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심제 고수 선언! -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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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중심제 固守선언! - 金大中새정치 국민회의 총재
  
  『15代 국회는 개헌할 권한 없다. 현행 헌법으로도 내각제 운영 가능, 필요하면 16代 선거에서 국민에게 물어야』
  『국립중앙박물관 졸속 철거 반대… 월드컵 때 우리의 혼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내각제보다는 지자체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자학의 명분론은 우리 정치의 긍정적 요소』
  『대통령 되어 평생 동안 준비해 온 것을 한 번은 써보고 싶다}
  『金鍾泌씨는 군인 출신중 가장 탁월』
  『내가 죽은 뒤엔 나를 배척한 사람들이 가장 안타까워 할 것』
  
  <1996년 7월 월간조선>
  
  

  
   우리 민족은 주체성이 강하다
  
  지난 6월11일 오전 비둘기색 양복에 미색 사선 무늬 타이 차림의 金大中 새정치 국민회의 총재는 인터뷰 장(서교 호텔 중국식당)에 들어서면서 먼저 날씨 얘기를 꺼냈다. 어제 오늘 단비가 내렸다는 것이었다. 며칠 전 기자가 취재를 다녀온 중앙아시아 문제로부터 대화를 시작했다. 몽골 초원의 대화재와 고비사막 지하에 매장되어 있다는 지하자원이 얘깃거리였다. 그는 무한정한 자원 등 잠재력이 큰 중앙아시아에 미국이 이미 진출해 있고 또 그 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이 對北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신강성의 타림분지와 우루무치에 묻힌 원유 등 자원과 파이프라인 건설 문제에 관해 대화하다가 金총재는 {중국이 21세기를 지배할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金총재도 그렇게 보느냐}고 질문하자 {중국에는, 방대한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리느냐,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그 수가 크게 늘어가고 있는 중산층의 정치적 권리 요구를 공산당과 군부가 언제까지 누를 수 있을 것인가, 또 세계적으로 지방화되어가는 추셀【?각 省들이 내세울 지방자치권 요구, 소수민족 자치주들의 독립 움직임 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 어려움도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감에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성공했고 세계은행이 2020년에는 중국이 GNP총량 면에서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분석하는 등 한 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매우 복합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륙문화권에서 벗어나 해양문화권으로 나아감으로써 큰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가 앞으로 중국이 강성해지면 다시 중국에 끌려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金총재는 {우리가 중국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면서 {몽골, 만주족 등은 중국을 침략하고 제국을 세울 수는 있었지만 그 거대한 문화권에 이내 동화되어버린 반면에 우리 민족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행세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받아들일 때 우리 것으로 재창조함으로써 그들과 동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불교문화나 유교문화 모두를 우리에 맞게 개조해 받아들였다면서 원효의 [대승기승론초]나 [금강경론] 등의 불교 해석은 오히려 중국사람들이 경탄하고 있고 주자학의 경우도 지금 세계 15∼16개국에 퇴계학회가 생길 만큼 우리의 독특한 해석이 평가받고 있는 등 우리 민족은 의외로 문화적 주체성이 강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주자학에 대한 식견
  
  {주자학이 학문적으로는 발전했지만 조선 선조 때 사림파가 정권을 잡은 이후로 상무정신과 실용주의적 사고가 약화되고 위선적 명분론에 빠짐으로써 국력이 쇠퇴하고 백성들의 생활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주자학에 대해 상당히 정돈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우선 주자학의 폐해부터 지적했다. 첫번째가 사상적인 탄압이었다. 불교와 양명학, 우리의 민족종교인 샤머니즘을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후대에 와서는 가톨릭과 동학을 탄압함으로써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신적 다양성과 활기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폐단은 모든 것을 극단화함으로써 형식적인 측면에 기우는 것이라고 했다. 반상·적서 차별이나 과부의 개가 금지 등이 그 전형적인 예이고 또 효도하는 것조차 형식화되어 전쟁을 치르던 고을 원님이 전쟁터를 이탈하여 3년상을 지내는 것을 옳은 것으로 인정하는 정도로 폐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자학이 우리 사회에 남긴 장점도 있다고 했다. 우리 정치의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치는 [명분]이 [명분론에 빠져 공론을 일삼는다]는 식으로 비판되고 있지만 나름대로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의리]를 첫째 항목으로 삼는 일본 정치와 비교해 설명했다. 다나카 가쿠에이가 록히드 사건으로 몰락해도 추종자들이 그 곁을 떠나지 않고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민주주의의 원리는 시비(是非)를 따지는 것이므로 극단적인 명분론만 경계한다면 명분을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적 사고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물관 없는 월드컵
  
  {중앙청 철거 문제도 명분론이 치우친 것 아니냐}고 묻자 더욱 논리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민족의 정궁을 복원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졸속 처리를 하다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우선 중앙청이 치욕의 역사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치욕의 역사도 우리 역사입니다. 그리고 항상 치욕만 있었던 것이 아니잖아요. 제헌의회가 열렸던 곳이고 9·28 서울 수복 때 국기를 가장 먼저 올렸던 곳이기도 하지요. 또 일본은 1926년부터 19년간 사용했는데 우리는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그 건물을 쓰지 않았습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총독이 쓰던 곳을 후임 대통령이 계속 쓰고 있고 역사의 증거물로 삼아요. 철거하려 한다면 먼저 국민의 공론에 붙였어야죠.
  
  또 하나 문제는 철거를 하더라도 박물관을 먼저 지어놓고 했어야 한다는 거예요. 7년이나 더 있어야 새 박물관이 완공된다는데 문화재 보호 측면에서도 문제지만 그 기간동안 우리 민족 문화의 상징인 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죠. 당장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에도 중앙박물관이 없게 되는데 세계의 손님들을 초청해 놓고 그 나라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리고 건물도 다른 데 옳기는 게 좋지 그냥 때려부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일제가 지은 건물이라고 부숴버린다면 경부선 철도도 없애야 됩니까? 시청도 한국은행도 모두 헐어야지요. 우리의 지난 역사가 치욕이지 건물 자체가 치욕이 아닐 뿐더러 건물 형식도 일본식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이 지나친 명분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우리가 건물을 부술 때 TV를 통해서 세계 각국에 중계될텐데 국제적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거예요. 50여년이 지나도 원한에 사무쳐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金총재께서도 私的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지 정치적 공론화를 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느끼지는 않습니까.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극단적 분위기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반공·반일 등에 관련된 말이 한번 비위에 안맞으면 무조건 용공·친일이라고 몰아칩니다. 소신있는 발언을 제대로 할 수 없죠. 언론도 이성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20세기가 끝나가는 세기말의 시점입니다. 그 의미를 어떻게 정리하고 계십니까.
  
  {20세기는 거대국가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부가 경제를 지배하고 조세와 예산을 통해 국민경제를 지배했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대외적으로는 거대국가 간의 열전과 냉전의 시대였지요. 21세기가 도래하면 이러한 것은 완전히 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민족단위와 민족국가가 쇠퇴하고 국경 없는 경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중앙정부의 통제가 약화된 지방화시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수직적 지배의 시대에서 수평적 참여의 시대로 변화될 것입니다. 정점에서 하향지때하는 피라미드의 시대에서 오케스트라의 시대로 변한다고 할까요.
  
  21세기의 경제도 소품종 대량생산의 대기업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중소기업시대가 될 것입니다. 중화학공장같은 대기업도 내부적으로는 수백개의 독립 해산단위로 분할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체제의 변화가 수평적 참여를 요구합니다. 수직지배의 시대가 독일이나 일본민족의 성향과 잘 맞았다고 한다면 수평참여의 시대는 우리 민족성과 잘 어울립니다. 우리 민족성을 恨, 멋, 신명, 이 세 가지로 정의한 적이 있는데 신명이 나도록 하면 수평 참여의 시대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노령인구 방치는 배은망덕
  
  ―그렇다면 우리는 21세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겠습니까.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그야말로 [새정치]를 해야 합니다. [새정치]란 참여의 정치, 신명나는 정치를 말합니다. 특히 여성에게 기회를 많이 줘서 차별이 없는 참여의 정치를 이끌어내고 지방자치제를 강화해서 모든 단체에 자율성을 주어야 합니다. 스스로 책임을 지고 참여하게 되면 신명나서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게 될 수 있습니다. 경제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시대에 대비해 대기업 중심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키고 기술과 디자인 개발에 주력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을 공업으로 국한시키지 말고 상업, 서비스업도 포함시켜야죠.
  
  관광·회의·문화 사업 등도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20세기가 경제와 군사력의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경제와 문화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문화의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건실한 발전을 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지금 일부 서구사회와 같이 완벽한 복지제도를 갖추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서구식 복지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연령구조가 점점 노령화되고 있는데 지나친 서구식 복지정책은 국민을 나태하게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상실시킬 우려가 있어요. 퇴직 이후에도 사회활동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자력구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장애인에게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복지 문제를 너무 내팽개쳐 왔어요. 우리나라가 경제로는 세계 11위권의 大國이라고 하는데 사회보장 국가예산은 75위이고 사회보험까지 계산해 보면 세계 1백22위라는 통계도 있어요. 점심을 못먹는 노인이 30%에 이르고 용돈 궁한 노인이 80%, 거리를 헤매는 올 데 갈 데 없는 노인이 10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노인들은 우리가 전쟁의 피해에서 일어서려 할 때 꿀꿀이죽 먹으면서 미군의 낡은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서, 농촌에서 일하면서 우리 경제발전의 기초를 만든 세대들입니다. 이들을 내팽개치는 것은 배은망덕한 행동이죠. 효도라는 것도 가족단위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효도가 병행되어야 하고 자식이 부모를 편안히 모실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효율성 없는 사회복지예산 지출은 자제해야 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놀고 먹는 제도를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다음 남북문제를 살펴보면 북한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써온 흡수통일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고 사태만 악화시켰습니다. 어떠한 군사적 도발도 못하도록 철저한 안보태세를 갖추면서 북한이 연착륙하도록 유도하여 북한을 제2의 중국이나 베트남이 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잘 돼야 우리의 부담이 적어진다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개헌으로 권력구조 못 바꾼다
  
  ―권력구조면에서는 지금의 대통령 중심제가 21세기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느 제도가 적합하느냐를 따지는 것보다 국민들이 어느 것을 원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제도를 가져야 활기가 생기고 신명이 일어낫求? 국민들에게 물어봐야죠}
  
  ―국민득의 뜻을 아는 방법은 선거와 여론조사인데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선호도가 비슷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지도자로서 국민의 뜻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정치철학을 관철시키려는 지도적 입장도 필요한 것 아닙니까.
  
  {여론조사에서도 여러 상이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물론 다른 여러가지 요인들도 투표에 영향을 미치긴 했겠지만 내각제를 내세운 자민련이 16%를 얻었고 대통령제를 지지한 나머지 3당이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지금 국민의 여론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 막 선거가 끝났는데 권력구조를 바꾸자고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하자면 16대 때나 해야죠. 현행 헌법 하에서도 얼마든지 내각제적 요소를 적용하여 운영할 수 있어요. 국무총리가 제청할 수 있고 국회가 불신임권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누차 주장했듯이 거국내각, 연립내각 구성도 가능합니다. 그런 헌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대통령이 독재적인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야당과 국민이 견제해야 합니다. 정부 여당이 항상 주장하는, 여당이 국회 과반수가 되어야 안정이 된다는 논리도 잘못된 것이지요.
  
  내각제에서는 과반수가 안되면 정권이 바뀌지만 대통령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임기가 보장되어 있고 국회결정을 비토할 권한도 있습니다. 지금 클린턴 대통령도 여소야대 국회 아래서 잘 하고 있지 않습니까? 현행법을 가지고도 잘 운영할 수 있는 것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니까 대통령제 폐단만 부각되는 것입니다}
  
  ―15대 국회에서는 권력구조에 관련된 개헌을 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까.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선 선거 때 대통령 중심제를 공약했기 때문에 내각책임제로 개헌할 권한이 없습니다. 또 지금 여당이 다수인 데 내각제 했다가는 수평적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목적을 이룰 수도 없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가 현재의 법 가지고도 잘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권력구조 개편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어떻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金鍾泌 자민련 총재는 다음 大選에서 내각제를 공약으로 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나 국회의원 중에도 내각제에 호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제의 신념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차원에서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를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내각제보다 지자제 강화가 중요
  
  ―권력구조 문제가 상당히 민감한 것이기 때문에 논의가 본격화되면 여파가 크기는 하겠지만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새시대에 맞는 올바른 정치의 틀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는 않으십니까.
  
  {혁명적 변화가 올 21세기를 대비해서는 지도자가 그 변화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철학과 통찰력을 갖추고 알맞는 정책을 세워 흔들림 없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기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대통령제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각제는 아무래도 안정되기가 어려워요. 21세기에 필요한 것은 내각제의 도입보다는 우선 지방자치제의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중앙 정부는 정책과 예산을 기획만 하고 집행은 지방자치 단체와 기업에 맡겨야죠. 중앙 정부가 중점적인 일만 맡아도 세계를 내다보며 정책을 새우려면 할 일은 무척 많을 거에요.
  
  어제(6월10일) 발표한 PCS 사업자 선정도 왜 정부가 개입해서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어요. 국제 경쟁에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을 배제한 것도 큰 문제지요. 매년 한해에 2백여명의 중소기업 사장이 자살을 하고 1만4천여개 중소기업이 도산을 하는데 돈벌이 될 만한 사업은 하나도 안주잖아요}
  
  ―金泳三 정부 들어 실시한 금융실명제가 중소기업의 도산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실명제 자체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보완대책에 너무 문제가 많았어요. 사채 시장은 다 막아버렸는데 은행에서는 담보 없으면 돈을 안 빌려 주니 내일 받을 돈이 있는데도 오늘 도산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1년이 됐는데요, 지금까지 地自制간 성공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대체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치단체장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고 시장통까지 누비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현안을 논의하면서 행정을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들의 주인의식이 높아진 것이 중요한 점이죠}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 투쟁했다
  
  ―21세기는 金총재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그 동안의 정치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와 겹칩니다. 어떤 식으로 마무리할 생각입니까.
  
  {내가 그 동안 반독재 투쟁을 해오면서 한 번도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 투쟁했던 것이죠. 감옥에 들어갔을 때나 감옥 밖에서나 항상 공부를 했고 좋은 시절이 오면 어떻게 하면 국민들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내 부덕의 소치와 내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역 감정과 용공조작, 관권 총동원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고 그래서 정계를 일단 떠났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계를 떠나서 金泳三 대통령이 정치하는 것을 보니까 과거 우리가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주장하던 것과 정반대의 행태를 보여줬습니다. 지방자치, 악법의 개폐, 노동운동 허용, 한국은행의 독립, 통합의료보험 실시 같은 문제는 일체 외면하고 결국 하고 있는 것은 全斗煥 대통령 때와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언론에 압력을 가하고 야당을 말살하고 편파·표적수사를 자행했습니다. 이제는 심지어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상황에까지 왔습니다. 그런 데다가 내가 떠날 때는 거대 야당을 말살하고 편파·표적수사를 자행했습니다.
  
  이제는 심지어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그런 데다가 내가 떠날 때는 거대야당을 만들어 주고 후계자까지 전력을 다해서 총재로 당선시켜주고 나왔는데 결국 야당이 야당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나는 정치인이지 은둔한 지사가 아니다. 정치가 잘못되고 있고 대안이 없는데 나라도 나가지 않으면 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것입니다.
  
  새정치국민회의가 나온 이후에 金泳三대통령이 우리 당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말살하려 했습니까. 그리고 1년 반 동안이나 진실을 다 알고도 감췄던 盧泰愚 비자금 문제도 우리가 나온 이후에 표면화되었고 또 광주문제도 2년 반 동안 취급을 거부하다가 우리 당이 창당된 이후에 해결되었습니다. 앞으로 제일 중요한 문제는 수평적 정권교체라고 생각합니다. 50년 동안 여당이 여당되고 야당이 야당되는 상황에서 권위주의적 틀이 바뀌지 않고 강화되어 온 것입니다. 또 한 지역에서 37년간 집권자가 나왔으면 이제는 다른 지역에서 나와야 합니다.
  
  우리나라 힘있는 자리 10개, 안기부, 검찰, 경찰, 국세청, 기무사, 그리고 5개 軍의 책임자 중 9명을 PK지역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 그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머지 1명조차도 대통령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법은 세상에 없습니다. 과거 全斗煥, 盧泰愚 대통령 시절에도 없던 일입니다. 충청도건 전라도건 경기도건 한 번은 경상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집권자가 나와 인사·지방발전·문화적 처우 등에 있어 지역 차별이 없어져야 합니다. 수평적 정권교체와 특정지역 정권 교체 이 두 가지가 이루어져야 역사 바로 세우기나 개혁이 올바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수평적 정권교체를 주장하면서 정권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될 수 있는 얘기지만 지역간 정권교체를 공론화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정치는 이념이나 정책에 따라 정당이 만들어지고 대결을 해야지 지역에 따라 편이 나눠진다면 국가가 분리되었거나 연방제를 할 경우에 나올 수 있는 논리 아닐까요. 이것은 정치일반론을 뛰어 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를 저차원으로 내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가 그런 저차원에서 정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젭니다.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1992년 14代 총선에서 우리가 좋은 정책을 내세우고 권위있는 기관에서 우리의 공약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한 표도 도움이 안됐습니다. 우리가 농민을 위해서, 중소기업을 위해서 그렇게 노력했지만 그들의 표가 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항상 지역성에 얽매여 투표했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남이가] 한 마디가 모든 걸 다 뒤엎는 거예요.
  
  이 문제를 깨지 않고는 정치가 정책대결이나 이념대결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국정을 맡은 사랑은 공정하게 인재를 등용하고 공정하게 지역 발전을 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 자기 지역의 인재만 쓰고 자기 지역만 발전시키는데 이 문제를 덮어두고 이념과 정책을 얘기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정치를 비하시킨 것이 아니고 역대 정권이 정치를 비하시켰기 때문에 이 바하를 깨야 정치가 승화된다는 것입니다}
  
출처 : 월조
[ 2003-07-04, 14:0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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