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核폐기가 불가능한 이유
압박책(壓迫策)과 대응핵(對應核) 개발

金成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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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핵 6자회담 제2차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가 17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종료했다. 회의 종료 후 국내 언론은 온갖 전문(傳聞)과 추측(推測)을 동원, 북한이 核폐기에 적극적인 양 떠들어댄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도 2·13합의 2단계에 이뤄져야 할 《불능화(不能化)》, 《신고(申告)》 등 기본적 문제들에 대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불능화(不能化)와 신고(申告)를 같이 해야 하네, 마네 하며 시간을 축냈을 뿐이다.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 같은 조선시대 도학(道學)논쟁을 보는 것 같다. 워낙 회의가 많고 여러 말이 오가다 보니, 국민들은 核문제에 심드렁해졌다.


2.

이번 회담의 의미를 굳이 찾자면, 북한이 核폐기 의지가 없음을 또 다시 확인시켜줬다는 점이다. 북한의 核폐기 의지 결여(缺如)를 보여주는 기존의 사실관계를 정리해보자. 

  

(1) 우선 북한은 사실상 核폐기를 거부해왔다. 그리고 이것은 일관돼 왔다. 김정일 정권이 주장해 온 것은「북한의 非核化」가 아니라 「조선반도의 非核化」이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비핵화(denuclearization)」가 아니라 「비핵지대화(nuclear free zone)」이다. 「비핵화」는 북한의 核을 제거하는 것이고, 「비핵지대화」는 북한이 核을 보유한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해보자. 북한이 주장해 온 「조선반도의 非核化」는 《核무기를 보유한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하라》는 것이다. 몇몇 발언을 인용해보자.


7월13일 북한은 판문점 대표부에서 美北군사회담을 제안하면서, 『우리 인민은...미국의 끊임없는 核위협 속에서 살고 있으며, 남조선으로부터 미국의 核무기 철수와 조선반도의 非核化를 시종일관 주장해왔다』고 주장했다. 


7월4일 한성렬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대리소장은 영국 런던의 한 씽크탱크에서 『한반도 非核化는 오직 미군철수 등을 통한 미국의 적대적 조처 중지와 北美의 核폐기를 위한 동시적 조처 이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발언은 「남조선에서 미국이 소위 核무기를 철수해야, 즉 미군이 철수해야 우리도 核폐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2) 북한은 核폐기를 주장하면서도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전제조건을 달아 왔다. 이 조건들을 보면 북한이 核폐기 의지가 없음을 명료하게 알 수 있다.  


물론 북한은 7월15일 영변 소재 核시설을 가동중지(shut down)했다. 2·13합의 1단계 초기조치 완료시인 4월14일을 3개월이나 넘긴 시점에 말이다.    


이제 북한은 2·13합의 2단계 추가조치에서 ①「모든」 核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申告) + ②「모든」 核프로그램의 不能化(disablement)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①申告대상인 「모든」 核프로그램에 영변 소재 核시설만을 포함시켜 왔다. 말 그대로 다 퍼먹은 김칫독만 신고하겠다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기타 고농축우라늄, 이미 추출한 무기급 플루토늄, 이미 제조해 놓은 核무기 등은 제외시키겠다는 입장이다.


②不能化를 위해서도 경수로 제공, 對北적대시 정책 폐기(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교역법 적용 종료) 등을 선결조건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중 不能化와 관련된 북한의 주장을 인용해보자.


7월21일 김계관 외무성(外務省) 부상은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현존 核계획, 다시 말해 영변 核시설을 가동중단하고 무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해체하려는 것이며 해체하려면 경수로(輕水爐)가 들어와야 한다』『核문제 해결의 기본은 중유(重油)가 아니라 (미국이)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유 먹는 기생충이 아니다』『우리가 할 것은 명백한데 다른 쪽은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8월15일 북한은경수로(輕水爐)를 제공 받아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8월17일 한 소식통은 『북한은 「핵시설 불능화를 하려면 경수로(輕水爐) 제공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북.미 양자 협의 등 과정에서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7월15일 북한 외무성(外務省)은 『향후 北核협상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한 적대(敵對)정책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철회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7월15일 김명길 UN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2단계 조치를 위해서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교역법 적용 종료 등 미국의 상응조치들이 전제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북한이 不能化 선행조건으로 주장하는 경수로(輕水爐) 제공 요구, 對北적대정책 폐기 요구 등은 기존의 9·19합의, 2·13합의를 위반하는 것으로서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다. 


우선 경수로 제공 요구는 2005년 9·19합의 위반이다. 9·19합의는 북한의 核폐기와 함께 「조속한 시일 내에 NPT·IAEA안전조치에 복귀」를 약속하고, 미국 등 5개국이 「경수로 제공 문제를 적절한 시기에 논의」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조속(早速)한 시일과 적절(適切)한 시기의 선후(先後) 차이가 있는 것이다.


對北적대시정책 폐기 요구는 2·13합의 위반이다. 이 역시 선후(先後)가 바뀐 주장이다.  2·13합의에 따르면,「申告」와 「不能化」는 2단계에 완결(完決)될 사항이나, 對北적대시 폐기는 2단계에 개시(開始)될 사항이다.


(3) 향후 6자회담을 통해 核폐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6자회담 자체는 난항에 빠져 있다. 지난 3월22일 이래 장기 「휴회」중이던 6자회담 참가국들은 7월18일부터 7월20일까지 베이징에서「수석대표 회담」이라는 막간극(幕間劇)을 벌였다. 그러나「수석대표 회담」은 아무런 합의도 생산치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다만 『휴회 중인 6차 회담을 9월 초에 속개하고 이에 이어서 6개 참가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회담 주최국인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발표」했을 뿐이다.  


3. 북한의 核폐기 의지가 없다는 것은 현재와 같은 협상책으론 北核폐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核폐기는 협상을 통해 해결될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것은 선군(先軍)정치, 수령(首領)독재라는 북한체제 본질상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① 북한의 핵무기는 「군사력(軍事力)」이 아닌 「국력(國力)」의 상징이다. 전자(前者)라면 조공(朝貢)을 받고 포기할지 모르나, 후자(後者)이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 核은 북한체제의 존폐(存廢), 조선로동당의 미래(未來)와 맞물려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정보통들은 이렇게 말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남한과 같은 10·26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급변사태로 이어져 체제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② 비핵화(非核化)는 「核검증이 제도화」돼야 가능하다. 「核검증의 제도화」란 북한이 원하는 곳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원하는 곳을 구석구석 볼 수 있는 것이다. 金正日이 이것을 받아들이겠는가? 盧武鉉을 만나서 이것이 이뤄지겠는가? 결국 北核위기는 구조화, 장기화되고 있다.


③ 북한 전문가인 美조지아大 박한식 교수의 지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는 7월19일 통일연구원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核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안보가 담보되면 核무기를 포기한다고 말하지만, 북한의 중추이자 심장인 인민군은 자신들 없이는 안보가 담보되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선군은 김정일에 정권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선군이 있는 한 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영변의) 5㎿까지는 파기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이 앞으로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들어줄 수 없는 것을 달라고 할 것이다. 선군정치는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이 없기 때문에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북한의 선군정치와 개혁·개방은 본질적 모순 관계에 있다』


4. 현재와 같은 협상책으론 북한의 核폐기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선 압박책(壓迫策)을 동원하는 한편, 대응핵(對應核)을 개발해야 한다. 상식을 가진 사회인이라면 이 정도 속았으면 정신을 차려야 한다.  

[ 2007-08-19, 03:4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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