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死亡... 한반도 격랑(激浪)속으로
中영향력 견제와 對北유화책은 별개다

홍관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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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후계자 공식지명 이후 37년, 그리고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사실상의 북한 지배자로의 등극(?) 이후 17년 만에 영악하고 잔인무도했던 철권통치자 김정일이 북한 땅에서 사라졌다.
  
   김정일 사망이 주는 가장 본질적 의미는 희대(稀代)의 독재자가 사라졌다는 것이요 따라서 암흑의 북한 땅에 보다 나은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원과 희구(希求)에 있다.
  
   따라서 김정일 조문(弔問)이나 대북‘유연전략’등 논란에 대한 해법은 이러한 기본인식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전략전술이 원칙을 뒤집는‘본말(本末)의 전도(顚倒)’가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고, 김정일 추종자들에 의한 왜곡 논리가 국민들로 하여금 한반도 정세를 잘못 읽도록 용인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북한과 김정일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언급이 우리의 대북 인식과 판단을 보다 명료하게 해준다. 마가렛 대처 수상은“북한과 김정일체제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대상”이라고 일갈한 바 있으며, 이번 김정일 사망에 대해 존 매케인 前 美 공화당 대통령후보는 “김정일이 카다피, 빈 라덴, 스탈린과 함께 지옥에 떨어져 자리를 함께 한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고 지적했다. 악행(惡行)을 미워하는 만큼 선의(善意)가 깊어짐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독재자에 대한 조문(弔問)은 원칙적으로 불허되어야 하며, 특히 학살자에 대한 애도나 존칭 사용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처벌되어야 한다. 김정일 체제가 전례 없는 폭정과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북한 주민뿐만 아니라 남한 주민들의 생명과 자유마저 실체적으로 위협해 온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조문 문제는 정부나 민간으로 구분해야 할 사안도 아니다. 정부는 이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향후 대북정책도 마찬가지다. 김정일 사망 후 정부 일각에서 일고 있는‘대북정책 새 판짜기’나‘북한상황 주도권 잡기’주장은 북한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판단에 입각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은 조문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 사회 분열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듯,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우리민족끼리’를 통해“남한의 모든 조문단 환영”입장을 밝히며, 정부의 제한적 조문 허용에 대해“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야만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김정일 사망에 대한 우리 내부 반응은 극(極)과 극(極)을 달리고 있다. 정통 자유민주세력이 김정일의 포악통치를 들어 조문 반대를 강력히 천명하는데 비해, 종북반미 세력의 집합체인 통합진보당은 김정일의 사망에 대해“서거(逝去)”라는 극존칭을 사용하며,“애도(哀悼)”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反국가단체의 괴수 김정일을 존경·숭배의 대상으로 찬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처벌 대상이다(양동안, 12.22)
  
   또 최근 그 무슨‘선진통일’이라는 추상적인 구호를 내걸고 등장한 大중도통합신당은 정부 차원의‘弔問(조문)’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김성욱, 12.22). 그동안 창당과정에서 온갖 미사여구(美辭麗句)를 흘리며 국민을 호도해 온‘중도통합당’의 정체(正體)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상 저편 북한의 무력위협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칠레에서는, 칠레 공산당이 김정일 위로전문을 보낸데 대해“독재자의 죽음을 위로했다”면서 일제히 비난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제도의와 규범의 보편적 존재를 생생하게 일깨워주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일본 정부 역시 조총련의 조문 방북 신청을 단호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원칙과 규범에 맞는 대북정책을 설계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가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국민과 시민사회가 올바로 설 수 있다. 정부의 부분적 조문 허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새로이 맡은 박근혜 전 대표가‘천안함 연평도 도발 포격을 감안한 조문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은 그나마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조문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는 주장이나 중국의 대북개입을 막기 위해 대북 유화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은 사실을 호도하는 왜곡논리에 다름 아니다. 대북 유화책을 쓴다고 해서 개방의 문을 열 북한도 아니고, 어설픈‘민족’찾는다고 해서 진정성 있는 남북관계에 호응해 올 북한정권도 아니다. 섣부른 논리와 대북접근은 우리사회 내부분열만을 가져오고 미국 등 우방과의 동맹관계를 해치며, 특히 중국의 한국 능멸‘우습게 보기’행태만을 더욱 강화시켜 줄뿐이다.
  
   특히 한반도 평화라는 구호를 이용해서 북한의 급변사태를 막고 북한정권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종북반미 세력의 주장은 김정은 3대 세습독재체제를 강화시키려는 허구적 논리이자 거짓 선동이다.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정세가 예측불가의 불안정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가 일대 격랑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은 이미 특별 전담 기구를 편성하는 가운데 북중 국경 부근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도 한국과 긴밀한 협의체를 가동시키고 있다. 정부는‘백가쟁명(百家爭鳴)’식 헛된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이미 작성된 위기관리 매뉴얼인‘작계 5029’에 따라서 만반의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섣부른 남북관계 새판 짜기 시도는 위험하다. 특히 김정은 체제를‘천안함-연평도’와 별개로 분리하여 대북 유화책을 써 보려는 아마추어식 접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북한을 잘 모르는 아마추어식 인사(人士)들이 대북통일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이 너무 통탄스럽다.
  
   분명한 것은 1974년 공식 부상한 김정일의 후계구도와 1년전 지명된 김정은의 후계구도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후계준비 기간과 장악역량의 차이다.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북한 급변사태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특히 미국 쪽에서 이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북한의 체제위기는 우리에게 자유민주 통일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통일실현의 사명감 차원에서 이번 북한 변화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 종북 반미 세력의 동태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 문제 뿐만 아니라, 이들이 최근 법치(法治)와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스런 국면이다. 反FTA 선동과정에서 국회의사당 점령이나 최루탄 투척 난동은 재론할 필요도 없고, 대법원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정봉주가 공공연히 검찰 소환에 불응한 것은 법치를 정면으로 거부한 상징적 사례다. 이를 구인(拘引)하지 않는 검찰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法의 형평성을 위반한 것으로 法이 군중선동에 휘말리고 있다는 징표다. 며칠 전 100여명의 소수 판사가 합법적으로 의결된 韓美FTA를 반대하는‘사법 반란’을 일으킨 사건과 일맥상통한다. 내우외환(內憂外患) 상황이 깊어지고 있는 지금,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애국 세력의 결의와 단결이 한층 더 요구되는 시점이다.(konas)
  
  홍관희 (자유연합 공동대표/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 2011-12-26, 10:5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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