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포커스렌즈 훈련, 중단될 수 없다
한국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결코 굴복하면 안 된다. 오히려 북한이 보유한 대남 군사 위협 장치들의 제거를 먼저 요구해야 한다.

이춘근(자유기업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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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 정상 회담이 8월 28일부터 30일 까지 평양에서 열린다고 발표되었다. 회담의 장소와 시간이 북한 측의 요구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라 한다. 북한이 강조하는 6.15 정상회담의 원칙을 따른다면 당연히 이번 회담은 서울에서 열려야 했을 것이다. 정상 회담의 시간을 8월 하순으로 잡은 것도 북한 측의 상당한 전략적 고려의 결과임이 분명하다.
  
   한미양국은 1975년 이래 2006년까지 32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8월 하순 약 10일간 '을지 포커스 렌즈(Ulchi Focus Lens)'라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해 왔고 2007년에도 8월 20일부터 31일까지 을지 포커스 훈련이 계획 되어 있음을 모를 리 없는 북한은 바로 훈련기간 중 한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오라고 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발표된 지 사흘만인 10일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오는 20일 시작되는 을지포커스렌즈(UFL) 한미 합동군사연습 계획에 대해 '우리를 반대하는 대규모 전쟁 연습이 강행되는 조건에서 이에 대응한 타격 수단을 완비하는 데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한 언약을 실지 행동으로 적극 추진시켜 나갈 것' 이라며 격렬하게 비판했다.
  
   현재 미국측의 반응은 남북 정상 회담과 관계없이 훈련은 계획대로 실시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의 개최에 연연하는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훈련의 연기, 축소, 취소 및 궁극적인 중단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외교통상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은 훈련에 대해 일치하지 않은 언급을 하고 있으며 혼란스런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이미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미 팀 스피리트 훈련을 영원히 중지시키는데 성공 한바 있었다. 물론 북한은 약속을 깨고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지만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전쟁 억지 장치의 하나였던 팀 스피리트 훈련이 다시 소생할 가능성은 없다. 팀 스피리트 훈련 폐지는 공산주의자들의 전통적인 전략 전술이 성공한 사례이며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의 중단 요구 역시 한미 군사동맹 체제의 궁극적인 해체를 목적으로 하는 북한의 대남 전략의 한 과정인 것이다. 한미 동맹의 해체는 한반도 전쟁 억지 장치의 해체를 의미하며 ‘언제라도 군사력 사용할 수 있다’고 호언하는 북한의 대남 전략의 선택 폭을 대폭 확장 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다. 더구나 을지 포커스 훈련 그 자체가 북한의 대남 정책 때문에 생긴 훈련이다.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은 그 이름이 말해 주듯 한국 정부가 주도했던 을지훈련과 유엔군 사령부가 주도 했던 포커스 렌즈 훈련이 합쳐진 것이다.
  
   을지훈련은 1968년 북한의 무장 공비들에 의한 청와대 습격사건이 있은 후 비정규전의 국가 위기 및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 시키려는 계획에 따라 실시되기 시작 한 것이다. 포커스 렌즈 훈련은 한반도라는 전역차원의 지휘소(Command Post Exercise, CPX) 훈련으로써 실제로 다수의 병력이 야전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전술적 위기 상황 시나리오를 모델로 만들어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전투를 지휘 할 것이냐를 연습하는, 1954년 이래 지속되어온 훈련이었다.
  
   1975년부터 한국 정부의 을지훈련과 유엔군사령부의 포커스렌즈 훈련이 통합되어 실시되기 시작했다. 한국정부가 상정하는 국가비상 사태와 유엔사령부가 상정하는 북한의 각종 기습공격으로 야기된 상황이 엮어져서 진행될 경우 더욱 효율적인 정치-군사적 대책이 마련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이 8월 하순으로 고정되어 있는 이유는 이 시기가 한국 근무 미군 병력의 상당수가 교대 완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은 북한의 도발에 의한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이며 병력과 전투장비 투입을 최소화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장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양국군의 지휘소 연습이다. 수십만의 병력이 야전에서 실제로 이동하면 실시되었던 팀 스피리트 훈련과는 달리 북한이 비상을 걸 필요도 없는 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은 한국의 국가안보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북한이 도발로 야기될 수 있는 비상사태에 한미 동맹이 ‘함께’ 대처한다는 ‘억지력’ 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작년 8월 29일 2006년 을지 포커스 렌즈훈련을 예년과 달리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 훈련의 일환으로 한국군의 작전통수권 단독행사상황을 가정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결코 굴복하면 안 된다. 오히려 북한이 보유한 대남 군사 위협 장치들의 제거를 먼저 요구해야 한다. 핵무기의 폐기는 말 할 것도 없고, 휴전선에 밀집 배치되어 있어 서울을 공격 범위에 두고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 미사일, 언제라도 한국을 기습공격 할 수 있는 북한의 특수 부대, 북한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화학무기 등을 그대로 놔둔 채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만을 소리 높여 말하고 우리의 안보장치를 하나하나 허물어가는 우를 결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춘근 / 자유기업원 부원장
   출처:http://www.cfe.org/
  
  
[ 2007-08-16, 09: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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