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금 제 정신인가?
언론들이 안보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金容三(월간조선)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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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의 경고를 비웃듯 북한이 미사일을 난사하고, 경수로 발전소가 용도폐기되고, 북한 핵개발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언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유권자와 납세자들도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있다.
  언론 종사자로서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위기를 지적하고 알리지 않으면 그것은 '직무유기' 아니라 '범죄'다.
  
  
  월간조선
  
  위기를 알면서도 그것을 알리지 않으면 그것은 범죄다
  
  일부 언론이 대북강경론을 부추겨 안보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 올랐다.
  
  
  
  청와대 홍보수석실 명의로 발표하는 '청와대 브리핑'(http://www.president.go.kr) 7월 27일자는 '무엇이 불안을 부추기는가'라는 제하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정책당국자들의 안보관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먼저 이 글에서 청와대는 '과거 독재정권들은 안보문제, 남북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국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스스로를 ‘안정’ 세력이라 자처하면서도 정권안보를 위해 불안을 더 증폭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는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 '안보를 정치게임에 이용하는 것은 없어졌다'고 했다. 대신 '독재정권이 사라지자 일부 신문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정부를 공격하는 무기로 삼고 있을 뿐'이라면서 이른바 대북 강경론을 펴고 있는 언론들이 안보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주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불바다 공갈을 하고, 선군정치 덕을 운운하는 것을 언론들이 비판하는 행위 자체가 안보불안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뜻일까? 아무래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체크해 봐야 할 것 같다.
  
  청와대는 또 대북 강경론을 주장하는 언론들을 향해 '북한을 벼랑 끝으로 몰아 극심한 대립을 조성하면 그때의 긴장, 불안, 위험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공갈 협박을 했다. 그러면서 '대결적 분위기를 증폭시키면 결국 평화는 파괴된다'면서 '정부가 일부 신문의 무책임한 비난을 무릅쓰고 줄곧 차분한 대응을 강조한 이유는 '대결주의는 당장엔 속시원하고 정치적으로도 쓸모 있는 무기겠지만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기변명을 하고 있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창와대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에 대해 '인공위성 가능성' '자위적 목적' 운운하며 쉬쉬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대가로 무기 개발비를 대주는 것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강변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는 한술 더 떠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시비를 걸고 나섰다. 안보 상업주의에 물든 일부 언론들이 '한미간 어떤 틈이라도 보이면 마치 큰 일이 날 것처럼 문제를 키운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렇게 말한다. 노무현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공조할 건 공조하고 지적할 건 지적해나가면서 이견을 조정하고, 그렇게 같이 걸어가는 것'이라고. '그런 과정을 거쳐 성숙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이 대목에서 필자는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 한미관계가 성숙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면 왜 미국이 한미동맹 관계를 격하시켜 주한미군을 주일미군의 휘하에 두려고 했을까?
  
  미국과 국제사회는 왜 한국을 향해 '미사일을 함부로 난사하는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라'고 공개경고를 하고 나섰을까? 이런 위험천만한 곡예와 같은 외교 파탄이 청와대의 눈에는 '성숙한 동맹으로의 발전'으로 보이는가?
  
  마지막으로 청와대는 '과연 무엇이 불안을 만들고 누가 불안을 부추기는가'라면서 마치 불안을 만들고 부추기는 세력은 청와대가 아니라 '대북 강경론을 펴고 있는 언론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청와대가 이 글을 발표한 날은 공교롭게도 한국전 종전기념일이다. 미국에서는 한국전 참전을 잊지 말자는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미국 부통령까지 참석하여 '한미동맹은 깨질 수 없는 가치'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그 동안은 미국 보훈부장관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던 워싱턴 한국전 기념비 앞에서 열리는 휴전협정 기념행사에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참석하여 '자유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은 국민을 노예화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비웃는 북한과 맞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청와대 정책 당국자들은 진지한 분석과 성찰을 해 주길 기대한다.
  
  그 엄숙하고도 진지해야 할 종전기념일에 청와대는 미국을 향해 '이견이 없는 것이 친구가 아니다' '동맹은 일체(一體)가 아니고, 맹종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몰아붙이고, 일부 언론을 향해 '안보 불안, 안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의 글을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 올렸다.
  
  그날 하루종일 서울과 강원도에 또 다시 집중호우가 내려 주민이 대피하고 응급복구를 해 놓은 도로와 다리들이 유실됐다.
  
  전 세계의 경고를 비웃듯 북한이 미사일을 난사하고, 경수로 발전소가 용도폐기되고, 북한 핵개발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언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유권자와 납세자들도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있다.
  언론 종사자로서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위기를 지적하고 알리지 않으면 그것은 '직무유기' 아니라 '범죄'다.
  
  청와대는 언론을 향해 '안보위기를 부추기지 말라'는, 즉 시시각각으로 닥쳐오는 위기를 눈감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라고 공갈 협박을 하는 글을 납세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주장하고 나섰다.
  
  이것을 '국가'라고 믿고 나와 내 가족, 우리 공동체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맡기고, 그 대가로 세금을 내는 국민이(필자도 국민의 한 사람이다) 어쩐지 측은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김용삼 월간조선 전략기획실장
  
  
  다음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무엇이 불안을 부추기는가'라는 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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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불안을 부추기는가
  
  정부의 일관된 기준은 안전과 평화
  
  
  불안이냐, 안정이냐. 우리가 분단국으로 있는 한 이 문제는 늘 우리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다. 과거 독재정권들은 안보문제, 남북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국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안정’ 세력이라 자처하면서도 정권안보를 위해 불안을 더 증폭시킨 것이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 안보를 정치게임에 이용하는 것은 없어졌다.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단골처럼 판문점에서 긴장이 고조되거나 테러사건이 발생하는, 우연 아닌 우연은 더 이상 없다. 독재정권이 사라지자 일부 신문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정부를 공격하는 무기로 삼고 있을 뿐이다. 이른바 대북강경론이다.
  
  이들은 끊임없이 북한의 목을 조르라고 정부를 몰아 붙인다. 상대의 불신을 부추기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위험하다. 이들의 주문대로 정부가 북한에게 무슨 일이라도 낼 듯이 강경하게 목소리를 냈다고 치자. 그랬다면 국민들 모두가 안심했을까? 아니면 최소한 북한이 잘못을 깨닫고 사과를 하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조심이라도 하게 되었을까?
  
  상대가 절제하지 않는다고 우리도 절제하지 않아야 하는가. 북한을 벼랑 끝으로 몰아 극심한 대립을 조성하면 그때의 긴장, 불안, 위험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북강경론의 종착점은 결국 무엇인가.
  
  탁구공처럼 주거니 받거니 대결적 분위기를 증폭시키면 결국 평화는 파괴된다. 대결주의는 당장엔 속시원하고 정치적으로도 쓸모 있는 무기겠지만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정부가 일부 신문의 무책임한 비난을 무릅쓰고 줄곧 차분한 대응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불안세력이고 누가 안정세력인가
  
  우리 사회의 불안을 부추기는 또 다른 메뉴는 한미관계다. 한미간 어떤 틈이라도 보이면 마치 큰 일이 날 것처럼 문제를 키운다. 이것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일부 신문은 얼마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국은 일절 오류가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십니까’ ‘미국의 오류에 대해서 한국은 일절 말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한 발언을 두고 마치 정부가 미국과 갈등을 일으킨 것처럼 부풀렸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다. 중요한 친구다. 그러나 이견이 없는 것이 친구가 아니다. 신뢰와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합의하고 조정해나갈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친구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용산기지 이전 등 여러 이견을 원만하게 풀어왔다. 십 수년 해묵은 현안들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 공조할 건 공조하고 지적할 건 지적해나가면서 이견을 조정하고, 그렇게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성숙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 동맹은 일체(一體)가 아니고, 맹종은 더더욱 아니다.
  
  무엇이 불안을 부추기는가. 북한을 몰아붙이지 않았다고, 미국과 한몸이 아니라고, 그래서 불안하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남북대결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우리 외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미관계를 사실 이상으로 과도하게 흔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친북이냐, 친미냐가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다. 과연 무엇이 불안을 만들고 누가 불안을 부추기는가.
  
  
  
[ 2006-07-28, 20:3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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