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평화상 받은 사나이의 寓話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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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日의 지령에 의한 西海 도발은 그 성격상 金大中 정권과 6·15체제에 대한 테러입니다.
  언론은 서해 交戰이라고 부르지만 북한군은 전투 행위에 따른 규칙을 무시하고 불법 越境과
  기습을 했기 때문에 交戰이란 말도 사치스럽습니다.
  한국인들이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거둔 한국 축구팀의 3,4위 결정전을 앞두고 애국심의 高
  揚을 체험하고 있을 때 일어난 이번 金正日의 테러는 그 애국심을 金正日에 대한 분노와 金
  大中에 대한 경멸로 전환시켰습니다. 金大中 대통령은 金正日과 국민감정으로부터 동시 공
  격을 받아 거의 再起불능의 정치적 타격을 받았습니다. 金正日도 한국인의 분노와 미국의
  즉각적인 보복조치(對北 특사 파견)에 직면하여 다시 음험한 동굴 속으로 복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그에게는 자살골이었지요. 金大中 정권의 햇볕정책을 西
  海에 水葬(수장)시킨 점에선 동반자살 골인지 모르겠습니다.
  西海 사태를 前後하여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들은 딱딱한 記事文으로 전달하기에는 어울리
  지 않을 만큼 劇的이고 病的이며 寓話的입니다. 金大中 대통령이 1999년에 군에 지시했다
  는 지침을 보십시오. 북방한계선을 死守하라, 그러나 먼저 쏘면 안된다.
  서부영화에 결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누가 먼저 권총을 뽑아 상대를 쏘느냐의 경쟁
  입니다. 위선적 평화론자가 한 사람 나타나서 악당과 결투하러 가는 보안관에게 이런 지시
  를 내린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꼭 이겨야 한다. 그러나 먼저 쏘아선 절대로 안돼.
  이 말은 근사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악당한테 총을 맞고 죽으란 이야기 아닙니까. 더구나
  그 악당이 명사수라면 말입니다.
  <어느 마을에 한 살인강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강도 집 옆에는 부자 집이 있었습니다.
  옛날엔 이 부자 집이나 강도 집이나 다 가난했습니다. 한쪽은 온 가족이 家長의 지도하에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여 오늘날의 富를 이룩했고, 다른 쪽은 도둑질, 강도질만 하고돌아다
  니다가 마을에서 '상종못할 놈'으로 낙인찍혀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엔 이 강도가
  부자집에 침입했다가 뭇매를 맞고 쫒겨났습니다.
  이 강도는 요사이 부자집 주인한테 '당신 담이 너무 높다. 일조권을 침해하니 좀 낮추어라
  '라고 대들고 있습니다. 담 높이가 2미터밖에 안되는데 무슨 일조권 침해냐 하고 주인은
  무시해버렸습니다.
  강도는 이 마을의 조무래기 깡패, 게으름뱅이들을 선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마을에서 좀
  홀대를 받았던 이들은 강도의 선동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그들은 富者가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번 점을 본 받을 생각은 안하고 '저 부자놈은 부정을 해서 저렇게 축재했고, 20미터
  나 되는 담을 쌓아 이웃을 깔보고 있다'고 소리치고 다닙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의 억지가 말이 되지 않는 과장이고 속임수란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지만 어느 한 사람 나서서 이들을 제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주인이 경찰에 신고해도 경
  찰은 '조용하게 처리해주시오'라고 하면서 중립을 취합니다.
  피, 땀, 눈물로 富를 쌓아올렸던 富者는 죽고 아버지의 고생과 희생을 고맙게 생각하지 않
  는 아들이 家長이 되었습니다. 이 젊은 家長은 강도가 소리치고 다니는 것이 창피하여 그
  자의 요구대로 담을 부수어버리고싶습니다. 그렇게 하면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약하게 볼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명분을 만듭니다.
  담을 허물어 일조권을 이웃한테 선물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가, 그렇게 하면 마을사람들
  로부터 마을의 평화를 위해서 일했다고 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강도도 나의 선행에 감동하
  여 달라지겠지....
  부자 아들이 담을 허문 다음날 강도는 유유히 부자 집으로 걸어서 들어와 금품을 털고 부
  녀자들에겐 못된 짓을 했습니다. 富者 아들은 이 사실이 마을에 알려지면 자신의 무능과 비
  겁함이 폭로될까 봐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도 집과 친한 것처럼 행동하면
  서 마을사람들한테는 '그 강도 친구 말이야, 내가 담을 허물었더니 아주 좋아하고 마음을
  고쳐먹었어. 알고보니 그 친구도 원래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더군. 역시 이쪽에서 선하게 대
  해주니 그 친구도 선하게 나오더군'이라고 말하고다닙니다.
  과연 마을 사람들은 이 철없는 부자 아들에게 이웃평화상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부자집은
  밤만 되면 어떻게 됩니까. 강도는 이제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주인이 신고를 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제 집처럼 들락거립니다. 예쁜 주인 아내를 자기 물건처럼 갖고 놉니다. 주인 아
  내도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위선자 남편보다는 폭력적이지만 본능적인 건장한 강도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강도는 부자 집으로 아예 이사를 해버렸습니다. 부자 아
  들, 즉 주인은 강도의 종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내 잃고 집도 잃은 이 부자 아들은 그래도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행이다. 모든 일이 평화롭게 이루어졌으니. 내가 저항했다면 인명 피해가 많았을
  거야. 내가 죽으면 묘비명에는 그래도 마을의 평화를 위해서 애쓰다가 간 사람이란 문장 하
  나는 확실하게 새겨질 거야. 강도 그 친구도 잘 먹고 잘 살면 언젠가는 달라질 거야. 내가
  죽은 뒤의 일이겠지만 말이야'>
  이 寓話의 속편.
  <평화란 말을 病的으로 좋아하는 A라는 사람이 살인마와 이웃하여 살고 있었다. 이 살인
  마에게 큰 아들을 희생당한 A씨는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그 살인마를 효심이 지극하고 견식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하였다. 동네 사람들은 A씨에게 이웃 평화상을 주었다. 그들은 A씨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살인마가 행패를 부리지 않도록 하려는 뜻이 있었
  다. 최근 A씨 집안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A씨가 살인마에게 눌려지
  내는 데 대하여 자존심이 상한 작은 아들이 反旗를 들고 나온 것이다. 작은 아들은 살인마
  를 무력화시켜야 집안의 안전은 물론이고 마을의 평화가 유지된다고 주장하여 아버지 A씨
  와 不和하였다.
  그 불화의 단초가 된 것은 살인마가 A씨 집안에 대해서 이런 요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당신네 집안에서 절대로 나를 살인자니 主敵이라니 하고 불러선 안된다. 만약 그
  렇게 부르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리고 하나 더, 경비원을 增員할 때는 반드시 내 허가를
  받아야 돼』
  A씨는 집안 사람들을 불러모아놓고 살인마가 주문하는 대로 하도록 지시했으나 작은 아들
  이 반발하여 시끄러웠다. 작은 아들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대들었다.
  『아버지, 전에 이렇게 자랑하셨잖아요. 그 자를 만나고 왔는데 아주 견식과 효심이 있는
  사람이더라. 우리는 이제 서로 싸우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그 분이 우리 경비원들이
  계속 있어도 좋다고 하더라, 이제 우리 마을에 평화가 왔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경비원을 늘리고 하는 것을 살인 전과자한테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겁니까. 형님을
  찔러 죽인 원수를 보고 살인자라고 부르지도 못합니까. 더구나 우리 집안에서 우리끼리 그
  렇게 부르는 것도 못한단 말입니까』
  살인마는 어느 날 담을 넘고 들어와 A씨의 작은 아들을 칼로 찔러 죽이고 달아났다. 경비
  원들이 살인마를 잡을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면 이웃평화상을 받은 A씨의 명성에 손해가
  될까 봐 놓아주었다. 이 만행이 알려지자 마을 사람들도 흥분하고 A씨 집안 사람들도 들고
  일어나 살인마를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당황한 것은 살인마가 아니라 A씨였다.
  그는 喪中임에도 동네 어른들을 찾아다니면서 살인마를 변호하였다.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느니, 아마도 술김에 저지른 실수라느니 하는 사리에 닿지 않은 말들을 쏟아놓았다.
  동네 어른들이 그 자를 추방해야 한다고 서두르자 A씨는 드디어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내 아들도 맞아죽을 짓을 하긴 했지요. 왜 저항을 하느냐 이겁니다. 내가 그토록
  당부를 했는데 말입니다. 살인마가 칼을 들고 집에 들어오더라도 절대로 먼저 찔러선 안된
  다. 찌르면 찔려 죽어라. 그것이 집안과 마을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다. 그런데 이 놈이
  찔린 다음에 저항하다가 죽었단 말입니다. 내 말을 안 듣고. 그러니 죽을 짓을 한 것이죠』
  어안이 벙벙해진 마을 사람들은 A씨에게 말했다고 전한다.
  『야 이 사람아, 그 애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살인한 놈을 변호하고 다니는 거니. 너 혹시
  무슨 약점이라도 잡혔니, 아니면 그 이웃평화상을 회수당하지 않으려고 그토록 구차하게 살
  인마를 변호하는 거니. 너는 아들 장례나 잘 치르고 정신을 차려라. 그 동안 우리가 그 놈
  을 손봐줄터이니 너는 구경만 해. 제발 방해만 하지 말아. 저 놈이 우리 마을에 사는 한 평
  화는 없어. 그러나 너한테 준 그 상은 말이야 돌려받지 않을 것이니 안심해. 그 상패는 말
  이야 아들 관 속에 넣어서 같이 파묻어 버려』>
  
출처 :
[ 2002-07-10, 17:5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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