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언론담당자와의 전화인터뷰

배진영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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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가인권위원회 김창국 인권위원장은 국회 법사위에서의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김위원장의 견해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끝내 ‘명쾌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기자는 15일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 언론담당자와 통화했다.
  
  - 김창국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비판적 보도가 많이 나갔다. 이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입장은 무엇인가.
  '속기록을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김위원장은 할 얘기를 다했다.언론의 보도는 김위원장의 발언을 거두절미한 것이다'
  
  - '할 얘기는 다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이 있나.
  ''이라크 인권과 한국 인권 가운데 어느 쪽이 중요하냐'고 자꾸 묻기에 김위원장은 '심정적으로는 한국 인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변 마지막 부분에서 명확하게 답변 못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북한인권문제를 언급할 수 있을 정도로 인권위가 충분히 연구검토하거나,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해서 명쾌한 답변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앞뒤 얘기없이 북한인권에 대해 아무 얘기도 안 한 것처럼 얘기해선 안된다'
  
  - 어쨌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명확한 의견표명을 안 한 것은 사실 아닌가?
  '인권위원장이 국회에서 발언하는 것은 인권위의 공식의견이 된다. 인권위의 권고 등 모든 의견 표명은 자료나 법적 문제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내부 토론을 거쳐 나오는 것이다. 그런 준비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 것이다'
  
  
  - 자료가 없다고 하는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유엔인권위,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각종 민간인권기구 등에서 연례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인권위에서는 그런 자료들을 입수,검토하지 않는단 말인가?
  '인권위가 몇 백 명 되는 기관도 아니고, 적은 인력으로 쪼들리는 형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 해도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위원장의 기본적인 철학도 피력하지 못한단 말인가?
  '위원장의 개인적 생각이야 있겠지만, 인권위의 의견은 개인적 의견이 아니지 않나? 인권위의 의견표명은 소위원회-전원위원회 등에서의 논의를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인권이 중요하냐, 이라크 인권이 중요하냐'고 하니 답변하기 곤란했던 것이다'
  
  - 인권위에서 어떤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하나?
  ' 진정이 있을 때 다루는 것이 원칙이고,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 이라크전에 대한 의견 표명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제기가 없었다'
  
  - 인권위 사이트의 인권자료실을 둘러보니, 북한 인권에 관한 자료는 동아일보에 실렸던 제성호 중앙대 교수의 칼럼과 美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은 세계 최대규모 감옥체제'라고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 단 두 개 뿐이었다. 유엔인권위 연례보고서 등도 한국관련 내용만 소개되어 있고, 북한 관련 내용은 없었다. 인권위가 기본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무관심한 것 아닌가?
  ' 자료실은 북한 인권 문제 뿐 아니라,전반적으로 내용이 부족해 보완작업 중이다. 인권위가 설립된 지 불과 1년이고, 진정사건 들어온 것만 4000여 건이다. 그것 처리하는데만도 全인력이 달라붙어도 될까 말까 한 형편이다.
  인수위에 업무보고할 '인권위 10대 현안'을 설정할 때, 처음에 설정한 30대 과제 안에는 탈북자 문제가 들어 있었지만, 토론과정에서 빠졌다.
  위원장이나 인권위 모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고민이 왜 없었겠나? 그것을 최우선적으로 연구검토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인권위가 모든 인권현안에 대해 다 발언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
  인권위가 북한 인권 문제처럼 예민한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단체들의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몇 차례 청문회도 하고 태스크 포스 팀도 구성해서 1년여 정도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다음에야 인권위의 공식적인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본다. 김위원장은 그런 과정 없이 발언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올해 국가보안법,사회보호법,비정규직 등에 대한 태스크 포스팀을 만들었는데, 역량만 된다면, 탈북자나 북한 인권은 안 하겠나? 인력이나 조사권한 등에 한계가 있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북한인권 문제가 다른 어떤 문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인권위가 북한인권 문제를 방기하고 있다' 생각할 수도 있다'
  
  -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의견표명은 어떻게 된 것인가?
  ' 국내외 인권단체, 인권위 직원과 간부 등 인권위 안팎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다. 내부에서도 전원위원회 논의, 다섯 차례의 간부 회의 논의를 거쳐 인권위가 의견표명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5:2로 결정이 내려졌다'
  
  - 북한 인권 등을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놓았단 말인가?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제기가 없었다. 문제 제기가 있고,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쳤다면 위원장이 얘기할 수 있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위원장이 쉽게 얘기하지 못한 것이다'
  
  - 북한 인권관련 단체들로부터 인권위에 문제 제기가 없었단 말인가?
  '진정 등의 형태로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 문제 제기가 있으면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인가?
  '논의할 수 있다. 다만 어제 위원장도 애기했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판단한다고 했다. 이라크 전쟁의 경우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몇 달 있다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이라크 전쟁은 시급한 일이고, 북한 인권 문제는 시급한 일이 아니란 말인가?
  '북한 인권 문제는 과거로부터 진행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진행될 일이다. 상당히 많은 자료를 모아 연구검토해야 하고,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이라크 전쟁의 경우처럼 며칠 사이에 의견표명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보기에 따라서는 인권위가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얘기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안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인권위원장이 법사위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만큼 인권위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가 아니었다고 본다'
  
  - 나도 중국에 들어가 탈북자들을 만나 본 적이 있지만, '북한 인권 문제는 과거로부터 지속되어 온 문제니까 시급성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사자들에게는 절실한 생존의 문제다.
  ' 맞는 애긴데.... 인권단체 등에서 3년여의 농성 끝에 높은 기대 속에서 인권위가 만들어졌고, 4000여 건의 진정이 들어왔지만, 반 정도밖에 못 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안법, 장애인,비정규직,전교조, 한총련 등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그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권위가 적시에 국민들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의견을 낼 수 있는 이상적인 기구가 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탈북자 문제는 머지 않아 가시적인 의견을 내 놓으리라고 생각한다'
  
  인권위에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한 일이 없어 아직 논의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피랍탈북연대 도희윤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진정이 없어 북한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면, 바로 진정을 내겠다'면서 '인권위가 얼마나 성의있게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출처 :
[ 2003-04-15, 18:0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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