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함성-우리가 역사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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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함성 -『우리가 나라의, 역사의 주인이다』
  
  2002년 6월14일은 많은 한국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한 날로 기억될 것이
  다. 金正日 노선을 추종하는 한총련 같은 좌익 단체가 20대를 대표하는 것
  같고 집권 金大中세력이 대한민국을 독차지한 주인인 것처럼 행사한 데 대
  해 침묵하던 다수가 분명한 거부의 몸짓을 보인 날이기 때문이다.
  그 전날 지방선거날에 기자는 아내와 함께, 늦잠을 자는 딸아이를 깨워서
  투표장에 갔다. 투표소인 마을 교회에 가서 보니 거의가 40대 이상의 나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한 70代 노인이 부인의 부축을 받아가면
  서 택시에서 내리고 있었다.
  기자의 50代 동료들 가운데 20대 자녀들을 끌다시피하여 투표장으로 데리
  고 나간 사람들이 많았다. 부모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찍으라고 이야기하지
  는 않아도 투표하러 가자고 권유할 때부터 以心傳心(이심전심)으로 부모의
  뜻이 전달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代에 대한 50代의 이런 설득작전이 가능한 것은 父子-母子 관계이고 한
  집에 사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50代가 20代에게 일방적으로 물질적 도움을
  주는 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50代의 20代에 대한 이런 설득은 전국적 현상이었다. 애국적인 50代 430
  만 명이 지도력을 발휘하여 자유분방한 20대 800만 명을 어느 정도 설득하
  였는지는 집계할 수 없겠으나 이것이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6·13 지방선거는 겉으로 보면 한나라당의 압승이지만, 실은 젊은이들이 주
  도한 盧風의 득세를 지켜보기만 하면서 「선거 때 보자」고 벼르고 있었던
  기성세대의 복수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선거사상 거의 모든 기록을 다 깬 한나라당 압승-민주당 참패가
  월드컵이 絶頂을 향해 치달리고 있는 가운데서 일어난 것은 상징적이다. 붉
  은 악마를 중심으로 뭉친 보통 20代의 애국적 행동에 어른들이 놀라고 세계
  가 놀랐다. 그들을 매개로 하여 애국가, 태극기, 대한민국은 儀式과 格式에
  서 탈출하여 生動하는 삶의 현장으로 들어와 국민들과 함께 숨쉬었다.
  金正日과 한총련과 金大中세력이 그토록 무시하려고 애썼던 대한민국의 자
  존심과 정체성은 20代가 치켜든 烽火(봉화)에 의해 되살아났다. 그리하여
  20代는 건국-호국-근대화-민주화 세력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이어받는 대한
  민국의 아들 딸로 거듭 태어났다.
  보름동안 한국을 태극기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뒤덮으면서 흥분상태를
  지속시켰던 젊은 정열은 14일 밤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집대성되고 전국적으
  로 연쇄폭발했다. 기자는 관람석에 앉아 붉은 파도와 붉은 함성에 몸과 마
  음을 맡겨놓았다.
  우리는 당당하게 이겼다. 운도 따랐다. 무승부가 되면 어쩌나, 골을 못넣
  고 올라가면 찜찜할 텐데···. 이런 걱정을 박지성이 일소해주었다. 16강 진
  출은 우리 힘으로 세계적 강호를 울리면서 당당하게 이뤄졌다. 이것이 고마
  웠다. 오, 필승 코레아. 대~한민국. 이 순간 4700만 명이 하나가 되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중계방송을 들었을 동포들, 중국 땅을 헤매면서도 이날
  만은 비밀집회하듯이 위성방송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았을 탈북자들, 그들
  도 대~한민국을 외쳤을 것이다.
  기자의 휴대폰으로 기쁨을 같이 하자는 축하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자
  정 무렵 서울 광화문에 도착했다. 혁명前夜의 질서 있는 대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트럭에, 승용차에 몰려 탄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면서, 대~한민국
  을 외치면서, 경적을 응원박자에 맞추어 눌러가면서 질주하는 장면은 42년
  전 4·19 혁명 때를 생각나게 하였다.
  이러다간 우승하는 것 아닌가 겁이 덜컥 났다. 시각은 6월15일로 넘어가
  고 있었다. 꼭 2년 전 이날 金大中 정권과 얼치기 지식인과 언론인들이 金
  正日의 狂氣서린 呪術에 넘어가 온나라를 기분 나쁘게 흥분시켰을 때도 끄
  떡하지 않았던 조국의 中心主流세력이 거리로, 투표소로 나와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이다』라고 소리친 날에 밤은 없었다. 기자는 집에 돌아와
  새벽 3시까지 박지성의 슛 골인 장면을 열번쯤 더 보고 모처럼 熟眠(숙면)
  했다.
  
출처 :
[ 2002-06-15, 17:5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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