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 지작사, 후작사, 종교교회를 아십니까?
언어생활이 암호풀이, 즉 짐작하기, 눈치보기, 추리하기가 될 때 그 사회는 거짓말, 왜곡, 과장이 판을 친다.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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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지역에 있는 국세청 건물 정문에는 '따뜻한 세정'을 펼치겠다는 요지의 구호가 가로로 붙어 있다.'세정'을 稅政이라고 쓰지 않으니 무슨 뜻인지 알기 힘들다. 그래도 한자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미뤄 짐작으로 稅政이라고 이해할 것이지만 한글만 아는 젊은이들에게 '세정'은 암호이다.
  
  정부종합청사 뒷편에 큰 교회가 있는데 '종교교회'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종교를 宗敎로 이해할 것이다. '宗敎교회'라면 모든 종교가 다 같이 예배를 올리는 곳인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교회의 사이트로 들어가 종교교회의 종교가 무슨 뜻인지 알려고 해도 한자표기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종교교회 자료관' 사이트에 들어가니 동판이 사진으로 붙어 있어 비로소 '宗敎교회'가 아니고 '宗橋교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宗橋란 말에는 이야기꺼리도 있다. 이 교회는 1900년에 미국 남감리교회 선교사에 의하여 설립되었다. 이 근방에 琮琛橋(종침교)라는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의 이름과 관련된 연산군 시절 전설이 있는데 宗敎교회를 세울 때 종침교에서 그 발음을 따왔다고 한다. 宗橋교회라는 이름은 창조의 기원이란 의미를 宗에 담아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漢字로 표기해야 이름에 따른 역사와 이름에 담긴 뜻을 알게 된다. 한글로 표기하면 의미를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오해를 하게 된다.
  
  한자로 적었을 경우 읽을 줄 모르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한글로 쓴다고 말한다. 漢字語를 한글로 써도 의미를 모르니 차라리 한자로 쓰면 부지런한 젊은이들,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은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 것이다. 한자를 모르는 젊은이라도 사전을 찾아서 의미를 알려고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노력도 안하는 젊은이들은 구제불능이니 영합할 수도 없다.
  
  7월28일자 국방일보 1면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기술위주 첨단 전력구조로 개편. 육군정책보고 '지작사. 후작사' 체체로 비전 제시>
  위의 제목에서 漢字語가 아닌 것은 '로', '비전'뿐이다. 한자어는 한자어로 써야 의미가 정확히 전달된다. 위의 제목에서 전력구조가 무슨 의미인지 아는 젊은이들이 있을까? 戰力인지, 電力인지? '지작사'는 또 무슨 말인가? 기사를 읽어보니 地上作戰사령부의 略稱(약칭)임을 알겠다. 그렇다면 이런 줄임말은 반드시 地作司라고 써야 한다. '후작사'는 후방作戰사령부의 약칭이다. 그렇다면 後作司라고 써야 한다.
  
  한국어는 70%의 漢字語와 약30%의 한글어로 구성되어 있다. 개념語, 고급語는 거의 전부가 漢字語이다. 인간의 원초적 감정이나 행동, 그리고 자연 현상을 나타내는 명사, 형용사, 동사 등만이 한글어이다. 한자로 써야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漢字語를 한글로 표기하면 위의 신문제목처럼 암호가 된다. 언어생활의 암호화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확한 개념전달, 의미전달이 어려워진다. 한 사회의 언어생활이 암호풀이, 즉 짐작하기, 눈치보기, 추리하기가 될 때 그 사회는 애매모호한 이야기, 거짓말, 왜곡, 과장이 판을 친다. 오늘날 한국의 위기, 그 바닥엔 한글전용이란 亡國的 言語정책이 버티고 있다.
  
  
  
  
  
[ 2006-07-29, 16: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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