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론파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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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때는 동맹파업?
  
  지난 8월말 서울신문사장으로 임명된 서기원(徐基源)씨는 9월2일 전무와 세 이사를 데리고 서울신문 노조사무실을 방문했다. 서울신문 노조회보는 「이 예방이 노조설립 후 처음 있는 일로서 조합과 회사간에 신뢰하는 풍토를 조성해 보자는 회사측의 자성이 담긴 강력한 메시지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한국의 언론사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조운동의 현주소를 엿보게 한다. 동아일보사 노조는 「전국언론사 노동조합협의회」를 조직해 놓고 있다. 이 협의회의 위원장은 동아 노조의 조합장인 金鍾完기자(38)다. 사회부 소속으로서 체신부를 맡고 있는 金기자는 고려대학교를 거쳐 지난 74년 12월에 동아일보로 옮겨 체육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지난 79년 말에 사회부로 옮겨 일하고 있다.
  
  金위원장은 『지난해 9월의 신동아 사태를 계기로 편집국 안에서 노조설립준비 작업을 거의 공개적으로 시작했었다. 경영층과 간부들의 반발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특히 사내 인간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신경을 썼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활동은 직장 민주화의 가장 중요한 방법이며, 직장 민주화는 사회민주화의 기본 단위다』고 했다. 이런 아래로부터의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비상 사태가 터질 때에도 동맹파업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어 군사 독재 재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쐐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언론노조 간부들이 많았다.
  
  구 여권매체에서 진통 심해
  
  金위원장은 『이 협의회를 언론노조연맹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중인데, 한국노총에 가입할지의 여부는 초대 집행부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언론노조 연맹으로 등록하려면 지금 언론노조가 속해 있는 출판노련의 양해를 받아야 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金위원장은 말했다. 한국肌??언론노조 연맹의 노총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언론노련을 끌어 들여 어용이란 비판을 받아온 노총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쇄신해 보겠다는 계산도 있는 듯하다. 언노련이 창립되면 각 단위노조의 상급단체로서 각개 언론사의 단체교섭에 대신 참여할 수 있고, 단체교섭의 지침을 내려보내며, 동맹파업을 할 수 있는 등 그 힘이 자못 커지게 된다.
  
  金위원장은 『특정사를 위한 단체행동 보다는 계엄령 등 사회변동에 대한 대응수단으로서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金위원장은 올해의 언론노조운동이 공정보도로 그 초점이 맞추어졌고, 이에 따라 편집권 독립, 편집국장 추천, 또는 직선제 등이 쟁점으로 된 데 대하여 이렇게 설명했다.
  
  『언론노조는 지금 기자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회원들은 기자뿐 아니라 공무국, 광고국, 총무국 직원 등 타국 사람들도 많습니다. 요구사항도 국출신에 따라 다릅니다. 기자들은 대체로 공정보도, 타국 사람들은 처우개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봉급이 타 직종에 비해서 많기 때문에 인금인상 위주의 싸움은 사회적 설득력이 약합니다. 자연히 공정보도가 명분으로 전면에 나섰는데 이런 경향은 앞으로 몇 년간 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언론자유가 제자리를 璲?타국 사람들이 노조활동 방법에 대해서 익숙해지면 주도권이 공무국 사람들에게 넘어가리라고 봅니다. 일본도 그랬습니다』
  
  편집책임자 추천, 사장퇴진, 회사 형태 개편 등 매우 앞선 요구가 나오고 있는 언론사는 KBS, MBC 경향신문, 서울신문, 부산일보 등 그 언론 노조원들 스스로가 「여권매체」였다고 규정한 데다. 지난날의 가혹한 제약에 대한 반작용도 큰 것이다. 특히 외부의 간섭이 경영자와 편집책임자를 통해서 기자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에 평기자들의 경영자 및 편집간부에 대한 울분이 많아 노조활동을 통해 격렬하게 표출되었던 것이다. 金위원장은 『올해의 언론노조 투쟁은 거의 끝났는데 내년에도 편집책임자 선임 문제가 큰 쟁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언론노조 활동으로 우리 언론의 보도 자세가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특히 노사분규의 보도 자세에서 노동자의 처지를 전보다는 훨씬 더 많이 이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노조가 잘 운영되면 사내의 언론자유가 이루어져 분위기도 좋아진다』면서 『사용주와 노동자의 대등한 인간관계 속에서 떳떳한 근무자세가 확립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의 활동에 대한 자체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 언론사 경영인은 『조합이 자본주의의 기본질서인 사유재산권까지 무시하고, 적자를 보는 회사에서 적지도 않은 봉급을 또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언론자유를 빙자한 이기적 행동으로 비친다』고 했다.
  
  한 기자는 『언론자유의 실천은, 지금처럼 압력이 사라진 상황에선 결국 기자의 책임으로 돌아가며 그것은 기자의 자질 향상에 의하여 가능해 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자는 『노조운동으로 인간관계나 직업정신이 손상받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특권의식에 대한 반성
  
  요사이 언론노조 운동은 자기참회에서 출발한 자체 정화작업이란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언론계 내부에서는 금기시 되었던 자가비판도 활발하다. 회사 간부들에 대한 인신공격, 기자들이 받는 금품에 대한 비판, 자기회사의 기사나 논설 비판, 타 회사 기사에 대한 비판 등이 노조회보 등 유인물을 통해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비판의 정도가 심하여 야당·재야의 선전물을 연상시키는 것들도 많다. 너무 지엽적인 비판,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평가, 과장된 언어 선택 등 언론인답지 못한 표현도 많지만 크게 볼 때 「자체반성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론노조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기자들은 신문사의 경우, 30대 후반, 방송사의 경우, 이보다 약간 젊다. 내근 부서와 사회부 출신이 많고 정치부 기자 출신이 적은 게 공통점이다. 소속이 확인된 전국의 언론노조 간부 3백53명 가운데 정치부 기자는 12명뿐이었다. 학생운동권 출신도 더러 있다. MBC노조의 총무부 차장 심재철(沈載哲)씨(30·1980년 봄에 서울대 총학생회장·스포츠 취재부기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운동권 출신들은 노조원들의 단체 행동때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고 있다. 노조간부들은 회사에 약점을 잡히지 않으려고 자신의 직무에 대해선 충실한 편이라고 한다. 과거의 언론자유운동이 편집국의 분열로 실패했던 경우도 있어 요사이 노조집행부는 인간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이들은 또 편집권, 회사 형태 전환 등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하여 논리적 무장을 하고 경영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본 필자는, 한국의 언론이 누려왔던 특혜와 특권에 대해서 이들이 솔직한 반성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방송광고 공사가 지난 8년간 방송광고대행 수수료로 거둔 수입 중에서 언론인들에 대한 지원금으로 사용한 액수는 1천2백59억3천1백만원이었다. 2만 명에 이르는 언론사 종사자 1인당 60만원 꼴이다. 주요 지출 항목은 언론인 자질 향상에 약 2백10억원(언론인 해외시찰에만 약 45억원을 써 약 1천명의 기자 등이 해외여행을 했다), 언론인 복지후생비 약 1백96억원, 언론인 공익시설 건립 및 유지관리에 3백40억원, 언론기관단체 지원에 약 2백93억원, 연합통신·기독교 방송 등 지원에 약 1백63억원. 예컨대 신문편집인 협회는 약 5억9천만원, 기자협회는 약 5억원의 보조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언론인들에게 돌아간 특혜만큼 광고료와 상품값이 올라가 소비자에게 전가되었다는 비판에 대해서 광고공사에서는 『우리가 방송국에 대해 강력한 입장에 있었으므로 광고료의 인상율을 연(年) 8%정도로 억제할 수 있었다』고 주장, 소비자에의 부담전가를 부인하는 태도였다. 광고공사에서는 올해 2/4분기부터는 언론인 자녀 장학금의 지급을 중단하였다. 지난 8년간 이 장학금으로 1백42억여원이 지출되었었다. 새 신문사가 많이 생기자 이 장학금을 계속 대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81~'88 언론공익자금 집행현황(단위 : 백만원)
  
  
  총계 : 123,931
  
  높은 임금에 감세 특혜
  
  언론인, 특히 기자들의 임금은 우리 사회에서 최고수준이다. 지난 6월말 현재 기자협회가 집계한 전국 언론사 봉급현황에 따르면 최고 수준인 중앙A사의 경우, 연봉으로 쳐서 대학졸업자 초임이 1천2백36만원, 7년 근속자가 1천8백45만원, 차장이 2천3백78만원, 국장이 3천1백46만원이었다. 모 시중은행의 경우, 대졸 초임은 연봉 약 7백만원, 31년간 근속한 고참 지점장은 연봉이 약 2천2백만원이었다.
  
  서울신문 언론노조는 지난 7월에 퇴임한 조성천(趙成天)전무의 퇴직금과 월급 내역을 공개하였다. 월급과 상여금을 보태면 월평균 4백43만 원을 받았고, 월평균 2백만원의 판공비 이외에도 접대비 기밀비 등을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만 6년20일간 재임했던 趙씨의 퇴직금은 1억3천5백21만 원이었다고 한다. 서울신문 언론 노조에서는 기업체 임원들의 퇴직금 제도를 조사했는데 서울신문의 경우, 퇴직금이 사장은 1년 근무에 6개월분의 월금, 전무는 5개월 분, 이사는 4개월분이었고, 일반기업체는 사장이 보통 3개월분, 이사나 전무는 2개월분 이었다고 한다.
  
  지난 82년 1월1일부터 시행된 소득세법 시행령 8조12에는 언론사 기자들의 봉급 가운데 20%를 실비변상적인 성격의 급여, 즉 취재수당으로 보고 비과세로 한다는 규정이 들어 있다. 4인가족을 거느린 일반 봉급생활자의 월급 총액이 1백50만원이라면 근로소득세, 방위세, 주민세를 합쳐 27만6천2백60원의 세금을 낸다. 그가 기자이면 9만9천2백26원을 감면받는다. 비록 봉급의 20%를 비과세 대상으로 했지만 세액에서는 약 3분의 1을 덜 내게 된다. 기자직에서 사내의 다른 일반직으로 옮긴 사람은 월급이 올라도 실수령액은 기자 때 보다도 적은 수가 있다.
  
  한 언론인은 『이 특혜조항은 정부쪽에서 개정하기 전에 언론계 스스로 거부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한 방송국 노조의 젊은 간부는 『일부 기자들이 많은 봉급을 받으면서도 촌지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1980년에 언론자유 운동을 하다가 해직돼 지금은 모 재벌의 간부로 일하고 있는 전직 사회부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추석 전날인데 모 부처 출입기자실로부터 호출을 받았어요. 왜 빨리 오지 않느냐는 것이였었죠. 그날 세 번의 독촉 전화가 왔어요. 다음날에 가서 「인사」를 했더니 왜 이것만 가져왔느냐고 꼬집더군요. 제가 기업체에 와 보니 모두들 정말 열심히 일합디다. 그래도 기자들보다는 월급이 적은데, 그런 「인사」까지 해야 하니… 기자들이 촌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해서 아무런 감응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게 더 큰 문제지요.』
  
  어느 정당에 몸담고 있는 전직 언론인은 이렇게 말했다. 『사석에서 국회의원들이 기자를 어떻게 욕하는지 들으면 놀랄 겁니다. 「월급 많이 받는 기자에게 왜 촌지를 주어야 하느냐」 「주어도 욕할 때는 다 하더라」는 등등의 경멸조 불평을 듣고 있으면 얼굴이 화끈합니다. 이 촌지 문제는 언론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합니다. 자체적으로 해결이 안 되면 언젠가는 외부로부터 집중적인 지탄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한 기자는 『언론인들이 잘 사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기자들이 자신이 속한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했다. 아파트 재산세 문제, 노사분규, 세금문제 등에서 중산층의 입장을 옹호하고, 시내버스나 연탄기사 대신에 주차난이나 승용차 관계를 많이 다루는 것이, 그런 징후가 아닌가 하는 지적이었다.
  
  공정, 불공정의 기준이 모호
  
  언론노조들은 거개가 노조내에 공정보도에 관한 활동을 하는 부서를 두고 있다. 경향노조는 자유언론실천위, 동아노조는 공정보도위, MBC는 공정방송위란 명칭을 쓰고 있다. 이들 위원회는 자기 매체의 지면 및 방송내용을 분석, 보고서로 내기도 하고 노조회보에 싣기도 하고 있다. 서울신문노조의 「소식」지는 지난 9월5일자에 공정보도위원회의 이름으로 사설과 기사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9월3일자 사설 「시민은 지하철 파업에 반대한다」가 전날 자정무렵에 지하철 노조대의원회가 「올림픽 후 파업」으로 태도를 바꾼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었다. 5공비리에 관련된 두 가지 기사를 들어 다른 신문과 비교, 어떤 부분이 미흡하다는 식의 지적을 한 내용도 있었다.
  
  서울신문 공정보도위원회는 간사를 포함하여 7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편집국 기자 5명, 스포츠서울 소속 기자 1명, 주간국에서 1명. 간사인 李健永씨(35)는 경제부에서 국세청을 출입했었는데, 노조전임자로 뽑혀 간사 일만 하고 있다. 그는 『무슨 기사가 공정한지, 불공정한지를 가늠할 잣대가 없다는 점이 애로사항이다. 다른 신문의 보도와 비교하여 비판하기도 하는데, 우리 나름대로의 잣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자체 비판도 있다. 요사이는 외부 압력에 의해서 기사가 조정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기사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시각 차이 등을 따져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의 지면분석이 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불공정한 보도를 방해하는 조건이 없어졌으므로 이제는 기자들의 자질이 공정보도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974∼75년의 짧은 해빙기에서도 기자들은 기협분회를 통해 이런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어떤 기사를 왜 뺐느냐, 왜 넣었느냐 하는 문제가 주로 제기됐었다. 이런 권력형 불공정 보도 문제가 신문의 경우엔 사라졌으므로 언론노조의 공정보도 활동은 자체 반성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동아노조의 金鍾完조합장은 『공정보도 활동이 낱낱의 기사를 비판, 분석하면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우리는 총선보도의 전체 경향을 분석, 비판하는 식으로 큰 덩어리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 동아노조 공정보도위는 지난 6월20일자 「동아노보」에 「4·26총선 보도관련보고서」를 실었다.
  
  지난 9월16일 MBC노조는 별도의 단체교섭을 통해서 공정방송협의회 운영 규정에 합의했다. 이 협의회는 회사측 대표 3인(이사 및 국장)과 조합측 대표 3인으로 구성되며 자료제출 요구 및 관계자 출석 요구권을 가지고 있다. 「협의회에서 불공정한 사례로 판명되거나, 합의 사항을 해당 국실장이 특별한 사유없이 반영하지 않을 경우, 공방협은 해당국 실장이나 담당 부장, 기자, 또는 PD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MBC의 이 규정은 보도·편성책임자에 대한 영향력 면에서 기존 언론사 가운데서는 가장 앞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0월6일 MBC노조는 유제국 라디오국장, 박원웅 FM부장, 주승규 FM담당 PD를 출석요구하여 군방송 폐지의 건, 「FM 60분 영어」폐지의 건, 「인간시대―이발사 조성기씨」가 PD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영된 문제 등을 논의하였다. MBC노조의 공정보도위원회는 1조3명씩의 모니터팀 9개조를 편성하여 텔리비전의 밤 9시 뉴스와 라디오의 낮 12시 뉴스를 모니터하도록 하고 있다. 모니터실로 이용되는 노조 사무실에는 수상기 두 대가 배치돼 있었다. 권력의 압력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는 공정보도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단정적인 잣대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언론노조 공정보도 활동이 당면한 딜레마인 것 같다. 한 기자는 『자율적인 편집국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보도는 일단 공정보도라고 봐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생기는 불공정 보도는 기자 개개인의 양식과 자질 문제일 뿐이다』고 정의하기도 했다.
  
  경영문제에도 영향력 행사
  
  지난 10월4일(사단법인) 경향신문 노동조합은 럭키·금성 그룹과의 합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노철용(盧哲容)사장이 사단법인 개편, 독소정관 개정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틀 뒤인 10월6일 경향신문 임원 일동은 합작교섭 경과 보고를 했다. 「원칙적인 합의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9개항은
  ①경향의 영업권 가액 1백50억원
  ②자본금 1백50억원
  ③주식지분비율은 경향 20:럭키·금성그룹 80 등이었다.
  임원들은 「회사형태 전환에 앞서 사단법인 구조를 개편, 우리의 주체성을 토대로 하여 이 작업을 진행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이미 협상이 자율적으로 진행되었으므로 주식회사 경향신문이 발족한 뒤 개편하기로 하였다」고 했다.
  
  7일 임원일동은
  ①사장퇴진
  ②사단법인 회원 전면교체, 새 회사 발족시까지 현재의 이사진 5명이 새회원 취임
  ③노조는 새회사로의 전환작업에 따른 경영상의 권한에 간여하지 않는다
  ④럭키·금성과의 합작안은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전사원의 총의에 붙여 결정한다는 5개항의 일괄 타결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측은
  ①사장 및 관선 사단법인 회원 퇴진
  ②편집권 독립 장치 확보 후
  ③이른 시일 안에 경영진단·지면쇄신·조직혁신 등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회사 형태 전환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경영진과 최종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되었다.
  
  조합은 7일 오후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서울시청에 쟁의발생신고서를 접수시킨 뒤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경향신문은 노조가 회사의 운영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다. 최근의 언론노조 활동의 진행단계로 본다면 가장 앞서가고 있는 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 노조가 단체교섭에서 편집권 독립을 선언적으로 규정한 데 이어 부산일보 노조는 편집국장 추천제를 관철시켰으며, MBC 노조는 「편성·보도·제작 담당국장에 대한 1년 뒤의 중간평가 수렴」을 단체협약에 못박았다. 편집권 독립 규정→편집책임자 인사에 간여→회사경영에의 간여로 노조활동 범위가 확대 돼온 것이다. MBC노조는 지난 15일 「MBC위상 정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MBC주식(70%는 KBS 소유, 30%는 정수재단 소유)의 처리문제, 회사형태 문제 등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문공부에선 KBS 소유주식분(70%)를 다른 공익법인을 만들어 인수시킬 계획이라고 하는데 MBC노조가 이 정부계획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경향신문 임원들은 노조의 간여를 경영권 침해라고 주장했고 노조 측에선 「회사형태 전환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단체협약에 의거한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반박, 편집권 독립 뿐 아니라 경영권 독립문제도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MBC와 경향신문의 경우, 정치상황 변동에 따라 회사형태가 전환되는 시점에 있다. 새 주인을 모색하는 이런 전환기에 노조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지, 평상시에도 노조가 경영에 간여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출처 : 월조
[ 2003-07-04, 15:5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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