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핵 게임 - 북한 원전개발과 남한의 대응전략(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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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원자력 자립의 벽
  
  원자력 자립의 최후 관문
  
  국가간 협정으로서 한미 원자력 협정처럼 주권을 무시한 불평등 협정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1974년 6월 16일부터 발효된 이 협정은 미국이 한국에 수출한 원자로의 핵 물질이 군사용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미국정부기관이 한국을 미국 땅처럼 생각하고 언제 어디서나 관련 시설을 조사하고 핵 물질의 이동·변형을 감시할 수 있도록 보장한 장치다.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용 핵연료인 농축우라늄의 대한(大韓)수출 상한선을 「시설 총량 5천 메가와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양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고 까지 정해 놓기도 했다.(뒤에 개정됨) 원자력연구소가 큰 용량의 미제컴퓨터를 도입하려고 해도 미국정부는 신경을 곤두세운다. 몇 년 전 연구소는 콘트롤 데이터사에서 만든 사이버 17-875컴퓨터를 도입했는데 미국 국방성, 에너지성, 군축 위원회, 상무성의 허가를 다 받아야 했었다.
  
  슈퍼컴퓨터를 과학 기술원에서 수입하면 문제가 없지만 원자력 연구소에서 수입하려면 제동이 걸릴 것 같다고 한다. 가동중인 9기의 원자로와 건설중인 2기의 원자로 등 모두 11기의 원자로 가운데 8기는 미국 회사가 지었고 그중 6기는 웨스팅하우스가 주 공급자였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를 지은이래 우리 원자력 기술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으나 한국의 자체 기술력이 성장함에 따라 기술이전에 인색해 하는 등 견제가 심하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1980대 들어 한국정부는 원자력부문에서 미국과 웨스팅하우스의 영향권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방향으로 일해 왔다. 미국의 정권 교체기인 1980년에 울진 1, 2호기 건설을 프랑스의 프라마톰에 맡긴 것이라든지 영광 3, 4호기의 주 계약자 선정에 있어서도 기술이전을 더 많이 해주기로 한 후발업체 CE사를 선정, 웨스팅하우스를 제외시킨 것이 그런 움짐이의 대표적인 사례다.
  
  원자력 기술 자립이라고 하면 원자로 설계기술 확립 핵연료 설계 및 제작기술 농축·재처리 등 민감기술을 확보, 원광에서 방사능 폐기물 처리까지의 핵연료 공급주기의 완성 운전기술 확립 등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원자력 발전소의 운전기술은 이미 확립되었고 핵연료 설계 및 제작기술의 국산화는 지난 2월에 끝났으며 원자로 설계기술의 자립은 앞으로 3∼4년 안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아직 전망이 서지 않는 것이 재처리시설로 대표되는 핵연료 주기기술의 완성이다. 재처리 문제야말로 한국원자력기술 자립의 마지막 관문인 것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한국원자력산업이 이 정도의 자립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공의 큰 몫을 박정기(朴正基) 전 한국전력사장과 한필순(韓弼淳) 원자력연구소소장에게 돌리는 이들이 많다. 돈줄을 쥔 朴사장과 두뇌 집단을 가진 韓소장이 원자력 자립이라는 목표에 의기투합했었다는 것이다. 핵연료 국산화나 영광 3, 4호기 공동 설계 같은 일은 사용주인 한전의 자립의지와 원자력연구소의 기술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성사가 되었던 것이다.
  
  핵연료기술 전수작전
  
  올해 58세인 한(韓)소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공군사관학교 물리학과 주임교수로 있다가 70년에 국방과학연구소로 옮겼다. 제 3사업단장으로 일하다가 82년에 에너지연구소 대덕공학센터소장 84년부터는 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공군대령 출신답게 원자력을 전략적 차원에서 다루려는 경향이 강하다. 『에너지 자립은 자주국가·자주경제·자주국방의 원동력이다』고 주장하는 그는 『석유 파동이 5년 내에 닥치기 전에 원자력 기술자립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업을 국산화나 자립의 관점에서 평가하여 결정하는 사람 같아 보이는데 올해부터 잃어 버렸던 원자력연구소 이름을 되찾기도 했으나, 재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1970년대까지는 국제 원자력 시장이 원자로나 핵연료 공급자가 큰소리치는, 파는 자의 시장(Seller's market)이었다. 그러나 1977년에 카터 대통령이 재처리·농축 등 민감한 원자력 기술의 국제간 이전을 금지하기 위한 신 에너지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1979년에는 미국에서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의 방사능누출사고가 발생하자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전면적으로 중단되었다. 다 지은 원자력발전소도 까다로운 규제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형편이 되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뜸하게 되자 자연히 사는 쪽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었다. 1970년대 말에서 80년대 말까지 한국은 8기의 원자로 건설에 착공함으로써 이런 변화를 적시에 이용하였다. 짓는 쪽에서 큰소리할 수 있는 상황을 활용하여 우리는 핵심 기술을 이전 받는 자립 전략을 폈던 것이다. 그 한 예가 지난 2월에 고리 원자력 1호기에 장전된 경수로 핵연료의 국산화 전략이었다.
  
  한국에너지연구소와 그 산하의 한국핵연료주식회사는 지난 84년 8월 경수로 핵연료 설계기술 도입 및 기기 구매를 위한 입찰안내서를 여러 회사에 보냈다. 응찰회사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CE 및 엑슨, 프랑스의 프라지마, 서독의 지멘스사였다. 한(韓)소장은 에너지연구소전문가들로 40명의 평가반을 구성 이들 회사가 제출한 조건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평가의 기준으로는 기술성과 경제성을 6대4로 하여 기술이전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도록 하였다. 기술 중에서도 설계기술을 제조 기술보다도 7대3의 비율로 더 중시하도록 했다.
  
  이런 도입선의 결정에는 정치적 압력이 들어오기 쉬우므로 결정권을 평가 팀에 맡겨버린 것이었다. 연구소에서는 입찰회사에 대해 될 수 있는대로 많은자료를 요구했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이 평가에 의하여 마지막까지 남은 것이 웨스팅하우스와 지멘스였다. 연구소에서는 핵연료 설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료인 전산 프로그램까지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웨스팅하우스에서는 그것만은 안 된다고 반발하다가 마지못해 제공의사를 밝혔다. 결국은 서독의 지멘스사가 기술도입 선으로 낙찰되었다. 한국의원자력산업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자부하던 웨스팅하우스로서는 역습을 당한 셈인데 그 뒤 영광 3, 4호기 입찰에서도 패배를 맛보게 된다.
  
  경수로용 핵연료 설계에 있어서 연구소는 지멘스 기술진과 연구소 기술진이 공동 설계하는 조건을 붙였었다. 설계를 같이 하게 되면 장기간 양쪽 기술진이 붙어다녀야하고, 지멘스의 자료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한국은 공업 소유권료를 지불하고 않고도 자연스럽게 설계 기술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농축-미국과 프랑스가 독점
  
  요사이 한국의 원자력 전문가 등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핵연료주기의 자립」이란 말일 것이다. 핵연료주기의 자립 없이는 원자력자립은 불가능하다고 할 때의 진짜의미는 농축 및 재처리공장을 국내에 건설하지 않고서는 미국에의 종속성을 탈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핵연료주기란 핵연료의 순환 사이클을 뜻하는데 우라늄원광에서 시작된다. 한국전력이 올해 확보할 우라늄 원광은 약 1천3백t이다. 이 가운데 1백t은 중수로 연료로서 간단한 가공 과정을 거쳐 바로 월성 1호기 연료로 들어간다.
  
  한전은 우라늄 원광을 캐나다에서 40%, 호주에서 33%, 나머지는 가봉과 니제르에 있는 프랑스회사에서 구매하고 있다. 한전은 또 미국, 호주, 캐나다의 우라늄 광산 개발회사에 자본 참여를 하여 91∼93년부터 원광을 확보하게 돼 있다. 한전은 이 원광을 미국과 프랑스의 농축 공장에 맡긴다. 천연 우라늄 235의 농도 0.7%를 3.3%로 올려 경수로 핵연료의 원료 물질로 만든다. 이때 무게가 8분의 1로 줄어든다.
  
  미국 에너지성 산하의 농축 공장에서 55%, 프랑스 농축 공장에서 45%를 농축해 왔었는데 최근에는 소련으로부터도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기로 하였다. 소련으로부터의 도입량은 연 20t이다. 우리나라 경수로 연간 소비량(1백50∼60t)의 약 8분의 1이다. 소련으로부터의 도입분은 비축용인데 앞으로 이의 사용과 사후관리에 관해서는 한소간에 협정이 맺어져야 하므로 이를 계기로 원자력 기술 교류의 길이 트일 것 같다. 한전의 올해 핵연료구입비는 약 1천 5백억 원인데 원광 값이 약 5백억원, 농축비가 약 5백억원, 핵연료의 형태로 만드는 가공비가 약 4백억원, 기타 공정비가 약 1백억 원이다.
  
  즉 핵연료 순환 사이클에서 농축 공정은 약 40%의 부가가치를 점해 가장 이문이 많다. 농축 공장을 상업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소련, 프랑스, 영국뿐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일본, 남아프리카가 농축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농축 공정에서 천연 우라늄 235의 농도를 90%이상으로 만들면 이게 바로 우라늄 핵 폭탄의 폭약이 돼 버리므로 재처리 기술과 함께 아주 민감한 부문이다.
  
  사용된 핵연료 보관에 골치
  
  농축 우라늄은 성형 가공과정을 거쳐 핵연료다발로 변형돼 경수로 원자로에 들어간다. 한국에서 가동중인 9기의 원자로 중 월성 1호기(중수로)를 뺀 8기가 경수로이다. 세계적으로 경수로형 원전이 가장 많다. 3년간 경수로에서 타고 나온 핵연료는 원자로 속에 있는 저장 수조에서 6개월 이상 머문다. 그사이 방사능이 많이 줄어든다. 재처리 공장이 있는 나라에선 6개월 뒤 재처리 공장으로 이 사용 후 핵연료를 옮겨 플루토늄을 분리한다. 우라늄 235와 공존하던 우라늄 238은 원자로 속에서 핵분열을 일으킬 때 중성자를 받아 플루토늄으로 변한다. 즉 플루토늄이란 마성의 물질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재처리 공장에서 분리된 플루토늄을 다시 우라늄과 섞어 경수로 연료로 재 순환시킨다. 재처리의 원래 목적은 자원의 재활용이며 그 부수적 효과는 사용 후 핵연료의 양을 줄여 보관을 쉽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처럼 재처리 공장이 없는 나라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해야 하는데 방사능이 엄청난 이것의 관리에 돈이 많이 든다. 고리 1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는 올해 말에 포화된다. 한전은 고리 3호기의 저장조에 밀집 저장대를 설치 1호기의 것을 옮겨 보관하게 된다. 월성 1호기는 내년 중에 포화된다. 우리나라는 재처리 공장을 언제 짓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지금 발전소 내에 보관하고 있는 사용 후 핵연료를 1997년까지 별도의 중간 저장 시설을 만들어 옮기기로 하고 부지를 찾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이 중간 저장 시설 건설비는 약 1천7백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측은 지금의 우라늄 자원량과 가격으로 보아서는 재처리의 경제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전의 한 간부는 「요사이 우라늄 값이 떨어져 재처리의 경제성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짧게, 좁게 보면 경제성이 없지만 한국 에너지 자립 전략이란 측면에서 장기적인 전망을 한다면 경제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측의 계산에 따르면 영광 1호기에서 한 해에 배출되는 20.2t의 사용 후 핵연료를 30년간 중간 저장했다가 영구 폐기하는데는 1천70만 달러가 든다고 한다. 이를 해외 재처리 공장에 위탁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회수하여 연료로 재활용한 뒤 영구 폐기하는데는 1천5백 60만 달러가 들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재처리 공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미국 예속성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핵연료 공급 사이클을 확보하야겠다는 자립의지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발상에서 비롯된다.
  
  증식로 도입에는 재처리가 전제조건
  
  한국 전력은 지난해 12월에 아주 대학교 부설 에너지 문제 연구소에 의뢰하여 「2000년대 원자력전망 및 대처 방안 수립에 관한 연구」라는 3천 5백 페이지 짜리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서기 2025년 후에는 고속 증식로를 도입해야 하며, 2015년까지는 상용 농축 공장을 가동시켜야하고, 재처리 공장 건설은 국제적인 이해를 얻은 뒤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원자력 업계에서는 지난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상당히 적극적으로 재처리 공장 건설의 필요성을 들고 나오고 있다. 농축과 재처리 공장 건설의 필요성을 들고 나오고 있다. 농축과 재처리 두 부문의 국산화가 이루어져야만 핵연료 주기를 우리가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진정한 원자력에너지 자립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언론과 외교관들이 그런 공감대를 뒷받침하여 대미(對美) 설득을 강력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원자력 자립을 막고 있는 벽은 미국뿐이다』고 했다. 고속 증식로의 도입은 그 전 단계로서 재처리공장 건설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고속 증식로의 연료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물인데 이것이 원자로에서 연소되면 핵분열로 소모되는 플루토늄보다도 1.3배가 많은 플루토늄이 새로 증식된다.
  
  이런 방식의 발전은 현재의 우라늄 자원 활용도를 50-60배쯤 높이는 것이다. 인류 에너지 문제의 최종 해결책인 핵융합 발전이 가능해질 때까지의 과도기에 주역이 될만한 발전 방법이다. 원자력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프랑스가 1백20만㎾급 슈퍼 피닉스고속 증식로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 운전하고 있다.
  
  지난 84∼86년부터 원자력연구소는 프랑스 원자력청과 공동으로 「고속 증식로 도입에 필요한 기술능력 확보방안 수립」을 연구, 세 권의 보고서를 냈다. 그 결론 부문에서 이 보고서(연구책임자 조만/趙滿)는 고속증식로 1호기는 2012년에 운전개시 할 수 있고 6호기와 고속 증식로 센터는 2025년까지 완성 될 수 있다. 이 센터에는 재처리 공장 등 핵주기 시설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천년대 초반의 고속증식로 도입은 거의 확실하므로 재처리 공장을 갖게되는 것도 결국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앞에서 소개한 아주대학교의 보고서는 이런 전제하에서 원자력협력 외교정책의 기본목표로 원전핵심기술(농축 재처리 기술)의 이전 및 자체개발 여건의 조성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추진 방향으로는 우리나라 원전 산업에 대해 국제 사회가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즉 평화 목적임을 납득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70년에 재처리 공장 설계를 프랑스의 SGN사에 맡겨 끝냈었다. 72년에 도카이(東海) 재처리 공장을 착공, 75년에 완공했다. 일본은 이 공장에서 처리되는 사용 후 핵연료가 미국에서 공급된 것임으로 미국의 동의를 받는 교섭을 벌여야 했다. 미·일 정상회담 때마다 이 문제가 논의되었다. 1982에 겨우 공장을 돌려도 좋다는 미국의 동의를 받아서 이해부터 가동되기 시작하였다.
  
  외교적 노력 따라야
  
  일본은 미국에 대하여 플루토늄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확인을 심어 주려고 온갖 성의를 다한 것이다. 헌법에 핵무장이 금지돼 있고, 핵 무장한 선박의 자국내 입항까지 금지할 정도로 핵무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일본조차도 재처리 공장을 가동시키는데는 끈질긴 미국 설득이 필요했던 것이다. 요즈음 북한의 핵 개발은 한국의 대미(對美) 발언권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의 막지 못한다면 한국에서는 『왜 우리손발만 묶어두느냐』는 여론이 일어날 것이고, 이것은 북한에의 평화적, 예방적 대응책으로서 한국이 재처리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범 국민적 요구로 나타날 수도 있다. 재처리 공장은 계획에서 가동까지 10년이나 걸리므로 그런 대응조치는 지금부터 착수돼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어 금명간 재처리 문제는 한미간의 외교 문제가 될듯하다.
  
  국제원자력기구 1989년 통계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국 27개중 재처리 공장을 돌림으로써 핵연료주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핵 선진국 등의 포함한 17개국이다. 한국처럼 사용 후 핵연료를 중간 저장하면서 재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8개국이며 사용 후 핵연료를 영구 폐기하는 나라는 스웨덴과 미국이다. 일본은 1973년에 농축 우라늄 시험시설을 짓기로 결정, 1983년부터 상업적인 농축을 하고 있다.
  
  일본은 핵 폭탄을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인 재처리와 농축시설을 다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재처리의 방향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농축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원자력 연구소는 새로운 농축기술인 레이저를 이용한 선택적 광이온화 기술개발을 기초 연구의 한 테마로 설정, 지난해부터 착수했다.
  
  핵 확산금지 조약에 가입하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 9기 중 경수로 8기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설치한 감시카메라가 1기 당 두 대씩 작동중이다. 원자로에 하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에 하나가 설치돼 있다. 국제 원자력 기구는 두 달마다 한 번씩 두 명의 조사관을 각 원전에 보내 이 카메라의 필름을 빼보고 현장을 점검한다. 중수로 인 월성 1호기에는 감시 카메라가 20대나 있다. 핵연료가 출입하는 통로를 따라 붙어 있다.
  
  월성1호기는 매일 핵연료를 16다발씩 교체하며 그 다발이 야구 방망이 정도로 작기 때문에 특별히 감시가 심한 것이다. 사용 후 핵연료의 저장조에는 물을 빼는 구멍이 있는데 여기에는 예스노 모니터가 붙어 있다. 금속물질이 이 구멍 속을 통과하는지의 여부(Yes or NO)를 감지하도록 한 장치다. 국제 원자력 기구에서는 한달 반만에 한 번씩 4명의 조사관을 월성에 보내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월성 1호기에서 페인트칠하는 작업을 하던 인부가 감시 카메라에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헝겊으로 싼 적이 있었다. 조사관들은 이 카메라에서 필름을 뽑아보고 시커멓게 나오는 부분이 있어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제 원자력 기구의 사찰에서 나쁜 평가가 나오면 그 나라는 요주의 국가로 낙인돼 원자력 기술을 도입하기가 어렵게 된다.
출처 : 월조
[ 2003-07-04, 17:4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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