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의 '반역좌익' 미화
"KBS는 대한민국의 '국가기간방송'인가,아니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기간방송인가."

강철군화(프리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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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한민국 공영방송 맞나?
  
  KBS 새 주말 드라마 <서울1945>가 한없이 미화된 좌익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려는 역사는 과연 어떤 역사일까?
  
  
  
  1.
  
  KBS에서는 어제부터 <서울1945>라는 드라마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북한 외무성 초대 부상(차관) 이강국과 여간첩 김수임을 남녀 주인공의 모티브로 삼은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12월23일)에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리고 오늘 방송된 <서울1945>를 본 내 느낌은 이렇다.
  
  'KBS는 대한민국의 '국가기간방송'인가,아니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기간방송인가.'
  
  
  
  2.
  
  1)
  
  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 최운혁(류수영 분)은 조국애와 이상에 불타면서도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눈물지을 줄 아는 사나이로, 여자 주인공 김해경(한은정 분)은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순애보의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미국고문단의 간부이자 김해경을 사랑하는 이동우(김호진 분)은 김해경의 눈물 어린 호소에 최운혁을 놓아보내고, 이승만 대통령에게 달려가 김해경의 빗속에서 김해경의 구명을 호소하는 로맨티스트로 그려진다.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 정권의 요인들, 북괴군 장교와 병사들은 민족해방의 결연한 의지에 불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반면에 최운혁과 김해경을 악착같이 추적하는 특무대장 박창주 중령(박상민 분)은 권력을 이용해 김해경과 최운혁에 대한 사감을 풀려는 야비한 인간으로 묘사된다.
  
  우익인사들은 일제와 미군정에 빌붙어 사리사욕이나 채우는 간상모리배.민족반역자,폭력배들이고, 좌익 지식인과 빨치산들은 민족애에 불타는 이상주의자로 그렸던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식의 인물묘사가 자칭 공영방송이라는 KBS의 전파를 타고 안방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다.
  
  
  
  <서울1945>가 어떤 역사관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는 그 기획의도에서부터 분명히 드러난다.
  
  
  
  2)
  
  
  <서울1945>는 그 '기획의도'에서 '해경,운혁,동우,석경이라는 대표성을 지닌 네 인물을 통해 난마처럼 얽힌 그 시대를 구체화함으로서 기성세대에게는 편견과 오류를 바로잡고 지난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주고, 신세대에게는 올바르게 그 시대를 바라보고 평가해서 새로운 세기의 교훈으로 삼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울1945>에 나오는 인물들이 어떤 대표성을 띠는지 보자.
  
  김해경은 친일파 문정관 자작의 별장 집사의 딸로 공산주의자 최운혁을 사랑하는 여자다.
  
  최운혁은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난 수재로 냉혹함과 열정과 결단력과 연정을 두루 갖춘, 그러면서도 민족과 이상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인물이다.
  
  이동우는 몰락한 왕가의 후예로 최고를 지향하며 성장한, 그러나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직무도 포기하는 사람이다.
  
  문석경은 친일파의 딸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며 자라났고,자기가 사랑하는 운혁이 자신을 외면하자 그 분노를 김해경에게 돌린다.
  
  박창주는 한미한 집안 출신으로 일제 시대에는 독립운동가를, 해방 후에는 좌익들을 때려잡는 권력의 화신이다.
  
  좌익편의 김해경과 최운혁은 사랑이나 이상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로, 우익편의 인물들은 기득권자 아니면 컴플렉스의 소유자로 묘사한다.
  
  
  
  드라마나 소설에서 작가의 의도는 주인공을 통해 전달된다. 주인공을 좌익편에 세워놓고, 그들은 한결같이 멋진 인물로,우익쪽 인물들은 그 주인공들의 사랑의 장애물이 되거나 주변부를 맴도는 인간들로 그려냈다면, 이 드라마가 어디로 흘러갈 지는 불문가지이다.
  
  
  
  그러면서도 이 드라마는 거창하게도 '기성세대에게는 편견과 오류를 바로잡고 지난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주고, 신세대에게는 올바르게 그 시대를 바라보고 평가해서 새로운 세기의 교훈으로 삼도록 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픽션인 드라마를 통해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게'하고, '올바르게 그 시대를 바라보게' 하겠다는 것부터가 주제넘은 일이다 (그러나 만일 이 드라마가 비난에 부딪힌다면 KBS는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로 봐 달라'고 발뺌할 것이다).
  
  
  
  <서울1945>가 한없이 미화된 좌익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려는 역사는 과연 어떤 역사일까?
  
  대한민국에 대해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역사일까,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사생아였다'고 말하는 역사일까?
  
  
  
  내게 이 대목은 이렇게 읽힌다.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빨갱이'들에 대한 편견과 오류를 바로잡고 모순과 과오와 죄악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주고, 신세대에게는 수많은 이상주의자들이 민중해방과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헌신분투했던 그 시대를 올바르게 이해하게 함으로써, 그 시절 못다 이룬 꿈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한다.'로 말이다.
  
  
  
  3)
  
  
  <서울1945>의 '기획의도'는 '해방공간과 한국전쟁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자발적인 자기희생과 열정이 소용돌이치던 뜨거운 공간이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시대'란 무엇인가?
  
  등장인물들 가운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자발적인 자기희생과 열정'의 소유자가 누구인가?
  
  주인공인 공산주의자 최운혁이다.
  
  이 드라마 어디에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헌신하는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동우가 그런 인물로 그려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대승적인 이상보다는 소승적인 사랑을 좇다가 역사의 거센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인물로 그려질 것이다.
  
  
  
  KBS는 다음 질문에 대해 분명히 답해야 한다.
  
  첫째, '그때의 젊은이들이 울었던 조국', '자신의 전부를 헌신했던 공동체'라는 포장 아래 KBS가 그리는 조국 내지 공동체는 대한민국인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관념 속의 회색공화국인가?
  
  둘째, 해방공간의 젊은이들이 '조국'을 위해 울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했다면, 그 조국이 대한민국이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고, 그'공동체'가 공산주의 공동체여도 용인되고, 찬양되어야 하는 것인가?
  
  셋째, '우리가 놓쳐 버린 무한가능성의 시간','열린 가능성의 시대'란 무슨 의미인가? 38선 이남에 대한민국이 들어서는 바람에, 좌우연립을 가장한 친공정권이 들어서지 못하는 바람에, 한반도 전체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지 못하는 바람에, 놓쳐버린 시간들, 사회주의 아니 공산주의를 향한 '열린 가능성'을 말하는 것인가? 마치 강정구처럼....
  
  
  
  4)
  
  하긴 내가 핏대 올리며 이런 질문들을 던질 필요도 없다. 그에 대한 대답도 KBS가 밝힌 <서울1945>의 '기획의도'에 이미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좌우에 대한 선입과 없이 작은 영웅들의 숭고한 이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는 주장에서 보듯, 이 드라마는 해방공간의 좌익과 우익, 즉 대한민국을 건립하려 했던 세력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건립하려 했던 세력을 등가(等價)로 취급한다.
  
  아니 그것조차도 가식일 뿐이다.
  
  좌익,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편에 선 사람들이 어떻게 그려지고,우익,대한민국 편에 선 사람들은 또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가를 본다면, 이 드라마는 좌우에 대한 명백한 선입관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좌익은 숭고한 이상주의자, 애국자들이고, 우익은 기득권세력이자 간상모리배로 말이다.
  
  
  
  KBS의 사기는 그것뿐이 아니다.
  
  '사회민주주의든 자유민주주의든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그들은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니?
  
  그렇다면 해방공간에서 좌우익 대결이 사회민주주의자와 자유민주주의자의 대결이었단 말인가?
  
  남로당의 박헌영이,북로당의 김일성이,사회민주주의자였단 말인가?
  
  박헌영이,김일성이, 남로당이, 북로당이 추구했던 이념이 애틀리의 노동당이나 빌리 브란트의 독일 사민당, 혹은 미테랑의 사회당이 추구했던, 그런 이념이었단 말인가?
  
  해방공간에서 좌익 세력이 추구했던 바는, 적어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만들거나 거기에 참여한 자들이 추구했던 바는, 공산주의였고,스탈린주의였다.
  
  그걸 '사회민주주의'라는 말로 포장하는 자들이 '기성세대에게는 편견과 오류를 바로잡고 지난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주고, 신세대에게는 올바르게 그 시대를 바라보고 평가해서 새로운 세기의 교훈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한다.
  
  뻔뻔스러워도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을까? 철면피도 이런 철면피가 있을까?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목적은 같았으나 방법이 달랐을 뿐'이란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두고 어떻게 '목적은 같았으나 방법이 달랐을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나?
  
  백번을 양보해서 '목적'이 같다고 치자.'자유와 평등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려는 목적만 같으면, 잘못된 방법을 선택해서 동족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이 용인이 되나?
  
  
  
  '현재의 결과를 놓고 예단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교활하고 가증스러운 말장난이다.
  
  이것은 소련-동구의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김일성-김정일 부자세습 독재체제와 인권유린, 북한경제의 전면적 파탄과 300만명의 아사, 탈북자 사태 등 공산주의와 북한체제의 모순은 아예 외면하겠다는 선언이다.
  
  이것은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북한의 실패를 들어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입증하면서, 이 드라마에 드러난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경우에 대비한 장치이다. 그들의 본심은 이럴 것이다.
  
  '우리는 소련-동구 공산주의나 북한체제의 성패(成敗)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현실사회주의야 무너졌건 말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얼마나 깽판을 치고 있건, 그건 우리들이 알 바 아니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혁명을 위해 헌신했던 인간군상들의 숭고한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
  
  
  
  <서울1945>의 '기획의도'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어느쪽이든 자유와 평등을 위해 헌신한 그들의 삶은 다같이 숭고했던 것은 아닌가?'
  
  해방공간에서 '어느쪽이든 자유와 평등을 위해 헌신했던'(?) 그들의 삶이 만들어낸 현실적인 결과물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다.
  
  오늘 <서울1945>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면 남침으로 국군의 방어선이 차례로 무너지고 서울이 실함 위기에 놓이게 되는 것으로 끝났다. 그리고 주인공 최운혁은 북괴군 장교복 차림으로 북한의 전차부대를 저지하다가 전멸당한 국군 장병들의 시신들 사이를 비감어린 표정으로 둘러본다.
  
  
  
  KBS에게 묻겠다.
  
  <서울1945>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느쪽이든 자유와 평등을 위해 헌신한 그들의 삶은 다같이 숭고했던 것'이라면,그 소산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등가(等價)인가?
  
  그리고 대한민국를 침공한 북괴군 장병들의 삶도, 그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려다가 쓰러져 간 국군 장병들의 삶도, '다 같이 숭고'했단 말인가?
  
  
  
  자칭 '공영방송'이고,'국가기간방송'이라는 KBS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서울1945>는 적어도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대한민국을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을....
  
  
  
  * 덧붙임)
  
  
  
  1) 드라마에서 인공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북한 정권기관 건물들은 물론이고, 회의실, 복도벽에는 대형 인공기가, 인민군 탱크나 모터사이클마다 인공기가 달려 있다. 마치 이번 기회에 인공기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일거에 없애버리겠다는 듯이....
  
  
  
  2) 드라마 속에서 인공기를 달고 남침하는 북괴군 탱크는 소련제T-34가 아니라, 미제 M-48이다.M-48은 진작에 박물관으로 갔어야 할 낡은 전차이지만, 아직도 중-동부 전선의 육군 보병사단들에서 운용하고 있다.
  
  국군의 '현역'전차가 친좌익성향을 감추지 않는 TV드라마에 인공기를 달고 북괴군 전치로 등장한 것이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이 전차가 복제품일 것 같지는 않다. 기왕 거금을 투자해 1950년대 거리를 재현하는 마당에, 같은 값이면 북괴군 탱크로 T-34전차를 복제할 일이지, 누구나 한 눈에 미국에서 만들었고 국군이 아직도 쓰고 있는 전차임을 알 수 있는 M-48로 복제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또 2004~2005년 MBC에서 <제5공화국>을 방영하면서 M-48전차 복제품을 등장시킨 적이 있지만,그때 전차가 기동하는 모습이 <서울1945>에서처럼 자연스럽지는 못했었다.
  
  만에 하나 <서울1945>에 북괴군 탱크로 등장한 M-48전차들이 국군 현용전차들이라면?
  
  국군의 현용 전차가 군의 제작지원 명목으로 인공기를 꽂고 국군장병들에게 기관총탄과 포탄을 퍼붓는 북괴군 탱크로 등장했다면, 이보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을 것이다.
  
  
[ 2006-01-08, 12: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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