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린 수수께끼-2000년6월12일의 전화 도청 의미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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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자 조선일보에 난 아래 기사에 의해 對北불법송금 사건의 한 미스터리가 밝혀졌다. 이야기는 2000년6월12일(월) 오후 6시로 거슬러 오른다. 한국의 對北 감청기관은 마카오 주재 對南공작기관 조광무역상사 총지배인 박자병이 평양의 김정일 비서실로 전화보고하는 내용을 감청하는 데 성공했다. 박자병은 간단하게 말했다.
  '네 개중 마지막 한 개를 받았습니다.'
  
  이 보고의 의미에 대해서는 감청자도 당시엔 잘 몰랐을 것이다. 작년 말 對北송금사건이 터지자 이 의미는 마지막 4억 달러중 1억 달러가 들어왔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번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은 이렇다(아래 기사 全文 참조).
  
  국정원과 현대상선측은 頂上회담 대가로 북한측에 돈을 보내면서 실수를 했다고 한다. 6월9일은 금요일인데 이날 국정원측은 2억 달러를 4천만 달러씩 네 번 쪼개서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의 4개 북한 계좌로 보냈다. 이중 한 계좌의 예금주 이름을 틀리게 쓰는 바람에 입금이 되지 않았다.
  
  북한측은 다음날 우리 국정원에 이 사고를 통보했지만 토, 일요일이라 재송금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북한측은 6월10일 밤 우리쪽에 그달 12-14일로 예정되었던 頂上회담을 하루 늦춘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월요일인 12일 국정원은 재송금했고 다음날 金大中대통령은 평양으로 떠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林東源 당시 국정원장이 올해 기자회견에서 對北송금이 6월9일에 있었다고 말한 것도 이번 기사로 해명된다. 林씨는 9일에 이뤄진 3개의 송금(총 1억5천만 달러 정도)을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허위 증언은 아닌 셈이다. 林씨의 증언을 들었던 취재기자들은 12일에 송금하여 놓고도 발뺌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4개중 세 개는 9일에, 한 개만 12일에 송금된 것이다.
  
  金正日집단은 약정한 돈을 다 받지 않고는 金大中의 평양 방문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나선 셈이다. 頂上회담을 무슨 물건 거래처럼 취급한 것이다. 頂上회담을 5억 달러 이상에 판 사람과 그렇게 산 頂上회담을 노벨 평화상 받는 데 이용한 사람,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 헷갈린다.
  
  
  *이 글은 조선일보 오늘자 1면에 실렸던 기사이다.
  
  송금차질로 南北정상회담 하루 연기
  2억弗중 4천만弗...외환銀 北계좌주 이름 잘못적어
  
  
  
  
  
  ‘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4일 전인 2000년 6월 9일(금요일) 중국은행 마카오지점의 4개 북한계좌로 분할 송금된 현대상선 2억달러 중 약 4000만달러가 북측 계좌주의 이름을 틀리게 적는 외환은행측의 실수로 송금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또한 당시 국가정보원은 6월 10일(토요일) 북측의 연락을 받았으나 은행 마감시각이 임박, 12일(월요일) 계좌주 이름을 바로잡아 재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계좌주 이름이 틀린 경우 돈이 입금되더라도 인출이 불가능하다.
  
  재송금에 실패한 6월 10일은 북측이 당초 12~14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의 하루 연기를 우리 측에 일방 통보한 날로, 이는 회담 연기가 송금 차질에 따른 것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검팀 및 외환·중국은행측에 따르면, 현대상선 2억달러는 미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4부분으로 쪼개져 2000년 6월 9일 오후 4시50분쯤 중국은행 서울지점에서 중국은행 마카오지점의 북한 계좌로 각각 송금됐다.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북한측은 12일이 아닌 10일 오전 송금 사실을 확인했으며 1개 계좌의 송금에 착오가 있다는 것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10일 국정원이 재송금하라고 했으나 마감시각에 못 맞춰 12일 처리했다”는 외환은행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그 같은 사실과 함께 5억달러가 모두 정상회담 직전에 북송된 점 5억달러 중 2억달러가 청와대 개입을 통한 불법 대출로 조성된 점 국정원이 2억달러 송금을 주도하면서 미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은행을 통해 분할 송금한 점 등이 확인됨에 따라 현대의 대북송금이 정상회담의 대가라는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최근 임동원(林東源) 전 국정원장을 소환, 북측이 정상회담 연기를 통보한 과정 및 당시 청와대 대책회의 내용, 송금차질 문제를 북측과 협의한 과정 등을 조사했으나 임 전 원장은 관련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산은의 현대상선 대출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기호(李起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28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특검팀은 이 전 수석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 중이다.
  
  
  (최재혁기자 jhchoi@chosun.com )
  
  (안용현기자 justice@chosun.com )
  
출처 :
[ 2003-05-28, 15:0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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