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형핵폭탄' 제조능력 보유 추정"
"북핵의 의한 남한의 인질상태 심화될 것"...김태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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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이 밝혔듯 북한은 IL-28(사진) 등 핵무기를 투척할 수 있는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공군이 침투하는 북한 폭격기들을 요격할 수 있다고 해도 완벽한 요격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fas.org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김태우 책임연구위원은 26일 오전 한국해양전략연구소(KIMS)가 주최한 북핵 관련 포럼(주제: 북한 핵실험의 파장과 한국의 안보과제)에서 최근 북한 핵실험 규모와 관련해 “북한이 애초부터 작은 폭발을 시도한 것이라면 이는 북한이 소형 핵폭탄을 제조할 능력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아래는 이날 강연의 요약이다. <편집자 주>
  
  핵실험 직후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핵분열 물질의 일부만이 연쇄반응을 일으킨 핵실험”, “핵실험 치고는 소규모 폭발”, “아직 미사일 탑재는 불가능” 등의 표현으로 북한 핵실험의 의미를 평가절하 하는 시도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시도는 문제의 핵심을 흐릴 수 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록 핵분열 물질의 일부만 연쇄반응을 일으킨 경우라 하더라도 협소한 한반도 공간에서 의미하는 바는 여전히 엄청나다.
  
  1945년 히로시마를 강타한 핵폭탄의 경우 사용된 65kg의 고농축 우라늄 중에서 실제로 분열반응을 일으킨 것은 1.38%인 0.8kg에 지나지 않으며, 나가사키 원폭의 경우 6.3kg의 플루토늄 중에서 18.5%인 1.18kg만이 분열반응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이 두 폭탄은 각각 15킬로톤과 21킬로톤이라는 폭발력을 나타내면서 약 20만 명을 살상하고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다. 히로시마 탄과 나가사키 탄을 두고 ‘실패한 핵폭탄’으로 부르는 사람은 없다.
  
  소형 핵무기, 테러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격수단
  
  폭발의 규모와 관련한 주장에도 문제가 많다. 북한이 애초부터 작은 폭발을 시도한 것이라면 소규모 폭발은 북한이 소형 핵폭탄을 제조할 능력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어 한국과 국제사회에는 더욱 불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테러문제가 부상한 오늘날에는 가볍고 운반이 용이한 소형 핵무기는 테러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단이 되어 거대한 핵무기보다 더욱 위협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소형핵폭탄은 수소폭탄의 기폭장치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소폭탄에 접근하는 단계로서의 중요성도 가진다. 투발수단과 관련한 논의에도 함정이 있다. 반세기의 핵개발 역사와 30년이 넘는 미사일 개발의 역사를 가진 북한이 아직도 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능력을 가지지 못했을 것으로 단정하는 것 자체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북한과 한반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에게 있어 북핵은 미사일 탑재의 가부와 관계없이 엄청난 안보위협이다.
  
  10.9 핵실험은 일단 핵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켰다는 사실 만으로도 한국에게는 큰 의미를 가지는 ‘성공한 핵실험’이다. 핵실험을 핵무기 개발의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은 더욱 타당하지 않다. 북한이 핵폭발 방치를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은 1990년대 초반이며, 최근에는 5~10개의 플루토늄 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던 중이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의 유무와 관계없이 군사적으로는 이미 핵보유국이었다.
  
  핵실험 직후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북핵은 한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문제의 심각성을 평가절하 하는 시도를 보였다. 이러한 시도는 사회적 안정과 경제를 위해 선의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만약 북핵이 미칠 파급효과를 간파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북핵, 해양세력(미국-일본)과 대륙세력(중국-러시아)의 대결 국면 앞당겨
  
  북한 핵실험이 미칠 국제적 파장으로는 우선 핵비확산 체제의 약화를 들 수 있다.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행위가 국제적으로 용인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핵무기 포기를 약속하고 NPT 회원국으로 남아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NPT의 정당성은 훼손되면서 화학무기폐기조약(CWC), 생물무기금지조약(BWC), 미사일기술수출통제기구(MTCR) 등의 존립기반도 함께 약화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이 동북아 국제질서에 미칠 파장이 한국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심대하고 직접적인 파장이 될 전망이다. 우선 북한의 핵실험은 일본의 대응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안보불안 요인으로 보고 대비하려는 자세와 함께 이를 일본 스스로의 군사-정치적 강대화를 위한 빌미로 상요하려는 동기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경제대국이자 기술대국인 일본은 북핵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나카소네 전 수상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당장 핵무장을 요구하는 것이기 보다는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전략적 행동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이러한 행보는 ‘화평발전’의 구호아래 지역 맹주국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과의 상충이 불가피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대치하는 대결적 국제질서의 태동을 앞당길 것이다.
  
  한편, 북한의 핵실험 사태는 중국의 중요한 국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이유는 없다. 북핵은 중국과 전략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미일동맹에 저항하는 성격을 가지므로 중국은 절실하게 북핵의 제거를 추구하는 입장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중국을 겨냥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중국이 안보불안을 느낄 여지는 없으며, 북핵 사태가 오히려 중국의 지렛대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중국, 북한 핵사태로 국제 핵외교 중심부로 진입
  
  UN의 대북제재도 중국의 동참 여부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는 핵실험 사태와 함께 중국이 국제 핵외교 무대에서 중심부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러시아의 경우 6자 회담의 한 당사국이면서도 북핵 문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러시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실험 직후 반대 성명을 발표했지만 애초부터 “북한의 핵보유 능력이 의심스럽다”라는 느긋한 입장을 표명해오던 중이었다.
  
  러시아는 핵독점을 원하는 5대 핵강국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주변지역의 안정을 원한다는 점에서 북핵은 러시아에게 얼마간의 손실을 강요하지만 북핵의 대미방패 역할은 러시아나 중국이 즐길 수 있는 대상이다. 물론 러시아도 북핵으로부터 안보 위험을 느낄 이유가 없다.
  
  여기에 비해 미국이 입는 손실은 상대적으로 크다.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가진 유일한 나라이나,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에게 많은 요청을 해야 하는 처지 그 자체가 대중 외교력의 저하를 의미한다. 북한의 핵실험은 부시 대통령이 대북화해를 시도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과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 발목을 잡힌 상태에서 대북 무력행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익히 알고 감행한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도 미국이 북한을 압박한 측면 못지않게 북한이 미국을 요리한 측면도 적지 않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와는 달리 북핵으로부터 안보위험을 느낄 소지를 안고 있다. 북한이 미국을 사정거리에 두는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당장 위험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나, 북한의 핵무기가 제3의 세력에 이전된다면 곧바로 대미 테러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 미국의 '체면손상'과 함께 정책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핵무기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듯 북한의 핵실험 사태는 강대국의 체면 손상과 함께 미국의 정책들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다
  
  한편,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정착시켜나간다면 한반도와 한국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북핵에 의한 한국의 인질상태가 심화되고 남북한 군사균형의 변질도 불가피하다. 그 동안 한국은 재래군사력에 있어 북한의 양적 우위를 질적 우위로 상쇄하면서 일정 수준의 억제력을 유지해왔다. 북핵은 이러한 전략적 균형을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다.
  
  한국은 모든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조약에 가입한 국가로서 핵무기를 추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때문에 북핵은 한국에게는 재래군사력, 경제력, 종합적 국력 등에 있어서의 한국의 질적인 대북 우위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리는 ‘와일드카드’라 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이나 국제사회의 대북 억제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북한의 핵실험이 한국의 대미(對美) 및 대(對)국제사회 안보 의존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의미다.
  
  우려했던 대로 북한의 핵실험은 즉각적으로 보혁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소위 ‘개혁세력’ 일각에서는 “핵실험 사태는 미국의 무분별한 대북압박이 몰고 온 사태”, “북핵은 우리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해하다”, “북핵도 통일되면 민족의 자산이므로 반대할 필요가 없다” 등의 주장들이 흘러나왔다.
  
  한국, 북한의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응징’한다는 의지 보여야
  
  ‘보수세력’의 일각에서는 “핵실험은 포용정책이 야기한 화근”, “미국 전술핵 재반입”, “우리도 핵무장으로 맞서야 한다” 등의 주장이 흘러나왔다. 북핵의 안보위협이 한국을 짓누르는 공룡으로 등장하고 있는 시기에 한국사회의 분열까지 빚어진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주장들은 상당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위험한 발상을 포함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본질이 ‘핵을 통해 체제와 정권을 수호하려는 북한과 핵보유를 저지하려는 미국간의 대결’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북한이 민주화를 받아들이고 인권을 중시하는 체제로 전환된다면,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할 필요가 없고 북한도 체제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대북 압박이 북한 핵실험 사태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한편, 세계와의 교류를 통해 번영해야 하는 한국의 처지를 헤아린다면 ‘핵무장론’도 결코 정답이 아니며, 1991년 부시-고르바초프 합의로 철수된 미국 전술핵을 재 반입한다는 발상에는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한국은 북핵 사태의 발단, 본질, 위험성 등에 대해 현실성을 기준으로 하는 공감대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창구를 개방해 두는 것은 언제나 필요하나 동시에 평화와 안정에 역행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응징한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국민적 공감대와 원칙 확인을 토대로 장단기 안보대책들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민, 군과 민, 그리고 여와 야는 사회적 안정을 유지해 경제활동의 위축을 막는데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리/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출처 : 프리존뉴스
[ 2006-10-26, 12:4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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