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과서 11권에 등장하는 안철수 씨
미래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杞憂(기우)인가

金秀姸(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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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되고 있는 초·중·고 교과서 중 안철수 씨가 11권의 교과서에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서울 마포 을)은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검정교과서협회로부터 초·중·고 검정교과서 내에 안철수 씨 수록 관련 자료를 확보해 검토한 결과, 초등학교 교과서 1권, 중학교 교과서 6권, 고등학교 교과서 4권 등 총 11권에 안 씨 관련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고 밝혔다. 교과서 속 안 씨는 주로 학생들의 진로 선택과 관련, 긍정적인 역할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초등 도덕 3-2》(지학사)에는 1단원 ‘소중한 나’의 ‘지혜의 샘터- 내 꿈에 도전하라’(19페이지) 코너에 등장한다. ‘안철수’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으나 ‘나는 의사이면서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 백신도 개발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중학교 교과서의 경우, 《생활국어 1-1》(천재교육), 《생활국어 1-1》(미래엔), 《국어 2-1》(금성출판사), 《국어 2-1》(좋은책신사고), 《도덕 2》(천재교육), 《진로와직업》(두산동아)에 수록되어 있다. 이 중 《국어 2-1》(좋은책신사고), 《국어 2-1》(금성출판사), 《진로와 직업》(두산동아)에는 안 씨의 자서전 내용이 그대로 인용되어 소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2-1》(좋은책신사고)에서는 안 씨의 자서전 내용이 ‘노력으로 성장하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내용을 읽고 학생들로 하여금 기업인으로서의 태도, 삶의 방향을 바꾼 이유, 평소 생활 신조 등 안 씨의 삶의 자세를 정리하도록 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국어 상》(디딤돌), 《국어 하》(금성출판사), 《컴퓨터일반》(씨마스), 《기술가정》(교학사)에 안철수 씨가 등장한다. 올해 개정된 고등학교 《국어 상》(디딤돌)의 경우, 2단원 ‘우리가 만난 사람들’에 안철수 씨의 측근으로 잘 알려진 의사 박경철 씨와의 인터뷰(중앙일보 2009. 2. 20)가 9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실려 있다. 2단원의 단원학습 목표는 면담기사와 전기문의 특성을 이해해 타인을 소개하거나 자신에 대한 소개글을 쓰는 것이었다. 다음은 ‘늘 새로운 일을 꿈꾸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의 일부이다.

<안철수: …저는 아직 성공과 실패를 판정할 수가 없어요.
박경철: 그것은 지나친 겸손인 것 같은데요. 이미 ‘안철수’는 한국 사회의 성공 기호가 아닙니까?
안철수: 외부적 성공이 개인의 성공은 아니죠. 남들이 성공과 실패를 평가해도 스스로는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박경철: …안철수 박사는 딱, 느낌 그대로였다. ‘정돈되고 정갈하며, 투명한 사람’. 사실 이 때문에 그의 인간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인터뷰의 성격상 건조하고 딱딱한 내용으로 대화가 진행된 점이 유감스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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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진로와 직업' 157페이지(左)와 고등학교 국어 상(디딤돌) 64페이지(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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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국어 하(금성출판사) 159페이지
고등학교 《국어 하》(금성출판사)의 5단원 ‘면담 기사와 전기문’에서는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MBC ‘무릎팍도사’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안철수 씨의 군입대 당일 이야기가 ‘대단원 준비학습’에 짧은 만화로 구성되어 실려 있다. 입대 당일까지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전송하자마다 입영열차를 탔고, 내무반에 들어가고 나서야 가족들에게 연락 안한 걸 깨달아 중대장에게 사정해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안 씨의 아내인 김미경 씨가 <조선일보>(2011년 8월20일자)와 인터뷰한 내용은 이와 다르다. 김 씨는 “군대 가는 날 아침까지 백신 프로그램 업데이트하더니 허둥지둥 지하철 타고 서울역으로 달려가더라. 기차 태워 보내고 혼자 돌아오는데 무지 섭섭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기술가정》(교학사)에서는 안 씨와 관련, '안정적인 의사라는 직업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업인의 길을 선택했고,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 외국 기업에서 1000만 달러에 회사를 매각하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비싼 외국 백신 프로그램이 한국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우려해 거절했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바람직한 직업윤리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과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강용석 의원은 “가치관이 형성 중인 과정에 있는 초·중·고등학생들이 매일 보는 교과서에 역사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생존 인물이 이렇게 많이 실려있다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자신을 주관적으로 기술할 수밖에 없는 자서전의 내용이 아무런 여과 없이 교과서에 그대로 인용된다는 것은 자칫 특정인에 대한 美化(미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현재 정치계로의 입문 시기를 이리저리 재고 있는 안 교수”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결과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학생들에게 유형·무형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11권의 교과서에 수록된 안 교수 관련 내용들은 검정위원회의 수시 검정에 의해 잠정적으로 삭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교과서 내용의 개정을 위한 논의는 한참 기다려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는 2012년 8월, 초등학교 3·4학년과 고등학교는 2013년 8월, 초등학교 5·6학년은 2014년 8월이 되어야 정기 검정위원회에서 논의가 가능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들 교과서의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 또 향후 새로 제작되는 교과서에 안 씨 관련 내용이 수록되는 것은 출판사와 집필진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다만 안 씨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교과서 수록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선관위 등에서 향후 검토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실제로 살펴본 교과서에는 안철수 씨 외에 만화가 김수정 씨, 가수 김장훈 씨, 산악인 엄홍길 씨, 여행가 한비야 씨 등 다수의 '생존인물'이 등장했다. 그러나 '정치인이 될 수도 있는' 안철수 씨의 등장, 그것도 교과서 11권에서의 다수 등장은 엄연히 그 의미가 다르다. 이러한 교과서가 미래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杞憂(기우)인가.



[ 2011-12-01, 16:1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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