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인가, 광복절인가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8월15일을 광복절 겸 정부수립기념일이라 칭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1948년8월15일은 정부가 수립된 날이 아니라 민족사에서 처음으로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국민국가가 수립된 날입니다. 국가 아래에 정부가 있습니다. 8월15일을 정부수립기념일이라고 한다면 장면 정부 수립기념일, 박정희 정부 수립기념일, 김대중 정부 수립기념일도 있어야 합니다. 8월15일은 광복절인 동시에 건국절입니다.
  8월15일의 가장 큰 의미는 건국입니다. 광복은 우리 힘으로 해낸 것이 아니라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했기 때문에 이뤄졌습닌다. 대한민국 건국만은 이승만이란 위대한 지도자가 애국세력의 힘을 모으고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원과 공인을 받아내 이룩한, 우리의 의지가 담긴 우리의 작품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어제 57주년 광복절(54주년 건국절)을 맞아 경축사를 했습니다(장대환 총리 서리가 대신 읽음). 연설 내용에는 대한민국의 건국에 대한 한 마디 이야기가 없습니다.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만 이야기했습니다. 독립운동과 광복은 결국 대한민국 건국으로 결실이 된 것입니다.
  광복절은 건국이 있었기 때문에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李哲承씨 말대로 건국절을 무시하고 광복절만 모시는 것은 아버지 제사는 모시지 않고 할아버지 제사만 모시는 격입니다.
  한국의 좌파세력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인정하지 않거나 그 의미를 가볍게 봅니다. 한국의 현직 대통령은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법통을 계승해야 할 의무를 진 사람이기 때문에 건국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축사는 이런 의심을 만들 소지가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과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역사관을 드러냈다'는 의심 말입니다.
  金大中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수없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뒤에는 다시 국토가 분단되고, 전쟁의 참화를 겪고, 권위주의 정부 치하에 억눌려 살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결코 굴하지 않았습니다. 선열들의 기백과 정신으로,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 위에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발전한 것입니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이제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자부심으로 우뚝 섰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의 역사관을 여기서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권위주의 정부의 압제를 이야기하면서도 전쟁의 참화가 김일성의 남침에 의한 것임을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월드컵의 성공을 이야기하면서도 월드컵을 유치한 김영삼 정부의 치적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말하지 않고 다만 김영삼 정부 시절의 외환위기를 거듭해서 강조했습니다.
  요약하면 前 정권에 대한 가혹하고 냉담한 평가, 金日成의 전쟁범죄에 대한 언급회피, 前 정권의 치적에 대한 묵살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권위주의 정부 치하에 억눌려 살았다'고 했지만 이는 일면적인 관찰입니다. 朴正熙 권위주의 정부시절 '억눌려' 살았다는 국민들이 근대화와 새마을 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全斗煥 권위주의 정부 시절 '억눌려' 살았다는 국민들이 서울올림픽을 성공시키기 위해 뜻을 모아 땀흘렸던 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그 시절 정치적으로 억눌려 살았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동시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일하면서 개인과 국가의 발전에 보람을 느꼈던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자들의 일면적 체험을 역사의 흐름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민족사의 정통적 흐름을 계승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우리 현대사의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지고 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실정을 비판하되 불멸의 치적인 건국과 護國의 의미를 균형 있게 언급할 수 있는 中庸의 德이 소위 문민 대통령 가운데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지난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은 그 역사로부터 보복을 당합니다. 지난 역사를 긍정함으로써 그 역사의 축적으로부터 용기, 암시,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는 위기에 처했을 때도 외롭지 않습니다. 역사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영욕의 역사를 만든 우리 선조들의 땀과 눈물과 피야말로 위기 속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위안과 후원세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 2002-08-15, 18:0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리버티헤럴드  |  뉴스파인더  |  이승만TV  |  장군의 소리  |  천영우TV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