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놈현스럽다"에 놈현스럽게 반응
천호선 대변인 "'놈현스럽다' 표현,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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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준다’는 의미의 ‘놈현스럽다’를 담은 책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가 “국가원수 모독에 해당되는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노무현 정권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국립국어원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준다’는 의미의 ‘놈현스럽다’를 담은 책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가 “국가원수 모독에 해당되는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노무현 정권과 갈등을 빚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민간연구기관도 아닌 국가기관에서 국가원수 모독에 해당되는 표현이 포함된 책자를 발간하는데 신중했어야 한다”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립국어원 발간의 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가 된 책은 국립국어원이 그동안 벌인 신어 조사 사업의 성과를 사전 형식으로 정리한 결과물로 지난 2002∼2006년 우리 사회에서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 3500여개를 수록했다. 이 책은 특히 ‘놈현스럽다’ 외에 노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것을 뜻하는 ‘노비어천가’, 노 대통령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인 ‘노짱’ 등 노 대통령과 관련된 비·속어를 수록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의 항의와 관련, 책 출판과 배포를 맡은 도서출판 ‘태학사’에 회수 가능 여부를 타진했으나 현재 초판 1천부를 찍어 절반은 시중에 풀고 나머지는 현재 물류창고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배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나를 코미디 대상으로 삼아도 좋다’는 말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 만큼 사회분위기가 자유로워졌다는 얘기”라며 “재판을 출간 하더라도 ‘놈현스럽다’라는 단어는 삭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책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의 자료다. 우리는 객관적인 면에서 당시 그 말(놈현스럽다)이 긍정적이었든 부정적 영향을 끼쳤든 간에 사회상을 반영해 수록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책을 만들 때 좀 더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하는데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 깊이 검토를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놈현스럽다’를 둘러싼 청와대의 ‘신경질적’ 반응에 대해 일각에서는 학문·출판의 자유를 훼손한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유명인사의 이름에 빗대 나온 신조어가 적지 않다. 주로 정치인들과 고위 공직자들이 대상으로 한 이들 신조어들은 시대의 흐름을 단편적이나마 읽을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얼룩진 정치권을 개혁하겠다며 대선에 뛰어든 지미 카터. 국민들로부터 잔뜩 기대를 모았지만 나라 살림을 엉망으로 만들어 실망을 안겨줬다. 그래서 유행한 말이 ‘카터스빌’(Cartersville, 카터의 마을). 워싱턴에서 얼쩡거리지 말고 고향으로 돌아가 땅콩농사나 지으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클린턴은 전 대통령의 경우 ‘클린터네스크’(Clintonesqu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는 백악관에서 성관계를 나눌 정도로 화려한(?) 여성편력을 가진 클린턴의 성관계 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럴 섹스’를 뜻한다.

‘부시즘’(Bushism)은 요즘 가장 뜨고 있는 단어. ‘놈현스럽다’와 비슷하지만 ‘부시스럽다’는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할 때 흔히 쓰인다. 부시 대통령이 엉터리 영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생겨난 것. 부시 대통령은 그래도 노무현 정권처럼 항의 브리핑을 하지는 않았다.

한편, 권기균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놈현스럽다’는 새로운 단어가 아니라고 지적한 뒤, “국립국어원이 신조어 사전을 편찬하기 전에 이미 일반에는 자주 회자되는 단어였다.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온 국민이 다 알던 사실을 사전보고 처음 알았다니 정말 놈현스런 청와대”라고 비판했다.

권 부대변인은 이어 “청와대는 화를 내기 전에 ‘오죽하면 이런 말이 생겼을까’ 하고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민심 파악에 어둡다가는 ‘와대스럽다= 둔하고 사태파악을 못 한다. 사오정과 비슷한 말’로 다음 번 개정판에 추가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프리존뉴스/freezonenews.com]

 

[관련기사] 대통령 실명, 노래에 넣으면 방송 금지?
KBS-MBC, 드렁큰 타이거 신곡 ‘내가 싫다’ 방송불가 처분 내려
 
 
최근 7집 앨범을 발표하고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가수 ‘드렁큰 타이거’(본명: 서정권)가 노래 가사에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넣었다는 이유로 방송금지 처분을 당했다.ⓒ 드렁큰타이거 홈페이지
최근 7집 앨범을 발표하고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가수 ‘드렁큰 타이거’(본명: 서정권)가 노래 가사에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넣었다는 이유로 방송금지 처분을 당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새 앨범(Sky is the Limit) 삽입곡인 ‘내가 싫다’에서 “언젠간 이것마저도 잊어버릴까 너무 겁나 나의 운명을 탓해 노무현을 탓해”라며 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넣었다.

현재 드렁큰 타이거의 ‘내가 싫다’는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심의가 반려돼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방송 금지 처분이 내려진 상태.

방송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드렁큰 타이거는 “잘되면 자기 탓, 못되면 조상 탓을 하는 이들을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조상’이라는 어감이 잘 와 닿지 않을 것 같아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했을 뿐이다. 비난하거나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드렁큰타이거 소속사측은 “재심을 넣었지만 역시 방송금지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 대목을 삭제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심의를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내가 싫다’의 가사는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 리플로 유행을 타 개그 프로그램 소재로까지 쓰이는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와 같은 풍자의 느낌 이다.

미국의 경우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과 풍자에 대해 거의 절대적인 보호를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가 ‘캐피톨 스텝스’(Capitol Steps)와 같은 정치풍자 공연단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상원의원 보좌관으로 재직했던 세 명의 인물이 주축이 되어 탄생된 캐피톨 스텝스는 지난 81년 첫 공연 이후 지금까지 줄곧 정치 풍자 공연을 해왔다.

지난 해 7월 공개된 I’m So Indicted(기소 당했어요)란 제목의 앨범을 비롯, 지금까지 26개 앨범을 발표했으며, 미국의 인기 아침방송 프로그램인 ‘굿 모닝 어메리카’와 ‘투데이쇼’에서부터 ‘나이트라인’,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방송에 출연했다.

캐피톨 스텝스의 쇼 내용은 주로 정치·사회풍자로 부시 대통령 부자를 비롯, 레이건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포드 전 대통령 등 다섯 명의 역대 대통령 앞에서 직접 공연을 해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처럼 국가원수를 소재로 풍자를 하는 캐피톨 스텝스의 공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현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매주 토요일 밤에 방송되는 인기 코메디쇼 ‘Saturday Night Live’쇼에 출연, 자신을 풍자하곤 했던 데이나 카비(Dana Carvey)를 매우 좋아해 백악관에 그를 초청하곤 했다.

캐피톨 스텝스는 현재 워싱톤 D.C., 펜실베니아 애비뉴 선상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건물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공연을 하고 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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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12, 17:1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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