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이 할 일은 ‘席藁待罪’다”
노 대통령의 ‘화법(話法)’은 단순한 ‘화술(話術)’인가, 아니면 의도적인 ‘말장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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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은 그만, 盧 대통령이 할 일은 ‘席藁待罪’다”
  
   노무현 대통령은 과연 그의 대북정책을 수정하고 있는가? 아니면, 수정할 것인가? 10월9일 북한의 ‘지하 핵시험 실시’ 발표 이후 보여주고 있는 노 대통령의 어록(語錄)은 듣는 이들에게 그가 이른바 ‘대북 퍼주기’ 논란을 유발해 온 소위 ‘대북포용정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환청(幻聽)’을 느끼게 하는 일면(一面)이 있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 晉三) 신임 일본수상과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의 노 대통령의 발언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가 문제의 ‘대북포용정책’을 더 이상 추진하고 또 이에 입각한 ‘대화’에 집착하는 것을 그만 둘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과연 그런 것인가? 그런데 여기에 혼선이 생긴다. 노 대통령의 장기(長技)이기도 한 그만의 특유한 ‘화술(話術)’ 때문이다. 10월9일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말’은 철저하게 ‘제3자’적인 ‘간접화법’을 고집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이 이제 제재와 압력이라는 국제사회의 주장에 대해서 대화만을 하자고 주장할 수 있는 입지가 이미 없어진 것 아닌가 싶다. 현저하게 위축되거나 상실되어가는 객관적인 상황 변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던가 “포용정책이라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효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거세게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한국 정부도 이 마당에 와서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 아니겠는가. 효용이 있다고만 계속 주장하기도 어려운 문제 아니겠는가”라는 대목들이 그러한 대목들이다.
  
   대강 훑어보지 않고 자세히 곰 뜯어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말’은 갈 데 없이 TVㆍ방송이나 신문의 무책임한 ‘시사해설가’가 쓰는 ‘간접화법’ 그 대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그의 ‘입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그는 북한의 ‘핵실험’ 그 자체에 대해서도 여전히 ‘간접화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는 “오늘 오전 10시 반경 북한에서 진동이 감지되었고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공식 발표를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핵실험이 과연 핵실험인지 과학적 검증은 계속되고 있다”는 ‘말’로 이를 ‘핵실험’으로 ‘단정’하는 것은 회피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어쨌든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를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인 그가 ‘대응’하는 대상은 ‘북한의 핵실험’ 그 자체가 아니라 핵실험의 ‘진위(眞僞)’와는 상관없이 이에 관한 ‘북한의 공식적 발표’인 것이다.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 때문에 그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생길 것이냐는 문제에 대한 그의 언급 또한 철저하게 ‘제3자’적이다. 그는 “대북정책, 남북관계 전체가 큰 영향을 받으리라는 것”이 “경고이기도 하고 상황에 대한 예측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가 애써 강조하는 것은 “조율된 조치”다. “한-일간, 한-미-일간의 협력을 통한 대응”을 말하면서도 그가 강조하는 것은 “관계 당사국과 유엔의 조율된 조치”다. 문제는 그가 이렇게 강조하고 있는 “조율된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처지”인 우리는 여기서 걱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말하는 “조율된 조치”라는 것이 결국 ‘중국과의 공조’를 앞세우면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여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설득’하려 하는 그 동안의 그의 ‘행적(行跡)’의 재탕(再湯)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냐는 걱정인 것이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화법(話法)’은 단순한 ‘화술(話術)’인가, 아니면 의도적인 ‘말장난’인가? 심지어 ‘대북포용정책’의 전도(前途)에 대한 그의 ‘말’도 여전히 ‘이중적(二重的)’이다. 듣는 이들로 하여금 소위 ‘대북포용정책’의 추진이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도록 유도하는 그의 현란한 ‘화술’의 행간(行間)에서는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그의 여전한 집착이 짙게 묻어나고 있다. “포기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 상황”이라는 것이 그의 표현이다. 오히려 이 판국에서도 그는 “이후에도 평화적 해결, 대화 해결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또 다시 애매한 ‘간접화법’으로 휘갑을 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모든 것을 인내하고 모든 것을 양보하고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도 놔둘 수는 없게 된 것 아니냐”는 ‘반어법(反語法)’의 ‘말장난’을 희롱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화술’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그의 ‘말’에 과연 ‘진정성(眞正性)’이 있느냐는 의문이다. 지금의 시점에서 노 대통령이 해야 할 ‘말’은 그렇게 ‘진정성’이 의심되는 ‘말장난’이 아니다. 오히려 그가 지금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먼저 국민들 앞에 정말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째서 ‘석고대죄’를 해야 하는가? 그 이유가 충분하다.
  
   우선 그가 ‘석고대죄’할 일이 있다. 그에게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가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랬는지, 알 길이 없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 뒤로 북한을 ‘오판(誤判)’함으로써 엄청난 국력의 낭비를 초래한 죄과가 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4년 동안에 그는 무려 4조 원에 가까운 돈을 북한이라고 하는 ‘밑 빠진 독’에 쏟아 부었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그 같은 ‘오판’의 연장선 위에서 북한의 김정일 독재정권과 ‘작당(作黨)’하여 ‘민족공조’라는 허구(虛構)를 조작하고 이것으로 국론의 심각한 분열을 초래하면서 이 나라 내일의 주인인 청소년들을 ‘오도’하여 대한민국 안보의 초석인 ‘한미동맹’의 토대를 무너뜨렸다.
  
   이로 인한 가공스런 결과가 어제 오늘 북한의 핵실험 성공을 전하는 인터넷 뉴스에 젊은 세대 네티즌들이 붙이고 있는 ‘댓글’들에서 묻어나고 있다. “북한에서 핵을 이미 확보한 거나 다름없으니 미국에서 더 이상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던가 그럼으로써 “‘민족’의 차원에서 자주적인 방어체계가 구축된 것이 아니냐”는 식의 엉뚱한 반응들이 ‘댓글’을 메우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이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석고대죄’가 진지한 것이 되려면 걸 맞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맨 입으로 외치는 ‘핵무기 포기’나 ‘NPT’와 ‘IAEA 안전조치’ 복귀 ‘구호’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우선, 그가 취해야 할 행동은 다른 나라를 쳐다보지 말고 그 동안 진행되어 온 대북 경제지원 행위를 일체 즉각 중단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해’를 이유로 ‘인도주의’를 팔아서 실시해 온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불과한 대북 쌀 및 비료 지원은 물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무조건 대북 경제지원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 우리의 대북 경제지원을 ‘무기화(武器化)’하고 이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포기를 강요하는 지렛대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체의 대북 경제지원을 앞으로는 유엔 안보리를 통하여 미국ㆍ일본 등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대북 제재조치에 철저하게 연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가 둘째로 취해야 할 행동은 지난 수개월 동안 국론의 심각한 분열을 선도해 온 소위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논의의 중단을 선언하는 것이다. 유사시 ‘작전계획 5027’에 의거한 전쟁수행을 보장하는 ‘한-미 연합작전체제’는, 실제 전쟁수행을 위한 것이기 보다, 북한의 ‘오판’에 의한 전쟁도발을 방지하는 ‘전쟁억지 장치’로서 보다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의 위험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전작권’ 논의를 동결하는 것은 ‘전쟁억지’ 기능을 보강하는 효과적 조치가 된다.
  
   세 번째로 그가 취해야 할 행동은 그가 추진해 온 ‘대북포용정책’이 ‘실패한 정책’임을 인정하고 대북정책의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그의 대북 ‘오판’을 유도했거나, 아니면 그의 ‘오판’을 시정해 주지 않고 오히려 ‘오판’을 부추겨준, 정부 안의 대북정책 관련 참모들을 정부로부터 내보내고 정부 안의 대북정책 진용을 새로이 편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당연히 퇴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취해야 할 행동은 더 이상 북한의 독재정권을 싸고돌면서 그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해괴한 작태를 중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박해받는 동포들의 편이 되어야 하지 동포들을 박해할 뿐 아니라 수백만 명을 굶겨죽이고, 수십만 명을 정치범수용소에 가두며 수십만 명으로 하여금 외국 땅으로 유리걸식(遊離乞食)하게 하는 김정일의 ‘수령 독재정권’의 편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핵을 포함하여 한반도의 모든 현안문제는 그 원인이 김정일 독재정권에 있다는 명백한 진리를 외면할 수 없다. 결국 한반도 현안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는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 일이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김정일 정권이 변화하던가 아니면 교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한다면 다행이지만 변화를 끝내 거부한다면 교체하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이 있을 리 없다. 이 같은 명백한 사실을 노무현 정권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에 이어 노무현 정권은 그들이 ‘평화’를 이유로 ‘독재’와 야합하겠다는 부도덕한 대북정책을 추구해 왔다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평화’에는 ‘지켜야 할 평화’도 있지만 ‘지켜서는 안 될 사이비 평화’도 있다. ‘진정한 평화’를 지키고, ‘사이비 평화’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전쟁’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각오’가 긴요하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호도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끝]
  
[ 2006-10-10, 15:2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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