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보는 미국서 받고 해석은 북한식?
[취재파일] '미사일' 말도 못하며 '감성의 오류'라? 이런 인식이야말로 宋실장이 지적한 얼치기 감성외교의 표본이 아닐까?

신주현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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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포동과 한미협력’이라는 주제의 글을 실었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정부의 속내를 몰라 답답하던 차에 정부 정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이 글에서 송 실장은 국가안보 문제는 냉정하고 차분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냉정함을 잃게 되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경제·사회적으로 부정적 효과를 초래한다는 것. 그는 '감성의 오류'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하면서 ‘미사일 과민반응’을 자제하라고 훈계했다. 그는 미사일 위기를 조성하지 않고 차분하게 외교적 대응을 해온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초기단계부터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 판단을 같은 방향으로 비교·평가하면서 대책을 조율 중”이라며 “조율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의견 일치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는데, 미국측의 일방적 공세조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국내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며칠 전 노 대통령은 '적어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도발하지 못할 정도의 국방력은 갖고 있다'고 말해 국민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긴밀히 공조해야 할 주변국에는 ‘도발’ 운운하며 우리의 군사력을 언급한 것이 과연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인가?
  
  노 대통령이 일본에 쓸데없이 흥분하는 것을 지켜보면 송 실장의 국익의 관점에서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주장이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 인류의 비극이 감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송 실장의 지적이 왜 자신이 근무하는 청와대에는 예외가 되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의 대상이고 일본은 '독도 앙숙'이라는 것 외에는 따로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이야말로 송 실장이 지적한 얼치기 감성 외교의 표본이 아닐까 싶다.
  
  송 실장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이러한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사일의 포로가 되는 것은 더욱 원치 않는다.
  
  1차적으로는 북한의 돌출 행동을 철회시키는 것이 당면과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더 이상 이러한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가져올 후과를 정확히 경고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호함과 과민반응은 별개의 문제다. ‘총’ 앞에서 고개를 숙이면 결국 ‘총’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필요 없는 강경 대응 주문도 문제이지만, 포로가 돼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말하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쌀·비료 추가지원은 어렵지만, 경협은 지속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달리 말하자면 미사일을 발사해도 줄 것은 주고, 협력은 계속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경고로는 북한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정부는 이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우리 정부의 느슨한 대응을 자화자찬하고 있다. 일부 언론이 위기를 조장했다는 비판도 잊지 않았다. 국내외 언론 보도는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상황의 변화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게 돼있다. 미사일 발사 조짐에 정보 부족으로 갈팡질팡하다가 기껏 내놓은 결론이 '인공위성'이라는 정부 발표가 호들갑 떠는 언론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미국은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데, 한국 정부는 ‘인공위성’이라고 말한 것이 국민을 안심시키고 냉철하게 대응한 것인지 의문이다. 인공위성 운용 기술 없이 미사일에만 매달려온 북한이 로켓 선단(탄두부분)에 인공위성을 달았다고 인공위성 실험으로 봐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관련 정보는 미국에게 받고, 그 해석은 ‘북한식’으로 하는 한국 정부에게 동맹국이 어떤 신뢰를 보낼지도 궁금하다.
  
  송 실장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굳건함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왜 다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지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다. 결국 한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9월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미간 이견을 해소하는 차원이다. 북한 미사일을 발사의 책임이 절반 정도 미국에게 있다고 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 무슨 합의를 내올지 지켜볼 일이다.
  
  
  신주현 취재부장 shin@dailynk.com
  
  
출처 : 데일리nk
[ 2006-06-27, 17:0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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