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명분 재정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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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東馥 [명지대 초빙교수]
  
  이라크 파병 명분 재정립이 필요하다
  
   지금 '광란'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국군 이라크 파병
  반대 열풍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체계의 공동화와 이로 인한 아노미 현
  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반전세력들은 국
  군파병 반대의 명분으로 '무고한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을 거론한다. 그러
  나, '이라크 국민의 고통'을 거론하는 이들은 '독재로 인한 구조적 고통'과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 고통'을 혼동하면서 그 혼동하는 잘못을 깨닫는 능력
  마저 상실하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한 마디로 악명 높은 독재자다. 그가 국가의 절
  대권력을 독점한 가운데 고문과 투옥, 학살 등 공포의 철권으로 이라크 국민
  에게 고통을 가하면서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지역 및 세계평화를 위협해 온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확인된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부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는 국
  민의 개인당 국민소득이 600달러에 머물러 있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다.
  물론 지난 10년간 지속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도 큰 원인이었지만 그보다도
  모든 국가의 부가 사담 후세인과 그의 측근들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
  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인한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은 전쟁 진행기간 중의 일시적
  현상이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로 인한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
  은 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것이다. 이라크 국민들은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가 건재하는 한 이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없다. 따라서, 역설적이
  지만, 우리가 파병을 거부함으로써 전쟁종결이 지연되어 사담 후세인의 수명
  이 연장된다면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은 그만큼 연장되는 것이고 반대로 우
  리의 파병이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에 도움이 되어서 사담 후세인의 축출
  이 앞당겨진다면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은 그만큼 단축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파병반대론자들은 지금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과 관
  련하여 '가해자'인 독재자 사담 후세인과 '피해자'인 이라크 국민들을 분간하
  려 하지 않고 이라크 국민들의 고통을 구실로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를
  도와주자는 왜곡된 논리를 전개한다. 게다가 이들은 '반전'을 명분으로 하여
  실제로는 '반미'를 선동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이들 파병반대론자들의 속셈이 '염불'이 아닌 '잿밥'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다. 즉, 앞으로 이라크 전쟁이 종결되고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차례가 되었
  을 때 파병반대를 통해 증폭된 '반미' 정서를 이용하여 북한의 편에 서서 미
  국의 대북정책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적 타산'의 의혹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 동안 盧武鉉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의 행보는 의혹의 대상이 될 만 했
  다. 노 대통령 자신은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던져 놓은 뒤 '파병 지지도 일
  리가 있고 반대도 일리가 있다'는 식의 방관자적 입장을 지켜 왔다. 민주당
  소속 의원 101명 중 과반수인 51명이 파병반대에 동참, 파병동의안에 대한
  국회심의를 천연시켜 왔다. 보기에 따라서는 한편으로는 미국에게 '동맹국
  으로서의 의리를 지켰다'는 군색한 생색을 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뒷전으
  로 물러앉아 파병반대 여론에 굴복한 국회로 하여금 파병동의안을 부결하도
  록 방치하거나 가결이 되더라도 뒷날 찬성표를 던진 여·야 의원들에 대한
  '여론재판'의 길을 열어 두려 한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 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국군의 이라크 파병 명분은 재정립되어야 할 것 같다.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국가의 실리를 확보하기 위해 마지못해 파병한
  다'는 장사꾼 식 실리론은 버려야 한다. 그 대신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
  와 그가 집요하게 추진해 온 대량살상무기 개발 문제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파병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독재와 대량살
  상무기 문제에 관한 한 우리 정부와 국민이 이라크에 대해서나 북한에 대해
  서나 이중이 아니라 통일된 잣대를 가지고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
  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뜻에서 4월2일 국회본회의에서 있을 노 대통령
  의 연설에 기대를 걸어본다. [끝]
  
  * 이 글은 <미래한국신문> 03.04.06자(제42호) 에 게재된 이동복 前의원의 글입니다. (배진영)
  
  
  
출처 :
[ 2003-04-07, 01:0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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