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가 20代에게: 북녘 하늘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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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의 첨병」 50代가 「월드컵 세대」 20代에게 거는 기대
  
  趙甲濟 月刊朝鮮 편집장
  
  월드컵을 계기로 붉은 악마들로 상징되는 한국 젊은이들의 폭발적 에너지
  가 세계의 話題가 되고 있다. 나는 사무실이 서울 광화문 지역에 있는 관계
  로 잘 먹고 잘 자란 「해방후 제2세대」의 活力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
  다. 태극기, 대~한민국, 애국가의 물결·함성·노래 속에 파묻혀 흐르면서 해
  방동이(1945년생)인 나는 1950년대의 風景이 생각났다.
  국민학교생이던 나의 기억에 남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들이 있다. 우리 꼬
  마들은 선생님이 권장하는대로 냉수마찰을 겨울 새벽에 하곤 했다. 의지력
  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배가 고프던 시절인데 집집마다 아령과 곤봉이
  있었다. 마을마다 평행봉, 그리고 시멘트 덩어리를 철봉으로 끼운 역기가
  있었다. 청소년들 사이에선 힘자랑, 주먹자랑이 한창이었다. 바싹 마른 아
  이들이 도복을 끼고 당수도장, 유도도장에 다녔다. 학교에선 줄말타기, 騎
  馬戰 같은 위험한 놀이가 유행이었다.
  국민학교 학급마다 쉬는 시간엔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FIFA랭킹보다도 더
  정확한 학급내 주먹 석차를 조정하고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6·25 전쟁으로 황폐된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잡초 같은 힘이 솟구치고 있었
  던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는 바닥까지 가 보았던
  민족이 생존의 본능에 따라 스스로를 독하게 단련시키고 있었던 시절의 시
  대정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훈련되었던 청소년들이 1960년대에 朴
  正熙라는 민족중흥의 騎手를 만나 근대화의 선봉에 서서 한강의 기적을 이
  룩한 것이다. 우리 세대의 한 대표선수(건설회사 현장감독)는 광복 50주년
  특집에서 『우리는 일밖에 한 일이 없다』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50대에 도달한 이 해방후 1세대는 배고픔을 아는 마지막 세대이자 풍
  요로움을 맛본 첫 세대였다. 그들의 자녀들이 배고픔을 모르는, 건국의 아
  버지 李承晩에 고마워할 줄 모르는, 민족의 원수 金日成과 진정한 악마 金
  正日에겐 관심도 없는 「붉은 악마들」인 것이다.
  최근에는 좀 수그러들었지만 盧武鉉 바람이 불 때 집집마다 盧武鉉 반대가
  강한 50代 부모들과 지지가 많은 20代 자녀들 사이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
  어졌었다. 이번 大選은 이런 안방 토론에서 50代(약400만 명)가 20代(약
  800만 명)를 설득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의해 결판날지도 모른다.
  어떤 여론조사에 따르면 20代는 30代보다는 물론이고 50代보다도 더 보수
  적이라고 한다. 여기서 보수적이란 단어는 반공적이란 뜻은 아닐 것이다.
  20代는 남북관계를 이념대결이란 기준에서 보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고 북한
  동포들의 고통에 관심도 적다.
  20代가 보수적이라는 것은 이념의 포로가 되지 않으려는 점, 실용적이고 타
  산적이며 사무적인 생활태도를 가진 점을 이른 말일 것이다.
  20代는 대학에서 30대처럼 좌경분위기를 경험하지 않았다. 졸업과 취업기
  에 외환위기와 세계화를 겪으면서 시장 경제의 비정한 현장을 보았던 이들
  이 많다. 20代가 『우리는 불행한 세대이다』라고 푸념하면 부모들은『호강
  하는 소리 하네. 우리 때는 먹여주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지 했었단다』라고
  면박을 준다. 50代의 눈에는 20代가 누리는 물질적 혜택이 무임승차로 보
  이고 20代는 세상이 바뀐 줄 모르는 50代가 답답할 것이다.
  이번 월드컵으로 모아진 20代 중심의 젊은 열정은 50代의 불신감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다. 구김살 없이 자란 아이들이 역시 당당하구나 하는 感想
  이 그것이다. 저들에게 국민윤리, 질서의식, 정의감, 鬪志만 잘 가려쳐주면
  내일의 대한민국은 우리 세대의 대한민국보다 더 낫겠다는 안도감이 그것이
  다.
  金正日이 아무리 잔재주를 부려도 저들을 속일 수는 없겠다는 믿음도 있다.
  50代는 20代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논하기 전에 20代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두고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理想, 그들의 문
  화와 생리를 알아보려는 진지한 노력이 없이 내려누르는 식의 교육은 실패
  할 것이다.
  50代가 무엇보다도 주력해야 할 것은 자신의 자세를 되돌아보면서 풍요의
  20代에게 북한동포의 고통을 알려주는 노력일 것이다.
  월드컵을 즐길 때, 맛 있는 음식을 먹을 때, 해외여행을 할 때, 쇼핑을 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북녘 땅의 20代는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탈북
  자들은 지금 어디를 헤매고 있을까, 金正日정권을 어떻게 거세하여 북한동
  포들을 구출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1분씩이라도 한다면 우리의 20代는 건
  장한 육체에 정의감까지 지닌 아름다운 청년들로 승화될 것이다. 한강의 기
  적을 일군 50代는 감성적 젊은이들에게 이성적 분별력을 가르쳐주어 野性과
  知性을 겸비한 대한민국의 주인으로 키울 제2의 역사적 사명을 지니고 있
  다. 50代의 근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출처 :
[ 2002-06-09, 17: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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