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국 교장들이 들고 일어났다!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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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가장 권위를 가진 단어는 아마도 아버지, 어머니, 교장선생님일 것이다. [교장]뒤에는 [선생님]이란 말이 붙어야 제대로 발음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스승에 대해서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거의 무조건적인 존경심을 반영한다.
  
  전국의 초중고 교장 선생님들 1만3천여명이 오는 5월11일 서울에서 대회를 갖는다고 한다. 최근 자결한 충남 보성초등학교 徐承穆 교장 선생님을 추도하고 그분의 뜻을 이어받으려는 추모 대회 겸 全敎組의 비교육적 행태에 대한 경고와, 자성과 결의를 담는 대회라고 한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전국의 국공사립 초중고 교장선생님들이 분노에 찬 표정으로 한곳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혼란과 격변 속에서도 자기 표현을 자제하면서 무너지는 교육의 현장을 지키느라 마음 고생이 심했던 교장 선생님들을 대중 집회로 내몬 것은 全敎組의 집요한 선동이고 그것의 결과이기도 한 徐교장의 자결 사건이라고 한 교장 선생님은 말했다.
  
  '교장 선생님들도 '이제는 가만 있을 수 없다'는 분노에 차 있어 이번 집회를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1만3천 교장이 대표하고 있는 것은 전국 1만3천여개의 학교와 학생 900만 명이다.
  
  오늘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4.19청년대회에 나와 김정일 타도, 김대중 처단을 외친 군중속에는 많은 전현직 교장 선생님들이 보였다. 어제 밤 억수 같이 쏟아진 비속에서 시청광장에서 열린 서승목 교장 추모 촛불 집회에도 현직 교장 선생님들이 많이 보였다.
  
  서승목 교장은 제1회 충남교육대상을 받은 경력이 말해주듯 학교와 집밖에 모르는 분이었다. 85세 老母에게 효도하고 두 아들을 空士, 海士에 보내 장교로 키운 사람이었다. 충효를 실천한 그는 손님들에게는 자신이 꼭 음료수를 직접 내어와 대접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엄격하기 그지 없었던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교감과 주고 받은 차 접대와 관련한 기간제 여교사의 과장-왜곡된 인터넷 고발, 전교조의 집요한 선전과 공세, 전교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한 신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결벽을 입증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의 결벽을 의심하는 사람은 적어도 충남도에선 발견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충동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냉철한 계산으로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자신의 죽음이 학교의 황폐를 막고 일부 과격하고 인륜과 조국을 모르는 교사들의 양심을 깨워주는 역할을 하기를 바라면서 은행나문에 목을 맨 것으로 보인다.
  
  한국 현대사를 보면 죽음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1960년 마산에서 김주열 군이 최루탄에 맞아 죽은 시체로 바다에서 떠오른 것이 4.19의 도화선이 되었다. 1987년 박종철군의 죽음은 그해 6월사태와 6.29민주화 선언을 불렀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徐교장의 죽음은 국민들이 전교조를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고 교장 선생님들을 비롯한 다수 교사, 교육 공무원들이 용기를 갖고 행동하도록 하는 분노의 뇌관 역할을 한 것이리라.
  
  5월11일의 전국 교장 대회는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른다.
출처 :
[ 2003-04-19, 21:5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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