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에선 反美’, ‘미국 가선 親美’
정말로 대한민국은 品位품위 있는 나라가 되고 싶다. 먼저 대통령이 品位품위의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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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은 지난주 미 워싱턴에서 미국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한국 내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옛날에 미 2사단을 인계철선(引繼鐵線·trip-wire)으로 휴전선에 배치해 둬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友邦우방의 군대를 인계철선으로 하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 그런 주장을 하며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그 반작용으로) 한국에서 미국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왔다. (전작권 단독행사는) 그런 것들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정말 이런 얘기를 했는지 믿기지 않지만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이니 믿지 않을 도리도 없다.
  
  인계철선은 폭발물과 연결돼 있어 그것을 건드리면 폭발하는 철선이다. 미 2사단은 1953년 휴전 이후 북한군의 예상 南侵路남침로인 한강 以北이북 중서부 전선에 집중 배치돼 있었다. 북한군 남침은 곧바로 미 2사단과 맞닥뜨리게 되고 이것이 미국의 자동적 增員증원과 연결돼 북한의 남침 抑止억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인계철선으로 불려 왔다.
  
  
  주한미군의 한강 以南이남 이전은 미군의 이런 의미를 상실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對北대북 억지력을 약화시키게 된다는 것이 주한미군 한강 이남 再재배치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이었다. 국민 대부분은 이 정권이 한·미가 공동으로 전시 작전권을 행사하는 체제를 무너뜨리고 한·미가 따로따로 전작권을 행사하는 체제로 바꾸는 것을 반대한 것도 이것이 대북 억지력을 결정적으로 허물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要人요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두 가지 사실을 연결시켜 한국에서 전작권 단독행사에 반대하는 사람은 미군의 생명을 가볍게 여겨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사람이고, 전작권 단독행사를 주장한 자신과 지지자들이야말로 미군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미국의 진정한 친구라는 뜻으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내에서 전작권 단독행사를 주장하면서 友邦우방인 美軍미군의 소중한 목숨이란 말을 입 근처에 내놓은 적도 없다. “전작권을 행사해서 한국군이 진정한 自主자주군대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하자는 대로 ‘예’ ‘예’ 해야 하느냐”고 마치 강압적으로 미국에 빼앗긴 전작권을 되찾아 이 나라를 진짜 독립국가로 만들겠다는 식의 정치선전을 해 왔다. 미 의회 사람들도 대통령의 이런 말들을 뉴스 매체를 통해 그때그때 접해온 사람들이다. 그런 미국인들 앞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과 미군들을 너무나 사랑해서 전작권 단독행사를 밀고 가는 것처럼 말하는 걸 들으며 그들이 무슨 생각을 했겠는가.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반미면 어떠냐” “미국에 얼굴 붉히고 할 말은 하겠다”고 하더니 2003년 5월 미국에 가서는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나는 지금쯤 정치범 수용소에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해 지지자와 반대자를 모두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정말로 대한민국은 品位품위 있는 나라가 되고 싶다. 먼저 대통령이 品位품위의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
  
  
[ 2006-09-18, 23:1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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