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체제 위험성 무감각한 정치권
6자회담 합의문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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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베이징에서 채택된 6자회담 합의문에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갖는다”는 조항이 명시됨에 따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6자회담 타결 이후의 평화체제 논의와 관련, 좌·우를 막론하고 환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평화체제의 핵심은 ‘미군 철수’다. 북한은 정전체제의 종식과 평화체제의 출범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실현하려 해왔기 때문에, “평화체제는 적화의 전단계”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해 온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이 문제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3일 합의에 따라 9·19공동성명에 명시된 평화체제 포럼이 발족하게 되면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협의가 시작된다. 일단 남한과 북한, 미국, 중국의 4개국이 참여하는 형태로 6자회담의 틀 밖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정치권 각 당은 13일 오후, 입장을 발표하고 환영하는 논평을 냈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번 6자회담 타결을 “한반도 안보불안 해소와 평화체제 실현의 전기”라고 평가하며 “이번 회담 타결은 실질적 핵 폐기의 계기로 이제 한반도 평화체제의 중요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정부와 6자회담 참여국은 다시는 중요한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평화체제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일보진전을 이룩한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합의문 채택 직후 발표한 논평을 통해 “6자회담 타결은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여는 햇볕정책의 의의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향한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등도 회담성사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합의사항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북미관계에도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청신호로 보인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야권 대선주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공식의견을 내놓은 사람은 최근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표명, 친북성향을 보이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다. 손 전 지사는 성명서를 통해 “6자회담 합의가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프로세스로 들어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까지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국제사회의 대북포용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이번 6자회담 결과에서 우리는 분명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소위 ‘MB독트린’을 발표한 후 후보들의 대북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타결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입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자회담 합의문을 근거로 ‘북핵포기’를 전제하여 보다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평화체제’를 ‘평화로운 상태’로 호도하는 듯한 정치권의 흐름을 놓고 우국보수세력의 우려가 높다. “평화체제는 용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평화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북한의 대남 선전공세에 힘을 실어주고 한국의 국가안보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12일 국가비상대책협의회(의장 김상철)은 6자회담 타결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북한은)6자회담을 단지 北核기정사실화를 위한 시간벌기, 美北평화협정 체결 및 남한에 대한 더 많은 갈취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며 “美北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한미동맹은 해체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여 한반도가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공산화의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남주홍 교수(경기대) 역시 12일 “이미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 영변 핵시설 동결 및 폐쇄 대가로 막대한 에너지와 경제 보상을 챙기고 막상 기존의 핵무기와 실험시설 및 농축 우라늄 설비 폐기를 추후 단계 협상으로 미뤄 놓는다면 북한에 또 다른 시간을 벌게 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하게 되면 그야말로 한반도 위기관리 주도권을 북한이 선점하게 되는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hyciel@
  
[ 2007-02-15, 08: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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