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를 만들어놓고 때리지 말라
소득 분배의 격차를 줄이는 효과적 방안은 내놓지 않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양극화를 노래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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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사회문제에 관한 논쟁에 있어서는 사실과 다른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때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요즘 과거 정부의 경제정책을 “시장맹신주의” 또는 “성장지상주의” 라고 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 따르면 그러한 정책 패턴 때문에 소득 분배가 악화하고 사회보장 제도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
  
  먼저 분배 면에 있어서 학자들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1965-1988년의 분배상의 추이를 볼 때 1970년대의 고도성장기에 분배상태 (지니 계수)가 가장 양호(낮음)했고 1990년대에 들어와서 IMF 이후 악화했고 참여정부하에서는 더욱 악화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득 격차의 확대를 “양극화”라고 과장하고 있는데 양극화란 지난 날 미국이 대표하는 자유세계와 소련이 대표하는 사회주의 세계의 대립을 양극체계(bi-polar system)라고 한데서 유래한 말인데 그것은 1방이 망해야 타방이 살 수 있다는 적대적 관계를 함축하는 말이다. 소득 분배의 격차를 줄이는 효과적 방안은 내놓지 않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양극화를 노래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일까?
  
  과거 정권이 고도 성장 정책 때문에 사회보장제도를 소홀이 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역사를 보면 일찍이 1960년대에 공무원 연금법(1960), 군인 연금법(1963), 산업재해보상제도 (1963)가 실시되었고, 70년대에는 사립학교 교직원연금(1973), 국민연금법(1977)과 의료보험제도가 도입(1977)되었다.
  1980년대에는 한방의료보험(1987)이 실시되었고 종전의 의료보험제도를 확충한 전국민의료보장제(1989)가 확립되었다. 그리고 90년대에 들어와서는 고용보험제도 (1993)가 실시되는 한편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보완이 계속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되었고 장애인 고용 촉진, 아동복지 보호 등의 보완적 조치가 시행되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참여정부 이전의 역대 정부는 경제성장에 따라 점진적으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해 왔고 그 결과 사회복지제도의 틀은 거의 마련된 상태에 있고 다만 내실화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물론 새로 도입되는 제도는 최선의 경우에도 여건 변화에 따라 수정과 보완이 불가피하게 된다. 지금 국민 연금, 의료보험 등의 적자가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참여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 소년 家長이 생활고에 허덕이는 장면과 무의무탁(無依無托)한 노인이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장면이 TV에 나오는데 1인당 GDP가 1만 3000달러가 되는 나라에서 이러한 참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의 재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구호의 시스템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여러 문제들을 과거 정권의 탓으로 돌리려 할 뿐 사회보장 개선을 위해 별로 한 일이 없다. 물론 필자는 우리나라의 분배상태와 사회보장 제도가 만족스럽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실과 다른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때리는 허구는 없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남덕우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 2006-06-18, 19:0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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