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이면 미사일협상은 왜 했나?
이 정권은 자신들의 대북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맹수’를 ‘양’으로 둔갑시키는 재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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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위성이면 미사일협상은 왜 했나?
  
  
  2000년 美-北 '3년간 10억달러씩' 보상 잠정합의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로켓이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최근 북한의 일련의 움직임을 미사일 실험 발사로 해석하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미국과 일본의 입장과도 크게 차이가 있다.
  
  미국은 2개월 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파악하고 외교적 대응을 해올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적 행위”라며 발사할 경우 ‘상당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인공위성 발사는 대기권 밖으로 로켓을 진입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내보낼 수 있다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개발 기술은 이미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공위성 개발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북한이 이를 핵무기 시스템에 활용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번 실험 발사를 크게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거리가 어디까지 미칠지가 주요한 관심이다.
  
  정부는 기술적인 부분을 내세워 인공위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군사용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우주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키는 위성발사용 로켓은 액체를 사용하는데, 북한의 경우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소련의 탄도미사일이 주로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북한이 개량해 사용하고 있는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해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 가장 강력한 SS-18이 액체연료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액체연료는 위성용에만 사용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또한, 폭탄이 탑재되는 군사용 미사일이라면 상대의 선제공격을 피하기 위해 지하에 발사대를 설치하는 게 일반적인데, 북한의 경우 위성촬영이 가능하게 관련 장치를 지상에 노출시켰다는 주장도 정치적 효과를 노린 실험 발사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인공위성 기술 수준을 보면 정부의 주장은 좀처럼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기술이 인공위성을 개발해 운영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견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부품은 극한의 온도차나 무중력 상태에서 견딜 수 있는 정밀성과 견고성을 요구하는데 현재 북한의 군사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이런 부품을 독자 개발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북한은 98년 쏘아올린 '광명성 1호 인공위성'(대포동 1호)이 정상적인 지구궤도를 선회하고 있다고 여전히 주장하지만 이와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도 “인공위성을 발사하기는 쉬워도 지구궤도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 인공위성 기술을 배웠다는 보고는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일 정부는 북한 등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예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어트 3’(PAC3)를 오키나와 기지에 배치, 운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동맹국 등을 방어하기 위해 천문학적 돈을 들여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상을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 가능성이 높은데도 굳이 정부가 ‘인공위성’ 발사 가능성을 들고 나온 데는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미일이 대북 강경책을 들고 나올 것을 우려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 제지를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펴는 한편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가 여기에 큰 부담을 느낀 나머지 북한의 ‘인공위성’ 주장을 거들고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주장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후 미-북간 미사일 협상이 진행됐고, 2000년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웬디 셔면 특사가 방북할 당시 이미 미-북간 미사일 협상은 '3년간 10억달러씩' 보상키로 잠정합의까지 끝난 상태였다.
  
  만약 대포동 1호가 북한의 주장처럼 인공위성이었다면 미-북간 미사일 협상은 왜 했으며, 미국이 무엇 때문에 30억달러를 보상하겠느냐는 것이다. 인공위성을 쏘았다고 보상 협상을 한 경우는 전례도 없다. 정부는 무엇을 근거로 김정일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 ‘일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체제 보장이 되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북한은 핵 보유 선언을 했고, 이제는 미국과 상대하기 위해 대륙간 탄도 미사일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정권이 미사일 발사가 ‘인공위성’을 띄우기 위한 순수한 과학위성이라고까지 주장한다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공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이 정권은 자신들의 대북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맹수’를 ‘양’으로 둔갑시키는 재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일 두둔이 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김정일과 손잡고 국민들을 속이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출처 : 데일리NK
[ 2006-06-20, 17: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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