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은혜 선생의 아들과 만날 날을 기다리며…
金賢姬(김현희) 씨가 구로다(黑田) 기자(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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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노무현 정부에 의해 오랜 피난 생활을 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정부의 주선으로 저와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 가족의 상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만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이루어지는 만남을 생각하니 저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저와 다구치 씨 가족의 만남이 개인 간의 기쁨으로 끝나지 않고 韓日(한일)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공간으로 확대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그 만남이 북한에 의해 헤어진 양국 이산가족들에게 가족이란 국가만큼 소중하고, 귀중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어느 하늘 아래에서 고생하고 있을 다구치 야에코는 꿈에 그리던 그녀의 자식을 제가 그녀를 대신해서 만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한 살 때의 아들을 두고 북한에 납치되어 온 그녀는, 이제 30세를 훌쩍 넘어 성인이 된 아들, 이즈카의 늠름한 모습을 여태껏 상상 속에서 그려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녀가 30년 동안 자식과 헤어져 살면서 보고 싶어 흘린 눈물이 얼마나 되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래전부터 그녀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와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가 납북자들의 송환을 위한 구출 운동을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이제 그 아들이 성장하여 어머니의 구출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안다면, 그리고 그가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자 저를 한국에서 만난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녀는 기쁜 나머지 그녀의 큰 눈망울에서 눈물을 또 흘릴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그녀는 새 희망을 갖고 자식을 만날 날을 학수고대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저 또한 북한에 그리운 부모님과 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가족의 생사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가족과의 생이별을 운명이라고 스스로 받아들이기에는 세상이 원망스럽고, 가혹하기까지 합니다. 다구치의 아들이 그러하듯이 제가 어머니를 보고 싶은 심정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는 북한에 의한 수많은 납치피해자 가족들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2년 9월 이후 피랍자 송환의 성사는 저조한 실정입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북한당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일까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다구치 씨 가족과의 상봉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일본 정부가 북한당국의 빗장친 마음의 문을 열어 ‘마침내 다구치 야에코가 그의 가족을 상봉하게 되었다’는 1면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몸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2009년 3월 초순. 金賢姬 드림
[ 2009-03-05, 11:3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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