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전가의 귀재 노무현의 語法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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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전가의 鬼才 盧武鉉의 語法
  
  盧武鉉 대통령이 지난 10월10일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이야기했을 때의 문맥과 발언을 보면 재신임의 방법도 시기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툭
  던져버린 말로 해석된다. 그는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다음 바로 『재신임의 방법은
  마땅하지 않다. 국민투표를 생각해봤는데 거기에는 안보상의 문제라는 제한이 붙어 있어서
  그것이 재신임의 방법으로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어떻든 공론에 부쳐서 적절한
  방법으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기에 관해서도 『역시 공론에
  물어보고 싶지만 아무리 늦더라도 총선 전후까지는 재신임을 받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盧武鉉 대통령은 우선 부정확한 용어를 쓰고 있다. 「재신임을 묻겠다」고 하다가
  「재신임을 받겠다」고 말한다. 재신임이냐, 불신임이냐를 국민들한테 묻겠다고 해야지
  국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겠다고 한다면 국민들을 擧手機로 단정한 불손한 語法이다.
  「총선 전후」라는 표현도 애매하다. 총선 전이라고 못박아야지 前後라고 하면 총선 전도
  되고 총선 후도 된다. 총선은 사실상 盧武鉉 정부에 대한 국민심판의 성격인데, 총선 후에
  또 다시 재신임을 묻겠다면 총선 패배의 의미를 부정하겠다는 것인가.
  
   공론에 붙여서 재신임의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겠다는데 공론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盧武鉉
  대통령은 아마도 KBS가 만들어내는 여론을 공론이라 부르고싶을 것이다. 公知의 북한
  간첩혐의자 宋斗律씨를 민주인사라고 조작·미화하고도 반성이 없어 애국단체로부터
  「국민의 公敵」이란 비판을 듣고 있는 KBS를 비롯한 친북어용 언론을 통해 公論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국가 분열의 획책이 될 수도 있다.
  
  盧武鉉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제도가 애매하다. 말은 중간평가, 재신임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방법은 우리가 적절한 법적 절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국민
  공론을 모아봐야 하는 것이다』라고 그야말로 애매한 이야기를 했다.
  
  이런 국가중대사를 발표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헌법과 법률적인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는 의미이다. 인상적으로는 측근 비서관 출신 최도술씨의 뇌물 수수 사건이
  불거지니까 그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터뜨리고 본 말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고할 때는 모든 측면에서 검토하여 정리된 것이라야 한다. 대통령
  재신임이란 아이디어만 나오고 방법, 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것을 왜 국민에게 보고하는가
  말이다. 盧武鉉 대통령이 일으킨 국정혼란은, 대통령이란 사람이 갑자기 부실 계획서를
  가지고 나와서 국가대사를 결정짓겠다고 하니 못미더워 나타난 현상이다. 대통령은 국민과
  국가를 안심시키고 안정시켜야 하는 데 불안하게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만약 月刊朝鮮社에서 어느 직원이 이런 식의 보고를 사장한테 한다면 그는 징계를 받아야
  한다. 아직 정리되지 않는 이야기를 정리되지 않는 부정확한 말로 국민들에게
  쏟아내어놓고는 다음날 『국정혼란에 대한 불안을 너무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를 이해할 수가 없는 거창한 말을 하여 혼란을 조성해놓고는 「혼란을
  부추기지 말라」니 이야말로 「내가 한 말은 결단이고 남이 한 말은 혼란」이란 이야기가
  아닌가. 불을 질러놓고는 다른 사람들이 『불이야!』라고 소리치니『네가 불을 냈지』라고
  덮어씌우는 論法이 아닌가.
  
   未成熟(미성숙) 그 자체인 대통령의 이런 말은 인격의 미성숙을 반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인격의 미성숙은 국정 운영과 정책의 미성숙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盧武鉉 대통령은 『수사가 끝나면 그 결과가 무엇이든간에 이 문제를 포함해서 그 동안에
  축적된 여러 가지 국민들의 불신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하여 引責
  사임의 辯(변) 비슷한 말을 했었다. 다음날(10월11일) 盧武鉉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자신의
  책임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공격의 방향을 국회로 돌렸다. 측근 수사라는 악재를 反轉의
  好材로 역이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저는 재신임을 해나가는 이 과정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지난 몇 달 동안의 국정혼란보다
  더 혼란스러우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장관이 국회에서
  쫒겨났고, 적어도 그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 전문가라는 생각으로 감사원장을 지명했는데,
  무슨 이유가 있어야 부결이 되더라도 납득할 것이 아닌가. 대통령이 이렇게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이 상황은 국정이 안정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
  
   참으로 놀라운 발언이다. 대통령이 國政 혼란의 책임을 국회로 돌린다면 그는 이미
  정신적으로 대통령이 아니다. 家長이 집안의 혼란을 아내에게 돌리고 회사 사장이 회사의
  赤字 책임을 직원에게 돌린다면 그런 사람은 이미 도덕적으로는 家長도 사장도 아니다.
  이런 논법을 부끄럼 없이 쓰는 사람들의 심리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려 할 뿐
  아니라 조직의 권위에 대한 존중심도 자신에 대한 자존심도 없다. 盧武鉉 대통령은 책임
  轉嫁(전가)의 鬼才가 아닌가.
  
   대통령 후보 시절 그의 장인이 남로당원으로서 양민학살에 가담하여 獄死(옥사)한 걸
  문제삼으면 그는 『그렇다면 아내와 이혼하라는 말이냐』고 되받았다. 사실관계를 따지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사람을 『이념문제를 제기하여 이혼을 요구하는 비정한 사람』으로
  몰아버린 것이다. 남북이념대치상황에서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부인의
  아버지에 대한 사실관계는 반드시 명쾌하게 밝혀져야 하고 그것을 근거로 하여 투표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심판을 받는 것은 公人의 당연한 의무인데 盧武鉉 대통령은 뒤집어씌우기
  어법으로 피해간 것이다.
  
  「재신임을 묻겠다」는 중대 결심의 출발점은 측근 부패사건이다. 盧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진지하게 하지는 않고 이 기회를 이용하여 국회를 공격하고 있다.
  行自部 장관과 감사원장 후보가 국회에 의해 해임되고 임명이 부결된 데 대하여 그는
  『무슨 이유가 있어야 부결이 되더라도 납득할 것 아닌가』라고 막말을 하고 있다. 국회의
  헌법기능 작동을 『장관을 쫓아냈다』는 低俗語(저속어)로 비하한다.
  
   국회의 결정은 국민 전체의 결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현대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다.
  이것을 무시하고 이런 결정에 원한이 있는 것처럼 거친 말을 쏟아낸 대통령이 바로
  국정혼란의 장본인이요 민주주의의 방해물인 것이다.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국민을 무시한다는 뜻이다. 취임 이후 국정 혼란을 부른 가장 큰 책임자인 盧武鉉
  대통령에게 물을 일이 있다.
  
   오늘날 盧武鉉 대통령의 위기를 자초한 것은 대통령을 당선시켜준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창당을 묵인내지 방조하여 스스로 소수파를 자원한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민주당의
  성명대로 이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盧武鉉 후보를 찍은 유권자는 그를 민주당
  후보로 알고 있었지 무소속 후보로 여긴 이는 없었다. 호남에서 몰표가 나온 것도 민주당
  후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민주당의 도움으로, 민주당의 간판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순전히 私的인 계산으로써 민주당을 버렸다면 이야말로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물어야 할
  사태가 아닌가.
  
  민주주의는 국회를 중심으로 한 代議 정치이고 代議 정치는 政黨 중심의 정치이다. 盧武鉉
  대통령의 언동은 국회 무시, 정당정치 무시이다. 이는 민주주의 무시란 이야기이다.
  
[ 2003-10-12, 18: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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