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戰況/정확한 정보와 정밀폭탄의 결합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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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미군은 바그다드 시내로 탱크를 앞세운 수색대를 보냈다. 이 부대는 산발적인 저항에 부딛쳤으나 전사자 한 명만 기록하고 자기 부대로 원위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위력정찰로 불리는 이런 작전의 목적은 후세인(그가 살아 있다면) 정권과 이라크 군대 등 전쟁 지휘부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바그다드 주민들에게 대세가 기울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동시에 바그다드 시내 안에 전투거점을 만들기 위한 탐색이기도 하다.
  
  미군의 바그다드 진입과 동시에 이라크 지배층 인사들의 탈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미군은 이라크군의 지휘체제가 거의 마비되었기 때문에 바그다드 시가전도 피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번 미군 작전의 군사혁명적 특성은 정보와 정밀포탄의 결합이다. 공중정찰과 인공위성 정찰을 통해서 이라크내의 군사시설과 부대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정밀폭탄으로 외과수술을 하듯이 요충시설만 공격했다. 민간인 지역내의 군사시설만 환부를 도려내듯이 때려버리는 방법이 가능해졌다.
  
   이라크 선전장관이 무어라 하든 이번 전쟁만큼 민간인의 피해자가 최소화된 적은 없을 것이다. 정밀폭탄이 전쟁을 인도적으로 만든 셈이다.
  
  미군은 적의 뇌수와 신경망을 주로 공격했다. 사령부, 통신망, 지휘부의 자택, 그리고 혁명수비대의 기지가 주표적이었다. 쿠르드족에게 독가스를 썼던 후세인 사촌 집을 폭격해버린 것이 좋은 예이다. 개전 당일 후세인 등 군 지휘부가 회의를 하기 위하여 모인 벙커에 크루즈 미사일과 정밀폭탄을 퍼부어 다수를 사상시킨 것이 이라크 지휘부의 기능을 초장에 거의 마비시킨 것인지도 모른다.
  
  바그다드로 미군이 들어가도 일반 주민들의 저항은 없었다. 반대로 이라크 국민들이 북진하는 미군을 환영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후세인의 압제로 인해 겉으로는 충성을 바치는 것 같았지만 민심은 이미 이반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부시가 이 전쟁의 의미를 대량살상무기 제거와 함께 독재자의 압제로부터 민중을 해방시킨다는 것으로 설정했는데, 상당히 적중한 셈이다.
  
   이라크 전쟁이 성공적으로 결말을 보게 되면 김정일 정권에 대해서도 같은 명분과 같은 전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합군은 어제부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상공에 24시간 전투기를 띄워놓고 지상군의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예상치 못한 속도로 심장부를 얻어맞은 이라크 지휘부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바그다드 점령작전을 전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가전으로 유명한 것은 1942-43년 소련 스탈린그라드 전투이다. 독일군은 볼가강 강변의 이 거대한 공업도시로 들어가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소련군의 시가전 전술에 휘말렸다. 건물 하나 하나를 점령해가야 하니 희생자가 엄청 생겼다. 흐루시초프를 이 작전지역의 정치담당책임자로 파견한 스탈린은 노동자와 시민까지 무장시켜 정규군과 함께 독일군에 저항하게 하면서 이 도시 외곽에는 반격군을 배치시켰다.
  
  결국 독일군은 스탈린그라드라는 거대한 무덤속에 들어가 함정에 빠져버리고 역포위를 당했다. 파우루스 원수가 이끌던 독일의 제6군 30만명은 죽거나 항복하여 사라졌다. 제2차세계대전의 전환점이 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저항한 소련 군인과 국민들이 애국심과 이념으로 잘 무장되어 있었고 지휘부의 명령에 복종했기 때문이었다. 후세인이 바그다드 시민들의 그런 충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남부 이라크의 주바일이란 도시의 군 부대 창고에서 영국군은 약200개의 관 속에 유골 등이 들어 있는 것을 찾아냈다고 한다. 유골중에는 총상과 고문의 흔적이 있는 것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 유골은 썩은 것들이 많아 이번 전쟁중에 사망한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이것이 저항세력에 대한 이라크 탄압기관의 고문과 숙청 증거인지는 앞으로 조사해보아야 드러날 것이다.
  
  현재까지 연합군의 전사자는 약100명이다. 월남전에서는 매주 100명 이상의 미군 전사자가 발생했다. 이라크 군대의 전사자는 1만 명을 넘을 것이다. 정밀폭탄 등 군사과학의 발달로 해서 전쟁으로 인한 인명손실은 줄어들고 있다. 우수한 무기를 갖는다는 것은 아측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의 인명피해를 최대화한다는 것이다. 억울한 것은 조조군사이다.
  
  미군은 월남전의 교훈에서 미군측의 인명피해가 많은 전쟁은 수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 뒤 정밀폭탄 등을 개발하고 군사작전의 표적을, 적의 지휘기능 을 마비시키는 데 집중함으로써 군사기술의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미군은 동아시아에서 20세기에 세번 큰 전쟁을 치렀다. 일본과의 태평양 전쟁, 중공군 및 북한군과의 한국전쟁, 월남전쟁. 그 전과는 1승 1무 1패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전쟁에 임하면서 인명손실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인명손실을 무시하는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독재정권의 장점이다. 여론이 정권을 선택하는 미국에선 그런 전쟁을 계속할 수가 없다. 월남전의 교훈을 군사과학으로 흡수하여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새로운 전쟁 기술을 만든 미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이번 전쟁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이번 이라크 전재을 보면서 나는 이런 의문이 생긴다. 저 막강한 미군의 전투능력은 한미동맹만 제대로 가동하면 바로 우리 것이 아닌가. 저런 막강전력을 보고도 김정일이 핵공갈을 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그런데 어이하여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이 핵공갈을 하고 나오는 바로 그 시점을 택해서 실질적으로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식의 행동을 하고 나왔는가. 김정일 추종세력의 악랄한 反美책동을 방치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까지 하여 미군 사람들을 괴롭혔는가.
  
  대통령은 국군의 최고사령관이 아닌가. 국가 위기 때는 없는 우방국도 만드는 판인데 있는 우방국, 그것도 아주 너그러운 우방국, 그것도 세계 최강의 우방국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 영원히 떠나보내려는 방향으로 행동한 인간들은 도대체 무슨 사상을 가진 사람일까. 이들은 국민인가 非국민인가.
출처 :
[ 2003-04-06, 15:4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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