대로 가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데서 광주문제가 생겼다고 분리해서 보느냐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여하튼 그 사람들이 광주에서 불필요한 살상을 일으키고 그것을 정권 잡는 데 악용한 것은 사실이고 나를 배후 조종한 세력으로 몰고 한 것은 그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 한 일 아닙니까}
  
  ―그런데 선후관계를 따져보면 5·17이라는 일종의 내란을 먼저 했지 광주사태를 먼저 일으켜서 그것을 빌미로 해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선후관계를 뒤집어서 내란 목적을 위한 살인이라고 하면 유혈진압이 먼저 일어난 것처럼 되지 않습니까.
  
  {나는 12·12 때부터 정권 잡기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봅니다. 5·17, 5·18 모두 정권 잡기 위한 내란 목적에서 했다고 봐요}
  
  ―趙淳 시장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고 그것이 정계복귀의 신호탄이 되었는데 趙시장은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 때 입당하지 않았습니다. 趙시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趙시장이 입당 안한 것에 대해서는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시 출마한 세 분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당선되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탰던 것이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무난히 시정을 이끌어 왔고 이제 경험도 쌓였으니 앞으로는 더욱 잘할 것이라 믿습니다}
  
  {교육 투자가 최우선}
  
  ―세계적인 추세가 젊고 패기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도 그렇고 이스라엘도 이번 선거에서 40대와 지도자를 뽑았습니다. 시대가 金층재보다 먼저 달려나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정치인이 젊은가 안 젊은가는 생각과 건강이 중요하지 연령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1세기의 대변혁 시대를 대비해 그것을 따라가려는 노력을 하느냐 안하느냐, 그리고 건강과 정신적 자세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가를 보고 지도자의 능력을 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격변의 시대에 대처하는 식견과 활력이 있으면 늙어도 젊은이요. 그것이 없으면 젊어도 늙은이입니다. 지금은 그러한 초고속의 변화의 시대입니다}
  
  ―재정투자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어느 분야를 가장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육입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에게 국정이 맡겨진다면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인 방법까지 설명했다.
  
  {공업 노동자들에게 일자리 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교육에 투자해 첨단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더욱 필요한 일입니다. 미국이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대학의 수준이 항상 1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인 재교육 문제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세상에서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내가 뒤처지는 게 아닌가 하고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겠으니까 허둥댑니다. 불안 속에 삽니다. 국가가 주도해서 국민들에게 일정한 시간에 모두 텔레비전 앞에 모여달라고 해서 그 시간이 되면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 관료들이 나와서 국민과 함께 변화되는 환경을 논의하고 [앞으로 사회는 이렇게 이렇게 변화해가니 국민 여러분들은 이런 방향으로 준비를 하면 안심하셔도 되겠습니다]하는 국민 교육을 1년에 두서너 번쯤 방송을 하면 얼마나 효과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교육자료도 쉽게 구해 볼 수 있도록 배포하고요}
  
  이런 얘기를 하는 金총재의 모습은 {좋은 세상이 오면 정말 좋은 정치 한 번 해보려고 감옥 안에서건 밖에서건 항상 공부를 했다}고 말하던 때의 다소 우울해 보이던 표정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활기에 넘쳤고 어조도 힘찼다. 그가 항상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언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교육 다음엔 문화}
  
  {교육 다음에는 어떤 분야인가}를 묻자 역시 거침 없이 {문화}라고 대답했다. 문화가 발전돼야 창의력이 증대되고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1세기는 문화산업이 아주 큰 몫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묻기도 전에 {그 다음 순위는 꼭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중소상공업}이라고 말했다.
  
  ―야당 특히 국민회의에서 중소기업에 관심을 갖고 보호 노력에 앞장서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해 충고도 해야 하고 희망 없는 중소기업을 무조건 지원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경제는 어디까지나 경제논리에 의해 해결되어야 합니다. 희망 없는 중소기업은 전업자금을 지원해서 전업을 시켜야지요. 그러나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도 돈이 없어 물건을 못 만들다가 결국 대기업에 빼앗겨 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은행돈도 굳이 담보가 있어야 빌려주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가장 심합니다. 담보를 대신해 줄 신용보험사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은행 입장도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대기업이 1년에 갚지 못하는 돈이 수천억원에 이르는데 비해 중소기업이 못 갚은 돈은 수백억에 불과하다는 것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金대통령과 金총재 두 분의 공통점은 섬에서 태어나 바다를 잘 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해양으로 뻗어나가 해외무역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우리나라가 해양을 중시하고 해양 정책을 더욱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해양부 설치는 지난 총선의 우리당 공약사항이었고 정부에서 설치한 것을 환영합니다. 세계 문명은 5∼6천년 전에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나일강, 인더스 강, 황하강 유역 등에서 일어난 하천문화에서부터 발달되기 시작했고 각 대륙의 연안과 지중해같은 內海문화를 거쳐서 15세기 말에 컬럼부스가 등장하면서 지난 3, 4세기 동안은 대서양시대를 맞이했습니다.
  
  20세기 후반은 태평양시대가 시작된 세기입니다. 태평양을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큰 관건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죠. 태평양시대는 동아시아시대고 그중에서도 중국, 일본, 한반도 등 동북 아시아가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해저의 지하자원 개발, 해양도시 개발, 해운업, 해산물과 어류의 양식 등 앞으로 전도가 양양한 사업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장보고 시대에 해상의 주도권을 장악했던 역사도 있습니다. 과거의 육지 중심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바다를 육지 못지 않게 중시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惡이 아니라 예술이다}
  
  ―金鍾泌 총재와 공조하는 것을 보면서 [과거에는 DJ가 YS와 대등한 수준에서 겨뤘었는데 이제는 JP와 합쳐야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YS가 권력을 가졌다는 프리미엄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30여년 간 정치를 해오셨는데 金총재께서는 권력을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십니까.
  
  {나는 지금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권력 상대방을 잘못 만나왔어요. 朴正熙·全斗煥·盧泰愚 대통령, 金泳三 대통령까지도 그렇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권력을 남용하고 야당을 말살하려했다는 사실입니다. YS까지 그럴 줄은 몰랐어요. 권력은 잘 이용하면 정말 좋은 것입니다. 권력은 악이 아니라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권력이 학교 급식을 결정하면 어제까지 도시락을 못싸오던 어린이가 점심을 먹게 되고, 권력이 노인 복지 시설 확충을 결정하면 거리를 헤매던 노인들이 보금자리를 얻게 됩니다. 권력이 문화정책을 강화하면 아름다운 예술의 꽃이 핍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권력을 선용한 대통령을 보지 못했어요. 권력을 가졌을 때 자기는 비호하고 남을 치면 다음에 자신이 그렇게 당할 씨앗을 잉태하는 것이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이 좋은 사람을 골라서 그에게 정치를 맡기고 그리고 권력을 남용하거나 부패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국민은 아직까지 그 수준에 좀 못미친다고 생각됩니다. 사람의 능력과 지조, 정책을 따지기 이전에 먼저 고향을 보고 투표하고 용공조작에도 쉽게 흔들립니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아직도 돈 받고 표 찍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보듯 미국 국민들은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한 것을 2년에 걸쳐 끈질기게 추적해서 닉슨을 물러나도록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金대통령이 盧泰愚 前대통령에게 3천억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92년 大選에서 1조원 이상을 썼다는 것은 거의 드러난 사실인데도 추적하려하지 않습니다. 언론의 감시 기능도 아직 미흡합니다. 국민이 권력자를 올바르게 뽑고 잘 감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잘 쓰면 천사가 될 수 있고 못 쓰면 악마도 될 수 있는 권력을 바르게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金총재께서는 그런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는데 권력과 관계되는 정치를 하다 보면 어떤 때는 소신과 맞지 않는 발언도 해야 되고 어떤 때는 위선적인 모습도 보여야 되고 합니다. 이제는 인생을 반추할 수 있는 입장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보다 자신에게 정직한 행동으로써 먼 역사에 크게 기록되는 정치생활의 마무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시지는 않습니까.
  
  {내가 살아온 길에서 무엇이 되기 위해 원칙을 버린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나는 내가 죽은 뒤에 역사가에 의해 정직하게 평가되리라 믿습니다.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지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대통령을 한번 해보겠다는 것은, 내 나름대로는 일생을 바쳐 준비해 온 것인데 이것을 한 번은 국민을 위해 써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내가 위대하고 그렇지 못하다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全斗煥씨가 사형선고를 할 때도 [나는 지금 죽지만 내가 당신한테 역사에서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는 신념을 가졌습니다. 내가 살 수 있을 때도 정도가 아니면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 金大中이의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3당 합당 때 盧泰愚씨로부터 직접 같이하자고 권유를 받았고, 그렇게 되면 다음 정권을 내게 준다는 데도 거절했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평가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같이 보상 못받은 사람도 없다}
  
  ―그 포기하지 않는 원칙을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첫째는 나의 신앙, 양심 그리고 국민과 역사에 대한 충성입니다. 국민들에게 그렇게 모든 것을 바쳤지만 나같이 보상을 못받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 국민이란 특정계층의 국민을 말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전부를 뜻합니까.
  
  {물론 전부죠. 나는 어떤 지역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죽은 후에 가장 안타깝게 생각할 사람은 지역감정이나 용공조작에 의해서 나를 배척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나는 자기들을 사랑하고 목숨을 바쳤는데 이유 없이 차별한 것에 대해 내가 죽은 다음에는 아쉽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대통령이 되지 못해도 불행하지 않아요. 다만 일을 못한 게 서운할 뿐이죠. 그렇게 사니까 큰 고민이 없어요. 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고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바르게 사는 것이니까요}
  
  金총재는 오는 7월11일 예정된 전주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다리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이 많이 불편했는가}를 묻자 {어디를 올라갈 때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인간적인 면이 진하게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정리 金德翰 月刊朝鮮 기자>
  
출처 : 월조
[ 2003-07-04, 14:0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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