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해온 다수의 조용한 대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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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선거-민심의 조용한 대폭발
  
  어제 투표날 저는 아내와 함께, 늦잠을 자는 딸아이를 깨워서 데리고 투표
  장에 갔습니다. 마을 교회에 가서 보니 거의가 40대 이상의 나이 많은 투표
  자들이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한 70代 노인이 부인의 부축을 받아가면서
  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의 50代 동료들 가운데서도
  저처럼 20대 자녀들을 독촉하여 투표장으로 보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부
  모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찍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아도 투표하러 가자고 권
  유할 때부터 以心傳心(이심전심)으로 부모의 뜻이 전달되었다고 봐야 할 것
  입니다.
  20代에 대한 50代의 이런 설득작전이 가능한 것은 父子-母子 관계이고 한
  집에 사는 데다가 50代가 20代에게 일방적으로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50代의 20代에 대한 설득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집계되지 않
  겠지만 상당히 광범위한 현상이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
  처럼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나타날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광
  역 시장-知事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이란 예상은 가능했지만 구청장,
  시장, 군수의 과반수를 가져 가고 특히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인 수도권
  의 시장, 군수 자리를 횝쓸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인물이 아닌 黨을 보고 투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金大中과
  盧武鉉과 민주당에 대한 반대와 거부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선거 결과입니
  다. 그 결과가 충격적인 것은 침묵하던 다수가 조용한 폭발력을 보였다는
  점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목소리를 죽인 채 좌파들이 억지를 부리며 소동을
  피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다수가 투표의 기회를 잡자 한 마디 한
  것입니다. 침묵하는 다수가 한국사회의 주인이란 존재 증명을 한 셈입니다.
  투표는 짧고 정치는 깁니다. 투표로 뽑힌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열망을
  배신하고 이번 투표에서 다음 투표일까지는 제멋대로 놀아버리는 경우가 많
  습니다. 유권자들은 이 기간에 속수무책이 되어버리고 정치판에 훈수를 두
  는 언론과 소위 시민단체에 기대하게 됩니다. 언론과 시민단체마저 국민 편
  에 서주지 않으면 유권자들의 표는 정치인들에게 도둑맞거나 사기당한 셈이
  되어버립니다.
  이것이 어느 나라에서나 되풀이되는 일이고 代議 정치의 한계인데 이를 극
  복하는 방법으로는 수시로 전자투표 같은 방법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표출시
  키거나 여론조사를 지속적으로 하는 수가 있긴 합니다.
  선거가 위대한 것은 전국민적 참여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경영하는 데 나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참여의식과 자부심은 국민
  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국민들이 나
  름대로 느꼈던 선거에 대한 感想은 그래서 소중한 것입니다. 놀러가지 않고
  찍은 우리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정치를 바꾸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원동
  력이 되게끔 앞으로도 정치를 엄중하게 감시합시다.
  
출처 :
[ 2002-06-14, 17:5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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