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많이 한 사람과 안한 사람의 차이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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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간조선 여행단의 차중 강연중 '여행 大家' 愼鏞碩 씨(한국인권재단 이사장)의 여행에 관한 평이 재미 있었다.
  
  '저는 골치 아프면 일단 서울을 떠나 여행을 합니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해결책이 나오고 정리가 되는 것입니다. 멀리 떨어져서 조국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관찰한다는 것도 아주 좋은 경험입니다. 유럽 여행을 하면 이런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적 건축물이 구경거리로 존재하지만 유럽에선 역사가 생활 속에 있고 생활이 역사 속에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은 수백년 이상짜리이고 천년 전에 만든 성당 안에서 오늘도 예배를 올립니다. 역사와 생활이 한덩어리가 되어 함께 호흡하고 있는 셈이지요.'
  
  필자는 李承晩과 朴正熙의 생애를 들여다보면서 문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李承晩은 한국과 미국의 합작품이고 朴正熙는 한국과 일본과 만주의 합작품이다. 이승만은 미국으로 여행을 갔기 때문에 거대한 안목과 국제적 감각을 가진 대인물이 되었다. 박정희는 산골 문경의 보통학교 교사직을 떠나 동양의 서부 만주로, 그 뒤에는 전쟁중의 일본으로 갔기 때문에 국가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근대화 꿈을 가질 수가 있었다. 두 사람이 조선 땅을 떠나지 않았다면 절대로 역사적 인물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월간조선에 연재중인 孫世一씨의 '비교평전-李承晩과 金九'에는 이승만의 여행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으로 유학갈 때 여객선 안에서 느꼈던 소감이 감동적이다. 그는 조선의 백성은 어느 외국의 평민들보다도 우수한데 지배층의 수준이 낮아 고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배층이 허명과 명분을 좋아하고 實事求是의 정신이 약해 부국강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0년 전의 지적이 요사이 우리 정치판에 대한 지적처럼 들린다. 이승만은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프린스턴에서 박사학위를 받고1909년 귀국할 때도 큰 여행을 했다.
  
  여객선으로 영국으로 가서 런던을 구경한 뒤 파리고 간다. 베를린, 모스크바를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만주를 거쳐 조선에 들어오는 것이다. 그의 이런 見聞은 그의 눈을 밝게 했고 나중에 대한민국을 세울 때 소용이 된 것이다. 여행만큼 효율성이 높은 투자는 달리 없을 것이다.
  
  
  
  
  반대로 김일성과 김정일은 선진 자유세계로 여행을 안해본 사람이란 점에 북한사람들의 비극이 있다. 김일성은 중국, 만주, 시베리아를 여행했고, 김정일은 동독에 유학을 했다. 두 사람이 본 것은 후진 독재국뿐이었다. 본대로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행동한다는 말이 맞다면 두 사람은 그 정도의 정치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다행히 선진국으로 여행을 한 사람이다. 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과 여행다운 여행을 안해본 사람의 차이가 바로 남북한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쪼록 다가오는 그의 訪美가 그의 눈을 넓고 맑게 해주기를 기원할 뿐이다.
출처 :
[ 2003-04-07, 16:0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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