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安相英 부산시장의 유서와 일기
<비통하다.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월간조선(04년3월호)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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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옥중 日記·유서 독점 입수
  安相英 부산시장의 옥중 日記·유서
  
  
  
  
  『여기 생활은 인간이 겪지 않으면 모른다. 이를 알아야 정직한 국민이 된다』
  
  
  
   安相英 부산시장은 2003년 10월16일 「진흥기업 朴英俊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고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安시장은 朴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재판을 진행 중, 2004년 2월4일 새벽 1시에 부산 구치소에서 목을 매 숨졌다.
  安시장은 구속 당일부터 2004년 1월27일까지 일기를 썼다. 安시장의 일기는 安시장이 구속 후 자살하기까지 심경 변화가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처음엔 재판에 강한 집념을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명예의 실추」를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2004년 1월27일, 「安시장이 부산 동성여객 대표 이광태씨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사건」이 추가로 발표되었고, 安시장은 1월29일 이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安시장은 서울지검에서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고, 2월3일 서울구치소에서 부산구치소로 再이송되었으며, 이날(4일) 새벽 목을 맸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채정(65), 딸, 혜원(37), 아들 정훈(30)씨가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다
  
   <날짜 미상>
  
   어머님께 죄송하다. 죄송합니다.
  
   자식들은 오지 말라 해야.
  
   당신의 기둥인 내가 당당히 서 있을 것이야. 나에 대한 집착이 당신을 더욱 힘들게 할 거야.
  
  
   <10월16일 木>
  
   入所. 앉아서 흔들면 뒷머리와 앞이마가 닿는다.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다.
  
   비통하다. 人生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무엇인가. 날씨가 차졌다. 태풍, 제네바, IMF가 강행군이었다. 감기 몸살기 있다.
  
  
   <10월17일 金>
  
   억울함이 벗겨지도록 최선 다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지 말자. 자기를 학대하여 건강을 해하면 큰일 난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건강이 있어야 투쟁도 있다. 검사는 현실 정치가 문제라고 한다. 돈이 필요한 政治가 문제라고 했다.
  
   <10월18일 土>
  
   엉덩이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공간에서 식기를 씻는 일, 그리고 양치하는 일. 자기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
  
   자기를 반성하는 시간이 많다. 지난날들을 관조한다. 하늘의 뜻이고 부처님의 뜻이다. 조용히 수용하자. 이것이 인생의 끝이라도 할 수 없다. 후회 없이 살아왔다. 정직하게 그리고 열심히 그리고 이루면서. 朴회장(박영준)도 사람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계가 없으니 시간이 정지한 것 같다. 정지된 시간 속에 살아 가고 있다. 1.5평의 협소한 공간, 이 속에 축소한 生活이 있다. 人生을 관조할 기회를 주셨다.
  
  
   <10월19일 日>
  
   일요일에는 운동도 면회도 없다.
  
   梅一生寒不賣香(매화의 일생은 추우나, 향을 팔지 않는다)
  
   낮에 가을 햇살이 쇠그물로 이중으로 장치돼 열리지 않는 두 짝의 문 사이로 밝고 따사롭게 비친다.
  
   변기가 있고 위쪽으로 수도꼭지, 오른쪽으로 물통, 그리고 빗자루, 위쪽 좌측에는 쓰레기통, 그 위에 세숫대야 그리고 그 밑에 밥, 찬그릇을 씻어 집사람 부엌에서 하는 것같이 엎어두고. 사이에 숟가락, 플라스틱 젓가락, 그리고 물든 칫솔.
  
   뒤쪽 아래에는 쇠그물로 막혀 있는 작은 구멍. 뒤로 돌아 앉으면 흙이 보이는 곳이다.
  
   당신이 나에게 건네 주었나. 나는 받지 않은 사람이다. 똑똑히 날 보라. 내가 틀림없나. 다른 사람이 아닌가 잘 생각해 보라. 인간적으로 환자이고, 人格으로 존중했는데 자기보호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
  
   안○○를 위한 기도가 있었으면…. 외로운 동생.
  
  
   꼭 찾아 먹어야 하는 운동시간
  
   <10월21일 火>
  
   어제 넣어 준 더운 물통이 방을 한결 따뜻하게 한다.
  
   「노바스크, 아달라드(혈압약), 미놀(목약), 치콜(치질약), 메라토닉(비타민, 잠오는 약), Lipstick」
  
  
   入所 후 3次 검사 면담조사. 박영준 진흥(진흥기업) 대질.
  
   2003년 5월28일경 출국정지를 알고, 내용은 변호사 선정 3~4일 후 6월16, 17일에 알다. 2000년 4월경 저녁 10시, 79동과 현대백화점 사잇길에서 전달, 술 먹었다. 술기 있다. 서울 시간과 저녁 가능한가. 죽일 ×, 저 살기 위해서 거짓으로 남을 죽인 ×.
  
   (아래는 朴회장이 安시장에게 한 말을 적은 것임)
  
   자기 利益을 위해 자기 보호를 위해, 남을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 나에게 돈을 주었는지를 다그쳤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한 번 입을 열고는 계속 대답한 것 같다. 「주었다」고 하였다. 서울에서 5번, 부산에서 4번 조사받았다.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호소. 피라미드식으로 조여왔다고 했다. 장기전이다. 두고 생각하자고 하였다. 나에게 주었느냐, 다른 사람에게 준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지금까지 압력받고 시달렸으니 그렇게 대답한 것일 것이다. 명지, 산성터널,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하고는 상대가 그렇다고 하면 별것 아니니까 기억 없겠지 한 것. 「아니다」로 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10월23일 木>
  
   어제 황성진 변호사, 김영철, 박변호사 다녀가다. 교통사고 난 것으로 쳐라. 목숨 건졌다 쳐라.
  
   건강이 제일이다. 건강을 잃으면 무엇하나 할 수 없다. 밖에 일은 변호사, 동료, 친구에게 맡겨야 한다. 속을 태워 봐야 해결되는 것이 없다. 건강만 해치게 된다. 가정은 집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어저께 Lotte 임사장이 불려 갔단다. 오늘쯤 기소가 될 전망이다.
  
  
   <10월24일 金>
  
   어제 「기소」되었단다. 강군이 알려 주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부산일보 정서환 논설위원, 10월24일자의 「그게 이렇다고 합디다」는 용기 있고 고마운 글이다. 100억은 걸어 출·퇴근하고, 1억은 구속되고… 부산시장과 광주시장, 그리고 최도술과 안상영, 우연은 아니지 않는가. 정치바람과 관계 없느냐.
  
  
   <10월25일 土>
  
   교도관들의 體育행사란다. 오늘과 내일은 방 안에서 있어야 한다. 어제는 잘 잤다. 점심에는 떡볶이가 나왔다. 소금만으로 간한 음식이라 무맛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음식의 맛을 음미하게 된다.
  
   이○○이 옆에 있다. 고생이 심하겠지. 아무 생각 없이 지내야 견딜 수 있단다.
  
   생각이 많으면 안 된다. 단순해져야 한다. 65세에 투쟁의 의지가 되살아난다. 이 사회의 모순, 부조리, 人心, 人間性. 나의 주변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위해야. 내가 있다.
  
  
   <10월26일 日>
  
   어제는 교도관 체육의 날이었고, 오늘은 일요일이니 운동시간이 없다. 生活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기소 이후 所內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열하루째다. 익숙해지는 것 같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잠자는 것. 몸이 가볍다. 뱃속이 가볍다. 필요 없이 덧씌워진 살들이, 기름이 빠져 나가는 것 같다. 生活이 단순화되어야 한다. 거추장스러운 것을 치워야 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本質에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
  
   북측 창 너머로 햇살이 보인다. 시계를 보니 10시5분. 남측 창을 통해, 햇살이 화장실 문을 통해 방 가운데로 살며시 자리 잡았다. 손바닥만 하게. 오후 3시가 되면 운동시간이다. 길이 50보이니 1회 왕복 100보. 왕복 25회 내지 30회면 3000보 정도다. 관절운동 하면 50분 내외다. 허용시간 1시간이니 귀한 시간이다. 꼭 찾아 먹어야 하는 귀한 시간이란다. 일어나는 하나 하나의 일이 그리고 먹거리가 生命을 유지하는 데 귀중하다. 우리 주변 모든 것이 生命, 人格, 그리고 복된 삶을 위해 중요하고 귀한 것이다.
  
  
   시민들이 내 편이다
  
   <10월27일 月>
  
   다시 한 주일이 시작한다.
  
   신문에서 市長 동정을 계속 기사화함으로써 보석에 영향이 있겠다는 것이 직원들의 판단이다. 구치소 주변에는 항상 기자가 있다.
  
   집사람 보면 자꾸 눈물이 난다. 법정에서 직접 부딪치는 것이다. 나는 건강하여 氣를 가지고, 밖의 일은 변호사와 그리고 동료들에게 맡겨야지. 복잡하게 생각하면 몸만 다친다. 전쟁에 임하는 장사가 자기관리를 못해서야 되겠나. 시민들이 내 편이다.
  
  
   <10월28일 火>
  
   내일 보석 신청을 한다고 한다. 조금씩 지쳐 가는 것 같다. 장기전인데 잘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10월30일 木>
  
   신문에 보석 신청이 있었단다. 사실도 아니고, 도주위협도 없고, 증거 인멸 가능성도 없는데 여론재판에 의한 시대적 현실의 희생은 곤란하다. 시정의 연속성도 대단히 중요하다.
  
   (아래는 검찰이 朴회장을 회유하려 했다는 내용임)
  
   시장에게 돈을 주었다는 것만 진술하면 ...
  
  
  
[ 2009-05-31, 19:1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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