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칼럼> 노무현-김대중 노선의 본질
왜 그렇게 다급해졌을까? 혹시 ‘나쁜 정권’이라도 들어서면 모든 것이 파헤쳐지고 무너질 것임을 우려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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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정세가 결정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뉴욕 타임스의 말대로라면 ‘한·미간의 거리가 동해 바다만큼 멀어졌음’을 드러낸 것에 불과했다. 한 마디로 미국은 미국대로, 노무현 정권은 노무현 정권대로 각기 제 갈 길을 갈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이 가는 길은 ‘김정일이 불량행위를 중단하든가 아니면 국제적인 제재를 받든가’ 양자 택일을 하라는 쪽으로 정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간 그 시점에 미국 하원이 대북 제재에 관한 강력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재무부가 전 세계에 대해 대북 금융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 것들이 그 점을 행동으로 반영했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권 등 한국의 이른바 ‘우리 민족끼리’ 세력이 드러내고 있는 향배(向背)는 어떤 것인가?
  
  
  이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근래 북한 핵·미사일문제를 언급하면서 드러낸 일련의 관점과 논법들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방어용’ ‘정치적 목적’ ‘일리 있다’고 감싸면서 매사 ‘김정일 탓’보다는 ‘미국 탓’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그런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지금 대북 제재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천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네오콘(신보수파)’들이 북한 핵을 악용하고 있다” “왜 당신(미국 등)들의 책임(분단과 6·25)은 생각하지 않느냐?”며 매사를 원인 제공자인 미국이 먼저 풀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나 예컨대 중국의 지도자들이 노무현 대통령보다 머리가 나빠서 김정일의 미사일 공갈을 ‘방어용도 아니고, 정치 목적도 아니고, 일리도 없다’고 보아 안보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찬성한 것일까? 김정일의 핵·미사일에 대해 오직 고약한 미국 ‘네오콘’들만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다는 양 몰아간 DJ의 말은 더더군다나 맞지 않는 얘기다. 김정일의 불장난과 인권 탄압에 관한 한 미국에는 지금 매파(派)와 비둘기파의 차이가 따로 없다. 김정일이 핵·미사일, 위조 달러, 돈 세탁으로 ‘장군’을 불렀을 때 상대방이 ‘멍군’ 한 것만 가지고 “악용한다”라고 한 것도 무리한 어법이다.
  
  
  6·25의 재난이 미국 책임인 양 씌운 DJ의 말도 소련이 붕괴한 후에 나온 크렘린 비밀문서의 역사적 사실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의 결과물인 분단과 냉전은 한반도뿐 아니라 유럽에도 있었지만 동·서독 사이에는 전쟁이 없었다. 스탈린과 동독이 서침(西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났다.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이 탱크를 몰고 남침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과관계를 덮은 채 그냥 두루뭉수리로 ‘미국 책임’으로 돌린 것은 그래서 정확성을 잃은 말이다.
  
  
  “노 대통령이 내(DJ)가 한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제를 만들어야 다음에 어떤 정부가 서도 남북관계를 바꾸지 못하게 된다”고 한 그의 말은 더욱 더 예사롭지 않다. ‘10%대 지지율’의 ‘레임덕’ 대통령더러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빨리 만들라고 등 떠밀다시피 하는 것은 그만큼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다급해졌을까? 혹시 ‘나쁜 정권’이라도 들어서면 모든 것이 파헤쳐지고 무너질 것임을 우려한 것일까?
  
  
  이 모든 ‘노무현·김대중식 향배’는 결국 ‘우리 민족끼리’ 운운 세력이 2007 대선 이전에 무엇인가를 후닥닥 해치우려 한다는 ‘음모론적’ 우려로 연결될 수 있다. 도대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란 무슨 뜻인가? 그것이 만약 대한민국 진영이 아무리 발을 동동 굴러도 소용없게 돼버린 ‘상황 끝!’을 의미한다면 한반도 최후의 결전은 ‘2007 대선’을 기다릴 여유도 없이 코 앞에 박두한 셈이다.
  
  
  류근일 · 언론인
  
  
출처 : 조선닷컴
[ 2006-09-19, 09:1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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